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비라라

[영화리뷰]|아비정전|나쁜남자 바이블

발 없는 새는 고독을 그리고 어디로 떠났을까

by CoCo

발 없는 새가 그리는 고독

왕가위의 영화는 기승전결과 거리가 멀다. 마치 목표 없는 화살을 날리는 것처럼 아니, 한 마리 새가 목표 없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서사가 흐른다. 아비정전은 그런 왕가위의 세계관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발 없는 새가 있지.
날아가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땅에 내려앉을 때가 있는데
그건 죽을 때지.



대부분의 예술작품이 그렇지만 왕가위는 유독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고독을 사랑이라는 재료를 통해서 매번 다르게 그려낸다. 그렇다. 인간의 존재, 우리들의 삶은 어쩌면 그저 허무일 뿐이다. 허무라는 바탕안에서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서 사랑과 행복, 기쁨을 찾아가는 건 각자의 몫이고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엔 고독이라는 틀안에서 인간은 벗어날 수가 없다. <사랑의 기술>에서 에리히 프롬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분리불안을 겪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누구와 결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밀란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리며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왕가위 감독 역시 아비를 통해 인간의 숙명적 고통인 고독에 대해 말하고자 한게 아닐까. 사실 그의 영화는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 즉 의도를 생각하지 않고 감상하는 편이 더 낫다. 생각하며 보는 것보다 그저 그의 영화를 마주하다면 나도 모르게 젖어있기 때문이다. 마치 어두운 방안에서 약간의 채광이 비치는 거울을 통해 슬며시 내 자신이 비춰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것만으도로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왕가위는 같은 세상에 존재했지만 같은 우주에 살지 않은 듯한 말투의 소유자***부유하고자 하는 사람과 자유하고자 하는 사람***트라우마는 생각보다 지독하다***아비는 과한 자기연민일까 자아도취일까***나쁜남자의 바이블***유치하기 짝이 없는 신파지만 독보적인 분위기와 철학적인 대사가 커버한다***인간 심연의 고독을 진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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