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선 Oct 26. 2021

2화. 피디님이 생겼다

    기획, 제작, 진행, 편집까지! 게스트 빼고 모든 것을 내가 혼자 해야 하는 방송에 동료가 생겼다. 성서공동체FM에서 ‘컨츄리 다방’ 담당 피디님을 배정해 준 것 이다.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해하던 중 든든한 조력자가 생기니 얼마나 힘이 나던지! 베테랑 피디님이 있으니 첫 방송이 엉망인 채로 나갈리는 없겠다는 무한한 믿음이 생겼다. 정말 다행이었다.

    알고 보니 원래 성서공동체FM에서 시민들이 라디오 제작을 할 때에는 사전에 이곳에서 주관하는 라디오제작교육을 수료한 후에 제작이 가능하며, 프로그램마다 피디님이 배정되어 대본 작성, 기계조작, 편집 등 전체 제작과정에서 피드백과 도움을 준다고 한다. 나는 라디오제작교육을 듣지 않았는데, 이전의 영화·영상 제작 경험을 인정받아 중간 과정을 건너뛰고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을 허락 받은 특이 케이스다. 그러다보니 콘텐츠를 기획하고, 대본 작성을 하거나 음성 편집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라디오라는 특성에 대한 이해도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피디님이 내가 기획하고 작성한 대본들을 라디오에 맞게 수정해 주시고, 녹음이나 편집 과정에서도 상세한 피드백을 주셔서 굉장히 많은 공부가 됐다.     


1화 녹화를 하며 받은 피드백 中 안내 멘트를 읽을 때 NG가 난 부분은 대본에 체크표시를 해두면 나중에 편집할 때 편해요


[ 1화 대본을 작성하며 받은 피드백들 ]

- 라디오 대본 형식에 맞춰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요. 참고용 대본 보내드릴게요.

- 방송을 시작하고 끝맺을 오프닝 멘트와 클로징 멘트가 더 필요하고, 코너명도 정해주세요.

- 시그널 음악(프로그램 전체 메인 시작 곡)과 각 코너별 음악(코너 시작 곡)이 필요 하겠네요.

- 지금 대본으로는 방송시간 60분은 너무 짧은 것 같아요. 120분으로 늘려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방송시간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흑흑.)

- 음악 시간이랑 토크 시간 분량을 좀 살펴보셔야 할 것 같아요. 음악이 재생되는 시간을 먼저 계산해 보고, 거기에 맞춰 토크 분량을 조절 해야겠어요. 노래 외에도 오프닝 멘트, 고지 멘트, 클로징 멘트, 광고 시간이 있으니 그것도 제외하고요. 질문 1개당 3~4분 정도로 계산하면 돼요.

- 토크 부분은 자연스럽게 작성해서 편집 시간을 최소한으로 잡으시는 게 앞으로 계속 제작 하시기에 편할 거예요.     


[ 1화 녹음을 하며 받은 피드백들 ]

- 목소리가 작아서 좀 더 크게 소리를 내야할 것 같아요. 게이지를 보면서 목소리 크기를 확인하세요.

- 게스트와 나란히 앉는 것보다 마주보고 앉는 게 대화가 좀 더 자연스럽게 될 거에요.

- 입꼬리를 올리고 읽으면 목소리에 생기가 생겨요.

- 안내 멘트를 읽을 때 NG가 난 부분은 대본에 체크표시를 해두면 나중에 편집할 때 편해요.

- 2시간 40분 녹음 되었네요. 편집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다음에는 전체적으로 질문을 줄여도 좋을 것 같아요.

- 음악은 게스트 없이 따로 녹음해도 괜찮아요.     


[ 1화 편집을 하며 받은 피드백들 ]

- 오프닝 멘트를 하는 도중에는 계속 BGM이 작게 깔리면 좋을 것 같아요.

- 광고는 1시간에 하나씩 넣어주세요.

  (성서공동체FM에서 제작되는 방송에는 공익광고를 넣어야 합니다.)

- 마스크를 착용하고 녹음하다보니 살짝 노이즈가 있네요. 말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스크가 마이크에 많이 닿더라고요.

- (말을 하다보면 숨이 차다는 말에 대한 피드백) 말을 하거나 대본을 읽을 때 호흡을 끊어서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서 그럴 수도 있어요.

- 대화하실 때는 서로 리액션을 해주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아~~’, ‘음~~~’ 이런 거요. 각자 이야기에 너무 정적이다가 각자 말하게 되면 듣기엔 덜 자연스러워서요. ‘아~ 그렇군요~ 맞아요. 네네~’ 이런 게 없으면 라디오는 엄청 어색하더라구요. 앞으로 진행 하면서 점점 편해지면 더 잘 나올 거예요.

- 멘트와 노래, 노래와 노래, 노래와 멘트 사이가 너무 붙어있는 것 같아서 조금 더 여유를 주면 좋을 것 같아요.

- 게스트와 인사로 끝낼 때, 게스트의 ‘네~’ 라는 대답으로는 정리가 부족한 것 같아요. 다시 진행자의 멘트로 ‘컨츄리 시네마였습니다.’ 같은 정리 멘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단계별로 피드백을 받으면서 조금 감동했다. 피디님이 이렇게나 상세하고 친절하게 피드백을 해주실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장에 다녔을 때 이런 사수가 있었다면 정말 행복했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잘못된 것을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그걸 다른 사람이 고칠 수 있도록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드물지 않은가. 나와 컨츄리 다방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렇게나 애써주시는 피디님을 만난 것은 나에게 정말 행운이었다. 이제 나만 잘 하면 되는데...가 아니라 즐기기로 했으니 즐기자! 단, 피드백 내용은 잊지 않도록 주의하고.



컨츄리다방 방송듣기

유튜브 '컨츄리 다방'

https://www.youtube.com/channel/UCqAPdOyU2tZVhhvZjo3p_9w


매거진의 이전글 1화. 다음달부터 바로 방송 하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