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진단: 바뀌어버린 나의 일상]

[1부: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

by 엉금이

4화.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던 나


강원도에서 대구까지 순식간에 도착했다. 오늘 부대를 나가면서,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을 듯한 예감이 들었다. 뒤숭숭한 기분에, 긴 시간 이동하면서 내 마음은 착잡했다. 전날 발작을 해서 매우 피곤했지만 긴장감 때문인지 도착할 때까지 눈 한 번 붙인 적이 없었다.


도착해서 간부님께 보고 드렸다. 예상외의 결과에 놀랐다. 휴가가 조기 전역하는 날까지 이어지고, 현역 부적격 심사 준비가 마무리 중에 있다는 결과였다. 사실상 조기 전역이 확정된 것이다. 아마도 심사를 준비하는 동안, 내가 부대에서의 생활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휴가를 무기한 연장해 준 것 같았다. 나는 전역도 하고 본가에 있을 생각 하며 좋아했다. 한편 우울증 진단서가 있었기에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고 예측됐다. 우울증 진단 확정에 자꾸만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 정말 나 우울증 환자인가 보다 ‘라는 생각에 심란해졌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담배 한 모금 내뱉으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우울증 치료가 과연 필요한지', '공황장애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답을 알 수 없었다.

손에 있는 수도병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지를 쓰레기통에 구겨 넣으며 나는 되뇌었다.

‘나는 이런 검사 결과지 따위 안 믿어! 멍청이들이나 믿는 거지.’


며칠 뒤 저녁 시간, 평소와 같던 평화로운 일상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느닷없이, 공황발작이 심하게 들이쳤다. 온몸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여기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아득해지자 공포감이 급습했다. 급하게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어떠한 치료도 받지 못했다. 흐릿한 시야였지만, 닫히는 자동문 사이로 꽉 찬 병실을 보고는 치료받으러 가기가 무서워졌다.


하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강도의 공황발작에, 너무나 간절했던 나는 약이라도 처방해 달라 요청했다. 다행히도 7일분 분량의 안정제를 처방해 줬다. 어스름한 새벽,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모두 말을 아꼈다. 아마도 다들 이제는 내가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사실을 인정했을지 모른다. 집에 도착해서, 이제는 치료에 대한 거부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굴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