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고전문학을 읽다 보면 화폐 가치가 지금 원화로 얼마 정도 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특히 작품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파운드, 프랑, 루블 등이 그렇다. 검색이나 AI로 찾아보곤 하지만 사실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대략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AI(Claude)를 이용해서 1700~1900년까지의 화폐 가치를 현재 원화 기준으로 20년 단위로 환산해 보았다. 추정치이므로 참고용으로만 보면 된다.
환산 결과를 보기에 앞서, 당시 통화의 기본 단위 부터 정리해 두면 고전 작품을 읽을 때 도움이 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통화가 십진법 체계를 따르는 것과 달리, 그 시절 유럽의 화폐 단위는 복잡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영국의 경우가 그랬다.
현재 원화 가치 환산은 우선 18~19세기 기축통화였던 영국 파운드를 기준으로 삼았다. 영국 ONS(통계청) 복합물가지수와 MeasuringWorth의 역사적 구매력 데이터를 토대로 각 연도 1파운드의 현재 구매력을 산출한 뒤, 2026년 3월 11일 기준 GBP/KRW 환율(1,980원)을 적용해 원화 값을 도출했다. 프랑스 프랑과 러시아 루블은 당시 파운드와의 역사적 교환비 및 금본위제하 금 함량(예: 1803년 프랑의 금 함량 0.29032g)을 바탕으로 역산했다. 다만 현재 파운드 환율이 높은 편이어서 실제보다 다소 고평가되었을 수 있다.
18세기 초 1파운드는 현재 약 50만 원 이상의 구매력을 가졌다. 당시 영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이었음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1800년대 초 파운드의 가치가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것은 나폴레옹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혼란을 반영한다. 파운드 가치 하락은 프랑스에도 초인플레이션을 가져왔고, 이것이 기존 리브르에서 프랑으로의 화폐개혁을 이끈 배경 중 하나였다. 한편 러시아 루블은 은본위제에서 금본위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치 변동이 컸다.
나는 예전에는 대충 1파운드를 10만 원, 1프랑을 1만 원, 1루블을 5만 원 정도로 생각하며 읽었는데, 파운드화 가치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환율 상승의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영국이 당시 얼마나 경제적으로 강력한 나라였는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