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 화가인줄 알았는데 현대화가!
지난 달 우연히 예쁜 카페를 방문하게 됐다. 문을 열자마자 대형 액자가 눈에 들어 왔는데 홀린듯 가까이 가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누구 작품일까 너무 궁금했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뇌리에 강하게 새겨진 이 그림을 뒤로한 채 한 달이 지난 7월, 우연히 정우철 작가님의 <화가가 사랑한 바다>책을 읽으며 눈에 들어온 딱 한 작품이 있었다.
작품의 화가는 비센테 로메로 레돈도다. 메인으로 다룬 화가가 아니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화가였다.
오늘 비센테 로메로 레돈도의 그림이 자꾸 생각나서 이 화가에 대해 찾아봤다. 그런데 그때 그 카페에서 본 작품이 로메로의 작품이었다니. 한 사람이 태어나 이 세상에서 끌리는 것이 있다면 그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한다. 난 그림을 취미로 공부하면서 이 사실을 여러번 인증했다.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반드시 내 것을 알아본다. 어떤 화가의 작품인지 처음엔 몰라도 결국 알게된다. 그림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우리에게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난다는 것도 이미 정해진 무언가 때문이 아닐지.
이렇게 다시 만난 화가를 어찌 다루지 않을 수 있을까. 수채화 위에 파스텔로 덧칠하는 독특한 화법을 가진 로메로는 현대화가다. 스페인 화가라는 말을 듣고 호야킨 소로야가 떠올랐는데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이 비슷한 결을 만들어낸다. 비센테 로메로 레돈도가 호야킨 소로야와 다른점은 '천','직물'이라는 요소를 작품 곳곳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천과 직물로 그만의 질감을 살리고 색상을 표현해 낸다. 내가 로메로의 작품에 끌렸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프로그램으로 보정한 듯한 빛과 색감이었고 또 하나는 여성 모델들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그림체였다. 이 두가지가 모여 로메로만의 특별한 화풍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원래 로메로는 스페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트 스쿨인 산 패르난도 왕리 미술 아카데미에서 조각을 공부했다. 하지만 조각보다 그림이 자신의 재능을 표현하게 더 적합한 장르라 생각해 회화로 돌아선다. 스페인 본토와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들을 돌아다니며 여인들을 그린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여름하면 떠오르는 화가로 꼽히기도 한다. 작가가 여름과 함께 연상되는 이유는 바다와 섬을 돌아다니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을 화폭에 잘 담아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중해 연안 Costa Brava라는 곳에 스튜디오를 뒀다고 하는데 다음 여행지로 이곳을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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