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캐나다에 온 지 2개월이 되어간다.
2개월 동안 아이들은 방학이라 집에서 24시간을 나와 함께 보내고 있다.
Summer Camp로 조금의 자유 시간을 얻었었지만 하루빨리 학교에 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제 사장님의 고소에 대해 안 좋은 일화를 말하여 걱정이 되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사장님에 대해서 자랑을 하려고 한다. 8주라면 길고도 짧은 시간인데, 정리하면서 사장님이 주신 것들이 많아서 다시 한 번 놀랬다.
먼저, 처음 왔을 때 우리를 위해 준비해 주신 생필품, 식탁, 의자, 냉장고,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매트리스까지 모든 것을 새것으로 준비해 주셨다.
그리고 첫 식사.
정착한지 2주 후 코스트코 장 보고 오셔서 건넨 선물, 김치 2개와, 레이니어 체리! 천도복숭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 주시는 식당 메뉴들... 밥과 함께 한 끼 식사로 최고다. 사 먹었으면 비쌀 텐데... 감사하게 그냥 주신다. 우리만 주시는 게 아닌 모든 직원들에게...
어느 날은, 오프 세일 일 배워보겠냐고 하셔서 경험해 보겠다고 하고, 술 냉장고에 토마토 주스가 무엇인지 물어봤더니, 사장님이 칵테일을 만들어 주셨다. 맛은 내 맛이 아니지만 그날 점심에 남편과 식당에서 먹으라며 햄버거 2개까지 주셨다. 남편이 요리를 하긴 했지만, 본인의 식재료를 선 뜻 주는 것은 쉽지 않다.
남편에게 롤 만들어서 가족들이랑 먹으라고 챙겨 주실 때도 있었다.
닭볶음탕과 곤드레 밥, 캐나다 시골에서 곤드레 밥을 만나기 쉽지 않을 텐데, 처음에는 어디서 사 오셨나 착각할 정도였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맛난 한식은 없다. 아이들이 한 그릇을 먹을 정도로 맛났다.
아침에 팀 홀튼 다녀오셨다면서, Timbits와 토마토 수프, 빵을 주셨다.
사모님의 베이킹 솜씨는 단연 최고다. 쥬키니 호박을 넣어서 만드셨다는 머핀들과 초코쿠키!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사 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맛이 환상이다.
유정란을 구매해서 드신다고 해서 궁금해했더니, 계란 2판과 구운 계란을 만들어서 주셨다.
아이들이 하루 만에 다 먹을 정도로 맛나다.
복날인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끓여주신 삼계탕! 캐나다에서 삼계탕을 먹을 줄이야!
크림치즈가 있냐고 물어보셔서 없다고 했더니, 사모님께서 직접 구운 블루베리 베이글과 크림치즈를 주셨다. 베이글을 집에서 만들다니!! 너무 맛있었다.
사장님 생일날, 사모님께서 당근 케이크를 만들어서 포장하여 전 직원에게 주셨다.
홀세일에서 사은품을 받으셨다면서 우리 애들 학교 갈 때 하나씩 챙겨 가라면서 주신 주스와 젤리!
그냥 드시면 될 것을 직원들을 챙겨 주신다.
어느 날은 찹쌀 도넛을 해주셨는데, 한국에서 보기 힘든 팥이 가득 들은 도넛이었다.
캐나다에서 팥을 찾기도 힘들 텐데, 어쩜 이리 요리 솜씨가 좋으신지, 손도 엄청 크셔서 전 직원에게 나누어 주셨다.
리자이나 한인 마트를 다녀오셨다면서 전해 주신, 깻잎! 쌈 무! 떡국 떡! 정말 귀한 아이템이다.
꺳잎과 쌈무는 캐나다 와서 처음 본다. 남편이 쉬는 일요일에 리자이나에 있는 한인 마트가 쉬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사장님께서 서프라이즈 선물을 주셨다.
받은 것이 이 외에도 너무 많은데, 사진 찍은 것 반, 못 찍은 것 반이다.
우리도 사장님께서 해 주신 선물들에 감사 표현을 조금씩 하려고 노력하는데,
조그만 것 (김치전, 짜장, 직접 담근 김치, 닭갈비, 감자탕같이 정말 조그만 것이다.) 하나를 해주면 너무 큰 것들을 탁탁 안겨주셔서 따라가기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해 드리는 조그만 것들을 받으면서 그전에 일하던 사람들에게는 받은 것들이 없는데, 너무 고맙다고 말씀해 주신다.
처음에는 잘 해주실 거예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던, 사장님을 고소하고 떠난 그 여성분에게 사장님 부부는 룰루레몬에서 옷도 사주고 사모님이 베이킹할 때 함께 하면서 알려주고 리자이나의 불 쇼하는 스테이크집에서 밥도 사주고 했다고 들었다.
정말 나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1도 안 주는데, 그렇게 잘 해줬는데, 그 여성 분은 어떤 것을 사장님께 해 줬는지, 아니면 본인이 일을 하기에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만약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 너그러운 사람도 처음에는 잘해 주지만 시간이 가면 지치고 더 이상 해주지 않겠지....그래서 처음에만 잘 해주는 것이다.
나는 사장님 같은 마음과 돈의 여유도 없던 사람이라, 4대 보험을 해주면서 월 25만 원 씩 내 돈이 들어가는 것, 직원들 한 달 식비로 1인 당 10만 원 나가는 것, 설날, 추석 때 떡 값 10만 원 주는 것 등 나가는 돈이 솔직히 아까웠고 코로나 핑계로 회식도 3개월에 한 번 정도 밖에 안 해줬다. 그렇게 직원 입장에서 보면 별로 인 사장이었다. 직원들도 내가 점심 음식을 시킬 때는 점심을 잘 먹어야 한다면서 닭 가슴살, 로메인, 샐러드, 소 불고기도 사 달라 하며 비치 된 라면은 쳐다도 안 보더니, 직원 식비에 소심해지고 상한 로메인을 보며 잔소리하는 내가 싫어서 인 당 10만 원씩 주니, 라면을 끓여 먹는 날이 많아졌다.
그래도 나는 좀 나은 편이다. 요새 직원을 뽑지 않고 주 14시간씩 알바로만 돌리는 식당이 많다.
옛날에는 주고받는 것에 대해 받고서 주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이가 먹고 생각하니 다른 이들에게 무엇인가 줄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그릇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릇이 크면 나누어 줄 수 있는데, 그릇이 작으면 본인 먹기에만 바쁘다.
그릇이 큰 사람은 항상 풍요롭게 사는데, 그릇이 작은 사람은 벌어도 벌어도 모자란다.
또 하나 느낀 점은, 돈은 물과 같아서 위에서 밑으로는 흐르는데, 밑에서 위로 가기는 쉽지 않다.
위에서 내게 해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내가 위로 보내는 것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힘든 일이다.
그 힘든 것을 이겨내는 사람을 흔히 사바사바를 잘 한다고 폄하해 버린다.
그래서 위에서는 밑에서 무엇이든 주기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나도 위로 주는 것은 어렵지만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주는 것은 쉽더라. 중요한 것은 내 밑으로 주는 것에 대해 대가를 바라면 힘들어지니, 바라지 말고 줄 수 있어서 행복해해야 한다.
그러니 그릇이 큰 사람은 자기 삶의 풍요로움에 감사하고 살면 언젠가는 나보다 더 큰 그릇이나 우주로부터 받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면 인간관계가 쉬워진다.
말로는 이러지만 나는 그릇을 넓히는 단계? 내 작은 종지를 확인 한 단계일 뿐이다.
옛날에는 누구에게 주고받지 않으면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1:1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받은 것들을 주기 위해 내 경험을 이렇게 인터넷으로 나마 전달하고 있다.
내가, 내 글이 유명해지기보다는 누군가 힘든 상황인데 정보가 없을 때, 내 발자취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사실은 비키니 입고 유튜브를 찍는 것도 고민했었다. 몸매가 별로라 PASS!)
그런 내 마음을 보고 우주에서 우리 사장님을 내려줬다고 생각하고 예쁘게 잘 받고 있다.
SINP 가 정확히 1년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우린 6분의 1을 지나 왔다.
이제 아이들이 학교 간 후 어떤 추억이 더 생기고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매일 기대하며 잘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