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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Apr 15. 2023

Villain 소멸되지 않는 영원한 숙제

[천상잡부] 그렇다는 거죠

 어제는 협력사 직원들과 가볍게 소주 한 잔 하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눴다. 업체를 만나면 쓸데없이 일 이야기만 한다. 이럴 때 내가 제안하는 것은 "일 이야기하면 만원씩"이라고 하는 것이다. 실컷 일 이야기하고 식사를 즐겁게 해야지 뭐 하는 일인가? 즐겁게 떠들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잠시 담배를 한 대 피우는데 직원이 자기 회사에 오시면 어떠냐고 묻는다. 나이 한참 먹고 한 달에 이런 제안을 3번째 받았다. 우리 팀장이 잔소리를 엄청한다. 자리를 떠나 누군가로부터 필요하다는 제안을 받는다는 것은 삶에 큰 즐거움이다. 인연이 되어 문의를 하고 조금씩 진행되며 다 죽었던 사업부가 조금씩 재기해 볼 기회가 되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다. 재무부서에서 결산하고 감가상각해서 엄청 닦달당했을 텐데 지금은 다시 환입처리되고 사업에 대한 활력도 생긴다니 기분이 좋다. 나를 지원해 주는 파트너도, 내가 지원해야 하는 파트너도 함께 하며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그들이 있어 내게 또 좋은 사업기회가 되었다니 금상첨화라고 할 수밖에.


 이런 좋은 일이 있는가 하면, 현장에서 만나는 국내 선도기업(물론 종사업종)의 제품을 보며 대단히 아쉬운 면이 많았다.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없는 것이다. 산업의 life cycle에 맞는 인력양성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은 기계처럼 순식간에 고도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산업의 미래를 보며 고도화 계획을 세울 때 인력 양성을 같이 해야 한다. 국내 1위 기업의 제품이 덜그럭거리는 것을 보면 나랑 상관없는 제품이지만 아쉽다. 그 기업의 성장이 작게는 기업종사자, 업종 커뮤니티, 더 크게는 세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해당 기업 사람을 만나서인지 더 그렇다. 


 이런 일은 왜 생길까? 어머님 말씀 중에 살면서 확실하게 경각심을 갖는 말이 있다. "사고는 느닷없이 코밑에서 터진다", "사십 고개가 관뚜껑 덮는 것만큼 어렵다"라는 두 가지 말이다. 후자는 잘 지나왔으니 잊기로 하고, 전자는 참..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빌런(Villain)들 때문인가? 


 사실 빌런보단 내 판단, 결정, 실행의 오류를 반성하고 개선하고, 협력을 구해서 해결하고 보답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만 사람인지라 세상의 빌런들을 보면 세상 요지경을 잘 이해하게 된다. 이런 게 보이면 놀랄 일이 줄어들지만 부지런하게 빌러퇴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 지겨운 일이지만 인간이 존재하는 한 어쩔 수가 없다. 참! 법이 있어서 다행인 종자들이 빌런 아닌가? 옛날 얼마나 맺혔으면 즉시 요단강 익스프레스, 염라국 퀵서비스로 처리했겠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한편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현상을 만날 때가 있다.


 나라를 팔아먹는 간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을 벼랑으로 미는 사람, 법과 제도의 허점을 노리며 호시탐탐 타인의 이익을 합법이란 이름하에 갈취하는 것, 사람의 신뢰를 이익과 순식간에 바꿔 도망가는 것들부터.. 결국 빌런이란 자신의 정당한 권리가 없음에도 이익을 취하려는 성품이 못난 것들이다. 인간이 완벽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무위도식하겠다는 게으른 습성이 고도화된 것일까? 하여튼 욕은 할 수 없고, 개의 종자라고 해야 하나.. 


 누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협박성 멘트를 보며 한참 웃었다. 동네 양아치처럼 "닥쳐"도 아니고 쫄보마냥 강아지 싸움에 멋진 품격을 더하려는 건지 우스꽝스럽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굶어 죽으면 된다. 문제는 본능을 역행한다는 것이 본인에게 힘든 일일 뿐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이익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은 도둑놈이나 하는 일이다. 도둑은 머리 쓰고 몸도 움직이기라도 하는구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이익을 취했다면 그 책임과 의무란 대가를 치러야 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잡아다 곤장을 치는 것도 그런 화풀이 아닌가? 가끔 동전 한 닢을 길에서 줍는 경우는 모르겠지만, 세상 그냥 넘어가는 일은 없다. 참 묘한 것이 세상이치다. 그래서 세 잎 클로버의 행운보다 지천에 있는 네 잎 클로버의 행복이 더 소중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빌런이 되지 말자는 다짐이 빌런이 하나라도 줄어드는 그런 생각 아닐까? 아휴, 법만 없으면 거꾸로 매달아서.. 갑자기 이런 과격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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