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교육시간의 장난
교통경찰 아빠가 인정 못하는 한 가지
“여보세요? 112죠? 엄마가 빨간불에 갔어요 잡아가세요.”
아침시간은 전쟁이다.
눈치싸움에서 지는 날에는 어김없이 지각이다.
그날도, 출근하는 차 사이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운전대 밑 오른발은 요란하다.
5분 전 9시, 마음이 초조하다.
정지선을 넘어서고 주황 불이 깜빡 켜진다.
그 숨 막히는 순간을 FM 꼬마 경찰관이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 노란불에 갔어. 112 전화할 거야."
“미안해. 마음이 너무 급했어.”
정지선을 진입한 후 주황 불로 변경은 괜찮다고 설명하기에는 서로가 어려웠다.
깜박. 교통상식 황색의 등화 : 교차로를 비워라
진입 전이라면 정지, 진입했다면 이동.
도로교통법 시행규칙[별표 2]
차마는 정지선이 있거나 횡단보도가 있을 때는 그 직진이나 교차로의 직진에 정지해야 하며, 이미 교차로의 차마의 일부라도 진입한 경우에는 신속히 교차로 밖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오늘은 ‘찾아오는 교통안전교육’의 날이다.
교통경찰관이 유치원을 방문해 횡단보도 건너기, 신호등 보는 법 등 교육이 이뤄진다.
각 잡힌 근무복을 입은 경찰에 친구들은 사뭇 긴장한 표정이다.
교통경찰을 아빠로 둔 시후는 관심이 없다.
그냥 거기서 거기.
“친구들, 횡단보호에 초록불이 켜지면 손을 들고 건너는 거예요. 해볼까요?”
차례차례 줄 서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친구들을 지켜본다. 이제 시후 차례다.
“두 손들고 갈 거야, 빨간불에 갈 거야.”
시후 속 또 다른 자아, 장난꾸러기님이 오셨다.
“빨간불 바꾸고 다시 초록불 하세요.”
자신의 길을 새로 세팅을 원하는 꼬장꼬장한 손님이 오셨다.
“허허, 이 어린이가 제일 정확하네요.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다시 바뀔 때 건너는 거죠.”
그렇게 다시 초록불로 바뀌었을 때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오른손을 번쩍 들고 행차하신다.
저녁 시간, 남편은 아이의 일상을 묻는다.
그러면 오늘자 베스트 에피소드를 제공한다.
작은 눈에 힘이 들어간다.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아이에게 묻는다.
“횡단보도는 무슨 색 불에 건너야 해?”
“초록불.”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뚝 내뱉고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왜 빨간불이라 했어? 시후야, 횡단보도 어떻게 건너는 거야?"
아이 뒤를 쫓아가며 끊임없이 물어본다.
아찔한 특훈이 시작됐다.
결국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오른손을 번쩍 든다. "이렇게!!!"
남편은 아이의 정확한 매뉴얼을 듣고서야 안도감을 느낀다.
이렇게까지 안전교육을 하는 집이 있을까.
바로 우리 집이다.
이유인즉슨, 노파심이다.
남편은 교통부서에 3년을 보냈다.
그 기간 동안 수많은 사건을 지켜보고 겪었기에 가슴속 뜨겁게 피어오르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다.
도로 위, 안전은 나만 지킨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다. 서로가 함께해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남편은 다른 부서로 이동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아이들에게 묻는다.
"횡단보도는 어떻게 건너야 해?"
시후는 지겹다는 듯 입을 꾹 다문다.
그 정적을 시율이가 깬다.
"음, 어, 음, 보라색?"
이제야 타깃이 넘어갔다. 우리 시후 해방이다.
사진출처 _ 픽사 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