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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Co Jul 12. 2023

알폰스 무하|행운의 여신을 만나 행운의 여신을 그리다

아르누보의 대가 알폰스 무하 




어릴적 부터 화가가 되고 싶었던 무하는 전문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자신의 고향 극단에서 무대화를 그리고 연출을 하며 타고난 예술적 기질을 발휘했다. 프라하 아카데미에 지원하지만 안타깝게도 떨어졌고 불합격의 낙담이 가시기도 전에 가족들이 결핵으로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게 된다. 큰 상실감에 빠져 오랫동안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본인의 꿈을 향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도전하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무하는 꿈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났고 극장 무대를 꾸미는 공방에서 일을 하고 영감을 받으며 저녁에는 그림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그에게 계속해서 시련이 닥쳤다. 극장에 불이나며 빈에서 일자리를 잃었고 그 길로 미쿨로프라는 작은 도시로 무작정 떠났다. 


이 작은 도시에서 마을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다 지역의 대지주 쿠엔 벨라시 백작의 눈에 든다. 성실하고 눈에 띄는 실력을 가지고 있던 무하였기에 백작 역시 그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백작은 자신의 성에 프레스코화를 그려달라고 요청한다. 전문 미술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알폰스 무하는 백작의 서재에서 미술서적을 통해 공부해 프레스코화를 그려냈다. 이에 감동한 백작은 무하의 후원자가 되기로 했고 쿠엔 벨라시 백자의 후원을 시작으로 독일 뮌헨으로 유학을 떠난다. 뮌헨에서 어느정도 공부를 한 후에는 전세계 예술인들이 모이는 화려한 도시 파리로 또다시 떠나게 된다. 그런데 파리에서 갑자기 백작의 후원이 끊기게 되었고 그는 다니던 아카데미를 그만두고 신문 일러스트를 그리며 생계를 이어나간다. 


자신이 원하는 유화 작업을 포기하고 당장의 삶을 위해 일러스트를 그린다. 하지만 그는 절대 상심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나갔다. 1894년 크리스마스, 무하는 아무도 없는 인쇄소에서 늘 그렇듯 하루를 보낸다. 그 해 크리스마스에 그에게 인생의 가장 큰 기회가 찾아온다. 1895년 새해를 맞이해 당시 최고의 디바 사라 베르나르가 올릴 공연이 빅토리앵 사르두의 작품 <지스몽다>였는데 포스터 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녀는 새로운 포스터를 주문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였기에 인쇄소에 남아 있었던 화가는 아무도 없었고 이 작업을 알폰스 무하가 의뢰받는다. 무하는 자기 인생의 기회임을 깨닫고 그 전과는 너무도 다른 무하만의 스타일로 포스터를 제작한다. 종교적인 표현에 그녀를 성녀처럼 그려낸다. 파스텔 톤을 사용해 그녀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부드러움을 표현한 포스터는 2m가 넘는 대형 작품으로 완성됐다. 




포스터를 의뢰한 매니저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포스터 스타일에 사라 베르나르가 분명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무하의 포스터에 완전히 뺏겨버렸다. 그녀는 무하에게 포스터 디자인과 의상 등 관련한 디자인을 계약하자고 했고 그녀의 작품 <지스몽다>역시 이 대형 포스터 덕분에 대박을 치게 된다. 결국 무하는 덕분에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후로 아르누보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아르누보의 거장이 되었고 긴 무명생활 끝에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굳히게 된다.


신비로우면서도 부드러운 무하의 그림체는 처음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그의 생애를 알고부터는 환경을 탓하지 않고 꿈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환경을 극복해 나가는 생애에 대한 추진력에 감동 받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그의 삶의 태도가 행운의 여신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르누보: 19C~20C초 유럽 및 미국에서 유행한 장식 양식.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 색조가 추구되고, 넝쿨처럼 구불구불하게 움직이는 느낌과 율동하는 듯한 유기적이고 섬세한 곡선 장식이 특징이다. 아르누보는 여러 나라의 예술 중심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세기 전환의 시대적 요구와 분위기를 반영한 일종의 예술 운동이다.



#알폰스무하 #아르누보 #사라베르나르 #지스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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