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한중교수 May 07. 2019

[김한중 시인] 반쯤 잠긴 배

반쯤 잠긴 배  


장항 물량장 앞 배들이 정박해 있다. 

누군가의 힘이 아니면 움직이지 못하는 배들 

그 중 한 배는 물에 반쯤 잠겨있다.  


배 주인이 알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을 

오늘도 밧줄에 묶이고 물에 가득차니 

힘이 빠져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이 빠지는 썰물만이 배에게는 희망이다.  

썰물이 되면 배 주인은 조업시간이 아니어서 

배를 찾지 않지만  


그 배는 누군가 배 주인에게 연락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반쯤 잠긴 배는 

오늘도 희망을 갖고 기다린다.


▲  서천군 장항항에 정박중인 반쯤 가라 앉은 배   ©김한중 시인

작가의 이전글 교육학박사 김한중교수의 Attributio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