결국 첫 문장부터 오랜 고민의 결과물이 되어버렸다. 분명 편안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적어내는 것이 꿈이었건만, 전혀 원하지 않았던 압박감이 어느새 나를 채우고 있다.
언젠가는 아무런 생각 없이 해냈던 일들이 전부 버거워진 요즘.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망설여진다. 즐거운 일, 삶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구상해도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귀결되고, 어렵사리 결과물을 내더라도 항상 더 잘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앞선다.
이래서 좋을게 없다는 조언, 진심어린 위로 모두 소중하나 결국 그것들이 내 의식의 틀을 바꾸어놓을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변화하고 싶고 변화해야 하지만, 심연에 자리한 완벽에 대한 갈망은 참으로 중독적이다.
과거의 경험, 비판을 피하고 싶은 기제, 비교 의식 등 나를 이런 사람으로 만든 원인이 다양하다는 것을 안다. 또한,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음에도 나는 끝내 빛나는 굴레를 선택해왔다.
그저 내려놓는 법만 익혔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만, 금세 내려놓음으로써 잃게 될 것이 두려워져 다시 힘들어질 뿐. 이 글은 새로운 길의 시작이다. 이 길 위에서 지금껏 듣지 못한 새로운 희망의 노래와 만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