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아이를 격리시키는가

경찰 엄마의 남매 싸움 대처법

by 김혜민

폴리아파트 101동 507호 사건 발생.


‘으앙~’ 울음으로 112 신고가 접수된다.

긴급 출동이다.


억울하다는 듯 바닥에 누워 우는 첫째.

화가 나 씩씩거리는 둘째.

그리고 첫째 목부터 가슴까지 그어진 빨간 삼선.

눈앞에 펼쳐진 상황은 아비규환이다.

이제부터 사건을 거슬러 올라간다.




평온한 주말 오후, 경찰 도둑 놀이를 하다가 눈앞에 놓인 장난감 하나에 목숨을 걸기 시작다고 한다.

첫째는 김 경사가 안방으로,

둘째는 박 경사가 공부방으로 격리한다.


‘흥분’은 사건 해결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기에 각자의 시간을 준다.

그리고 경청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사건의 시작은, 놀이에 필요했던 스티로폼 삼단봉이 하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목에 삼선을 긋는 이 사달을 낸 것이다.


서로 억울하고 상대의 탓이란다.

결국, 사건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 쌍방폭행.

마지막으로 의사를 묻는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서로 합의하시면 원활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사건을 진행할까요?

“아니.” 둘은 같은 소리를 낸다.

“앞으로 삼단봉을 사이좋게 사용하시겠습니까? 창고로 국가귀속 처리할까요?”

“사이좋게 놀게요. 오빠 먼저 해~”

장난감이 사라지는 게 더 무서운 둘째가 재빨리 오빠에게 건넨다.

그렇게 오늘도 원활하게 현장을 마무리한다.


"박 경사, 금일 출동사건에 대해 보고하겠습니다. 쌍방의 원활한 합의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가정에 따라 교육관이 다르듯 아이들 다툼에 대한 대처도 다르다.

경찰은 언변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잘 어주는 사람이다.

따라서 아이 마음에 억울함이 없게끔 본인의 의견을 끝까지 듣는다. 그리고 객관적 팩트를 제공하고, 주관적 의사를 묻는다. 마지막에 따뜻한 포옹과 그 상황의 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감정적 공감은 필수조건이다.

포돌이 캐릭터의 작은 입과 큰 귀가 보여준다




아이는 가정이란 틀 안에서 배운 것을 사회로 나가 활용하게 된다.

배움의 출발지에서 원만한 사고를 키워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비록 스티로폼 삼단봉 하나로 시작된 아이들의 치고받음이지만, 내가 현장에서 겪은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로 한 발 물러서 이해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순간의 아집으로 사건을 크게 만드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럴 때 안타까움에 구구절절 설명한다.

그 설명이 통하는 날에는 세상 뿌듯할 수가 없다.

오늘도 남의 주머니 속 벌금을 킵한 날이구나.

늦은 밤 이 일기장을 보며 괜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사진출처 _ 픽사 베이,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