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과 부산 바다

동백꽃 줄지어 피어난: 부산. 김해. 양산, 다시 부산으로~

by 이경희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남쪽으로 내려가서 꽃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부산역을 지나 초량 범일동으로 향하던 길 가와 중앙선 분리대의 가로수들이 동백꽃일 줄이야! 눈과 서리가 일상인 문경에서 지내다 보니 겨울 동백꽃을

까마득히 잊었다.


작고하신 엄마가 기도하실 때면 머무르시던 양산 여기저기에도 피어난 오페라 색 동백꽃! 나무 그늘 아래 서 있으니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엄마 생각에 심장이 동백 꽃물에 움켜 쥐이듯 했다. 사람들을 만나 몇몇 이해되지 않는 우울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에 잠겼지만

마음이 어두워지지 않은 건 동백꽃 덕분이었다.



부산, 김해, 양산, 다시 부산으로 오가며 곳곳에 피어난 동백꽃들을 보니 집 정원에도 한그루 있었으면 싶었다. 역시나! 시어머니께서 곧고 예쁜 동백 묘목을 선물로 주셔서 러키 문으로 환해진 고속도로를 달려 한밤중에야 집에 도착했다.



나는 동물보다는 꽃이나 나무 기르는 게 좋다.'식물의 정신세계'라는 놀라운 책을 굳이 읽지 않아도 길러보면 그들의 세계에 경외심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삼시 세 끼를 마음을 쓰거나 함께 데리고 다녀야 하는 애완동물에 비해 서로 자유를 누리기에 좋은 인연이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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