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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Apr 16. 2023

무역, 기술, 금융 전쟁

[천상잡부] 주말 저녁 아무말 대잔치

 저녁 한가하게 815 머니톡에 박종훈 기자가 나와서 보고 있다. 무역전쟁이 벌어진 지 5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이후 기술패권, 금융 패권에 대한 전쟁을 이야기한다. 이 논쟁이 10~15년 전 석학들의 논쟁이 이루어진 지 오래다. 그때 결론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승리를 예견했고, 트선생이 나오면서부터 격차를 좁히지 못하도록 시작한 것이 무역전쟁이다. 현재 IRA, CHIP4등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박종훈 기자는 패권국가를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들을 말하고 중국은 아직 그것을 보유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통상적으로는 군사력, 경제력, 외교적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즘은 누가 더 부실한가를 논하기도 하지만 현재만을 갖고 미래를 논하는 것은 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기업을 제재하도록 이끌어 상대방을 궁지에 모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싸움의 핵심이다. 약점이 없으면 약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 아무리 소모적인 제품이라고 상대방에게 구입을 해야 한다면 그 보복관세는 국민들이 내는 것과 다름이 없다. Five forces로 봐도 대체재가 없다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총성 없는 전쟁에서 교섭은 의미가 무색하다. 산업 내 경쟁자란 관점을 보면 물음표가 붙는다. 중국은 저가형 싸구려 제품을 위주로 한 원가우위 경쟁을 조금씩 탈피해오고 있다. 어쩌면 싸가지 없이 치고 올라오는 청년을 힘으로 잡겠다고 아저씨, 할아버지가 왕년에를 찾으면 해 보는 것은 아닐까? 샘물이 냇가가 되어 강으로 흐르고 앞서 흘러간 물이 뒤에서 밀려오는 물을 역행하기 어렵다. 경쟁의 분야가 바뀌어야 하지만 현재 최고 기술을 강조하는 산업이 미래에 사양 전통사업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경기장을 바꾸지 않으면 경기 규칙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구매품들은 지속되는 산업의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신사업등 미래산업의 가능성은 높지만 현재 비율은 미비한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제재란 이름으로 자기 학대에 가까운 피해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무역전쟁을 해서 교역량이 2-3% 줄었다. 대단한 성과인가? 코로나 상황으로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누가 잘 버티냐가 더 큰 영향 아니었나?


 작년부터 미국이 IRA, CHIP4 동맹과 같은 기술패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다양한 장비와 운영기술은 미국이 압도적이다. 중국과 연결된 고리를 잘라내고 그 제조업을 미국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오바마 때 자동차 산업에 대해 리쇼어링을 했다면, 이젠 미국 기업이 아니라 동맹국의 기업들을 강제로 유인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이 아직도 가장 큰 소비시장이기 때문이며, 소비로 경제를 이끌 수 있는 기반은 달러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의 보복대상이 이런 분야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몇 가지 의문이 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공장과 중국생산 공장을 보면 불만족스럽다. 사실 한중교역량 중 대기업 본지사 간 거래, 협력사들의 본지사 간 거래비중이 훨씬 높지 않을까? 미국의 보복과 시장진입의 비관세장벽이 생기면 우리나라로 와야 할 텐데, 막대한 돈을 들여 미국에 투자를 해야 한다. 엄밀하게 미국에 투자란 이름으로 보조금을 주고, 다시 시장을 조금 얻고, 푼돈을 받는 셈이다. 마치 조공무역과 다르지 않다. 최근처럼 환율이 오르고, 중국보다 생산운영 비용이 올라가고, 동맹국에 대한 기술유출이 발생할 위험을 안아야 한다. 패권국 미국을 돕기 위해서 똘마니 국가들을 거꾸로 매달고 등을 쳐서 필요한 것을 갖고 가는 것과 무엇이 다르지? 원나라가 고려의 군사를 동원해 다른 나라를 치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개인적으로 이 분야의 기술패권 전쟁이 아리까리한 이유는 일본 때문일지 모른다. 오늘 기사에 소니가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이어폰을 판다는 뉴스를 봤다. 그런데 잘 안 팔리나 보다. 기사 중간에 '언제 적 소니냐'라는 문구도 보인다. 90년대 삼성의 롤모델급인 마쯔시다(Panasonic, National)를 보면 그렇다. 일부 중국에도 투자하고 고급 기술을 구현했지만 어떤 업종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에 손들고 나갔다. 감독이 왕년에 생각하며 마운드에 올라서 홈런을 두들겨 맞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실 국내 유명 가전제품들 제품라벨을 보면 대부분 made in china, made in vietnam이 태반이다. 아이폰도 designed by apple이지만 made in china 아닌가? 제품의 원천기술은 기업의 소유고 기업이 속한 국가의 입장에서 경제적으로 계산된다. 그런데 실질 생산은? 지금 중국을 대체한 생산기지가 확보되었는가? 노력들을 하지만 난 아니라고 본다. 다양한 원산지 기준에서 껍데기와 프로그램은 국산이지만 중국 생산의 결과물을 사용하는 제품은 엄청나게 많다. 이것은 실물경제다. 미국과 유럽이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혜택과 동시에 원산지 세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그런데 한국 실물경제와 중국산 소재, 반제품 의존도를 보면 이게 쉬운 일만도 아니다. 내가 바라보는 관점은 실물경제의 현실적인 부분을 기술패권, 무역전쟁이란 이름으로 synchronization 할 수 있을까? 지금은 눈으로 보이는 것과 속이 디커플링 된 상태가 아닐까? 중국산을 없애고 동맹 대만, 한국, 일본으로 그만큼의 효익과 가성비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아니면 미국과 동맹국의 국민들에게 비싸지만 그냥 쓰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지?


 금융은 10-15년 전에도 가장 강력한 미국의 무기로 평가되었다. 그걸 아는 중국이 10-15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리는 만무하다. 08년 금융위기 이후 코로나가 겹치며 미국은 윤전기를 8배다 더 돌렸다. 금본위제를 탈피하고, 미국이란 패권의 신용만으로 종이에 푸르스름한 잉크 발러서 신용이라고 하는 시대다. 그럴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은 국가가 미국이다. 윤전기를 저렇게 돌리고 아직도 안 망하고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하지만 나라 모양을 보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필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쪼그라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위안화 결제도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 않았다. 아직 격차가 비교할 수 없지만 과거보다 조금이라도 줄어든 것은 사실에 가깝다. 얼마 전 미국출장에서 신기한 모습은 중국사람들의 씀씀이가 미국사람을 압도한다는 느낌이다. 이젠 다른 나라 가면 위조지폐인지 확인하고, 환전도 안 해주는 초록색 백 불짜리를 꺼내는 미국 사람을 보면 '장롱에 처박아 둔 돈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돈으로 전쟁을 하면 국가 간의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결국 돈 있는 놈이 이긴다. 지금 자금이 넉넉한 나라는 중국이 아닐까? 물론 미국이 나라가 망하든 말든 윤전기를 계속 돌리면 돈이야 만들겠지만. 그러나 파월이 금리, 실업률, 인플레이션, 금리, 실물경제, 국채금리에 예민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면 미국도 과히 여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찍어낸 달러가 해외로 순환하며 인플레이션을 떠넘겨야 하는데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부풀어 오른 화폐에 인플레이션이 폭탄이 될까 걱정해야 하고, 조금 바람 많이 빼면 경기침체로 격차가 줄어들까 걱정하는 모양새에 가깝다. 이런 리스크를 동맹이란 이름으로 주머니를 탈탈 털어간다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미국을 도와주면 우리에게 뭐가 돌아오는 것이 있나? 당장 팔아야 할 시장이 조금 열린다는 점이 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나 없으면 못 사는 제품과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은 아닐까? 


 이렇게 경제적인 여러 가지 요인이 사람들에게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준다. 어디선가 남녀 성비가 114:100인가를 넘으면 세계대전이 났다는 자료도 있고,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리면 사람이란 요상한 존재는 과격해진다. 불경기가 가속화되고 어려움이 예상될수록 우경화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그럼 결국에 쌈박질을 지칠 때까지 한다. 모두들 잘 아는 사실이다. 최근에 푸선생이 전쟁 중이고, 시선생과 바선생이 대만 앞에서 예민하게 서로 신경질을 부리고 있다. 그 와중에 윤선생과 기선생이 깔짝거린다고 본다. 이런 전쟁의 위험을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하며 현재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생존전략일까? 그런 역사거 패권 권력 시프트를 하려는 시도의 성공확률은 얼마나 될까? 세상의 변화는 변방에서 중앙으로 몰아친다. 중앙이 몰락해도 그렇고, 변방의 무시하던 존재가 존재감과 실력을 키우며 나태해진 중앙으로 들이쳐도 그렇다. 우리가 미래산업이라고 하는 분야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어떠한가? 이 지위가 전통적 경제관념의 시장에서 바라보는 중국지위보다 높은가 낮은가? 그런 점에서 나는 아직 미국의 패권을 인정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길게 보면 한 세대정도면 미국이 현재의 지위를 유지할지 사실 조금은 의문스럽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의 지위를 탈환할 정도로 성장할지도 미지수지만 지금보다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전쟁 나서 폭탄 던지며 너 죽고 나숙자가 나오면 예측은 의미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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