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출장 중
출장을 가면 관광지보다 가보는 곳들이 있다. 전통시장 같은 곳을 종종 간다.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동네 분위기나 소득 수준에 대한 개념이 잡힌다. 그렇지 않다면 관광지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자주 가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일까? 이런 이유로 구글 맵으로 항상 검색을 해본다.
이번에 간 항저우는 서호가 유명하다. 무협지나 중국 무협극에서도 자주 나온다. 이연걸이 나온 서호강호가 맞나? 동방불패의 전신인 영화. 그런데 우연히 찾아보다 항저우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간을 내서 무조건 가보기로 했다.
택시 앱인 DiDi에 카드를 등록했으나 안 된다. FINTECH로 모든 결제는 디디페이, 알리페이등등 이런 것만 된다. 여권을 등록하고 카드를 등록하고 여러 번 해봤는데 중국은행에 계좌가 없으면 안 된다. 돈이 있어서 참.. 호텔에서 택시 불러 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나 돌아오는 것이 문제다. 지하철도 괜찮은데, 구글맵으로는 검색도 안된다. 어쩌라는 거야? 하여튼 고객사에서 조선족 출신의 직원이 동행해서 다시 가보기 힘든 곳을 가보게 됐다. 그곳에서 만난 한국분들이 "하하 여기에 오니 한국 사람들을 만나네요 현충일에!"라면 좋아한다. 그곳을 관리하시는 분들도 참 친절하다.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함이 있어서 넣고 왔다.
사진 왼쪽의 1, 2층이 임시정부 거처다. 기억에 임시정부 건물은 상해 외국인 자치구역 안에 있었다. 역사의 기억을 더듬어 가면 조선족 중국 직원에게도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하게 된다. 서로군정서, 북로군정서가 이념으로 나뉘었지만 임시정부와 함께 독립운동을 한 사실은 사실이다. 이념에 따른 해석이 다르지만. 그런 점은 20세기 초 한반도가 마주한 국제정세, 제국의 이권, 이념의 차이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서 만든 슬픈 역사라는 사실이다. 우리의 역사책도 봐야 하지만, 미국의 관점, 일본의 관점, 러시아의 관점, 중국의 관점을 같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우연히 받은 한국전쟁의 기원, 중국이 쓴 한국전쟁, 일본이 쓴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등 여러 가지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이다.
입구를 지나 왼쪽으로 돌아서면 바로 관리자분들이 계신다. 입장할 때 마스크를 하나씩 나눠주신다. 억양을 보면 서울말처럼 구사를 하신다. 아주머니 두 분이 지극 정성이란 생각을 갖게 된다.
이 사진을 보다가 독립운동 자금을 착복하고, 탄핵까지 당한 이승만의 기록이 생각난다. 하여튼...
국채다. 국채에 Republic of Korea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미군에 가서 항공훈련을 준비하던 독립군.. 그들의 모습에 대한 사진과 이 좁은 곳에서 독립이란 목표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란 생각을 한다. 해방이 될 줄 몰랐다는 말이 지금 보면 화가 나지만 30년이 넘는 시간 속에서 잊지 않고 찾아내야 한다는 의지가 없다면 그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지금 대한민국이란 이름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위대한 선조들에게 진 큰 빚이다.
훙커우 공원 폭파는 유튜브에서도 찾아보면 볼 수 있다.
임시정부의 이동경로다. 이 시대를 다시 요약해서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여명의 눈동자"란 드라마를 한 번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김신의 기록이 남아 있는 백범일지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명문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부분 외에도 이어지는 문화강국의 논지를 보면 탁견이란 생각이다.
작은 공책에 방명록이 남아있다. 뭐라고 써야 할까? 다들 양국의 우의와 발전을 기리는 것 같다.
이 해방 이후 장제스, 모택동의 만리장정, 만리장정 속에 포함된 10만의 조선인들, 미군정시대, 북한과 소련, 한국전쟁(625 사변), 세계 강국들의 참전까지 또 복잡한 역사가 이어지니 참으로 야속한 일이다. 그런 과정을 겪고 지금의 대한 민국이 있다. 또한 살아온 세상의 밝은 면과 어두면이 각인되어 아직도 갈등이 존재한다. 한 세대가 지나면 더 좋은 시대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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