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hori Apr 13. 2024

환율을 보면 망한 나라 조공하듯

[천상잡부] 너무 가파르다

 97년 고이 모시던 100달러짜리 지폐를 달러당 1800원이 넘는 환율에 바꿔 본 기억 있다. 여행 다녀오고 고이 갖고 있던 돈인데.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이 기간은 암울하고 혹독한 시기였다. 불황과 파산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불가피하다. 불완전한 인간이 끊임없이 성장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가정이 어불성설이다. 이런 불황과 파산으로 한 번씩 주저앉아야 시장과 자본의 재조정을 통해 정화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30년 정도 되니 주기설이 또 맞는 건가?


 21년 말 1180원대의 환율이 어제부로 1385원 근방까지 갔다. 약 17%의 인상이다. 동시에 원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일주일 만에 거의 50원 가까이 환율이 올랐다. 약 3.3%가 올랐다는 의미는 원가가 그만큼 올라간다는 의미다. 소비자에겐 그 보다 훨씬 큰 복리로 올라가는 경향이 생긴다.


 오늘 Investing.com에 나온 원자재 가격과 환율자료다.

 

 미국 커피 C는 3년에 65.56%가 올랐다. 연평균 20%가 올랐다. 커피가게들이 아직 1500원에 커피를 파는 것이 대단한 일이다. 원달러 환율은 3년간 23.7%가 올랐다. 작년 1400원을 넘은 적도 있지만 매년 7% 수준으로 올랐다. 현실적으로는 일정한 비율이 아니라 가속도가 붙는 형태로 올랐다.


 3년 전 미국 커피 C가 100달러라면 당시 환율을 A라고 하면 그 100A에 사면된다. 그것을 운송, 가공하고 관세를 내고, 각 중간 업체들과 판매업체들을 마진을 합하면 대략 250A에서 300A가 된다. 대개 최종 현지 소비자가격은 제조업체 출고가의 약 2.5~3배 수준이 전자제품의 보편적 체계다. 


 지금은 미국 커피 C는 165.56달러가 된다. 문제는 환율문제로 A가 A*1.237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환율만으로도 100A면 사던 제품이 204.80A가 된 셈이다.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이렇게 화폐가치가 소멸되는 이유는 흔하다는 이유다. 윤전기를 금융위기 때부터 중장기적으로 가열차게 돌린 이유다. 엄마들이 물가가 두 배가 되었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최종 소비자 가격의 마진 구조를 똑같이 적용하면, 511.99A~614.39A가 된다. 두 배 이상의 가격이 부과되는 경향이 생긴다는 말이다. 엄마는 항상 옳다.


 이 사업체계 안에서 가격을 낮추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마진을 줄이는 것이다. 나라님이 라면값을 올리지 못하게 하면 이익을 줄이는 것이 가장 쉽다. 더 많이 생산해서 원가를 줄이는 방법이 있지만 불황엔 만수르도 감당하기 힘들다. 대신 시장을 확장하는 방법이다. 수출기업은 반대로 추가 이익이 발생하여 원가 경쟁력이 생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최근 200등인가 전무후무한 기록을 작년에 기록했다. 맛이 쫙 가는 이유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술혁신을 통한 절감이다. 우리나라 가는 방향과는 어째 비슷한 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이 와중에 미국에 공장 짓고 미국 고용창출과 실업률 개선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IRA인가 떠들고 그러더니 이건 국제사기 아니냐? 놀아난 놈들이 바보지. 그 보다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대한민국에서 없어졌다는 사실, 그런 결정을 아주 쉽게 했다는 사실이 좀 놀랍다. 


 복잡한 경제요인은 관점이 다르다. 진보나 보수나 정치적인 결정이 법과 제도로 경제환경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런데 사회주의, 공산당 일당 체제를 하는 러시아 중국에도 재벌이 있고, 한국에도 재벌이 있다. 어떤 면에서 자본은 진보나 보수의 개념이 없다. 단지 그 성향을 이해하고 더 높은 효용과 이익에 적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달러를 산다는 것은 한국 돈을 주고, 달러 경제권에 입장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달러에 자꾸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쉽게 달러 수요가 높아졌다고 단순하게 볼 수 있고, 원화에 대한 필요가 낮아졌다는 말이다. 원화는 국제통화도 아니고 달러의 유입은 해외기업의 투자유치, 주식시장의 자본유치, 관광수입이 큰 부분인데 이런 게 줄거나 있던 게 사라진다는 말이다. 이는 집권당의 선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꼬라지가 아주 볼만해졌다는 소리다. 


 주말에 나도 당장 환율인상(원화절하) 때문에 매입원가, 판매단가등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 사업계획을 만들 때 보수적으로 감안을 했는데 그 감안한 부분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만약 1500원 근처에 간다면 백성들은 치솟는 물가에 난리를 치고, 수입업체들은 도산하고, 수입 원자재 비율이 높은 제조업체들도 심각해질 수 있다. 수출기업들도 이익은 늘겠지만 오롯이 이익을 취하기보다 한국에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자재폭등, 물가등으로 상당 부분 상쇄될 이익을 감안해야 한다. 1600원 정도까치 치솟으면 주기적으로 모라토리움으로 난리가 나는 아르헨티나나 별차이가 없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도 97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그런 난리가 나면 미국 볼커처럼 금리 올리고 온갖 구조조정하고, 대출 낀 집들이 형편없는 가격에 나와도 팔리지 않는다. 법원경매는 불이나고.. 


 최근 모건이네 회사에서 금리 8%를 이야기하는 것이 농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게 주주서한에 쓰여 있다고 한 것 같은데, 쉽게 주주총회를 위해 주주에게 보내는 내용이다. 워런 버핏이 쓴 이 주주서한이 책으로 나올 정도다. 거짓말을 하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말이다. 내 기억에 국민학교 앞 농협에서 요즘은 이자를 주는지도 모르는 통장에서 저 정도 이자를 본 기억이 있다. 93년~97년 이자를 구글링해보이 엄청 높다.

 


 그런데 이게 나 주는 조건이 아니라 받아가는 조건이 된다면 지옥이 따로 없는 일이다. 이게 사채랑 무슨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없는 수준이란 소리지.. 저다가 IMF발생하고 빛의 속도로 올라갔다. 그때 선배가 무역업을 하는데 1억짜리 L/C를 여는데 1억 3천을 현찰로 담보를 내라고 하는 은행을 보면서 은행이 사채랑 무슨 차이인가 생각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법정최고 이자가 20%다. 이거 넘으면 불법이지요?


 이런 암울한 미래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경제정책, 나라의 이익이 되는 정책(일부가 아니라), 미래 세대들이 성장하고 안전한 미래가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리 꿰차고 비행기 타고 역할놀이하라는 것이 아니다. 백성들 속여서 표 받고 자리 차지하고 역할 놀이하며 일을 안 하다가.. 속은 바보가 뚜껑 열리면 누구 말대로 다 죽는다. 엔간이 해야지. 진짜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서 상식적인 세상이 되길 바란다. 그런데 담주에 주식도 아니고 또 환율이 오르려나.. 에혀


#환율 #경제 #나라_망했냐? #아이고 #khori

매거진의 이전글 번갯불에 콩 튀기듯 3월은 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