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라 책을 하나 샀다. 비행기에서 읽어 보려고 샀는데, 재미가 없다. 시간은 흐른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간이란 개념은 사람이 만든 게 아닐까 해서 샀는데. 뱅기 타기 전 서점에 들러 하루키 책을 하나 샀다. 가면서 읽는데 고만고만한 두 가지 세상이 흘러가고 참 지루하다. 이걸 다 읽긴 해야 할 텐데 졸리고 피곤하고.
좌석에 앉아서 영화를 이리 저러 굴려봤다. 웬만한 건 본 영화던가, 관심이 없거나 그렇다. 내가 두 번 본 첫 영화가 매트릭스다. 책을 읽다 떠오른 느낌 때문에 대사만 보려고 3편을 봤던 때가 벌써 10년이 지난 것 같다. 그 후로 강제로 보게 되는 경우가 아니면 찾아서 2번 감상한 영화가 드물다. 대신 나이가 들어가면 할 일이 없거나 어떤 생각 때문에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직도 그런 영화가 두 손가락을 넘지 않는 것 같다.
옛날 영화인 백 투 더 퓨처, 달봉이 별봉이 어렸을 때 같이 봤던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도 있다. 그러다 '만추'란 영화가 보인다. 내용은 살인자가 된 여자, 몸 파는 놈이 이렇게 저렇게 만난 그저 그런 스토리다. 김혜자가 나온 영화도 있던데 이건 본 기억이 없다. 찾아보면 스토리는 비슷하다. 그런데 내게 인상적인 장면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있다. 하나는 놀이공원 철거장에서 남녀의 장면을 영화 속 영화처럼 그려지고, 현빈과 탕웨이가 들려주는 내러티브다. 탕웨이가 시작하는 그 목소리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장면은 마지막 헤어졌던 카페에 앉아서 자꾸 뒤돌아보는 애나 첸의 장면이다. 풍경소리와 뒤돌아 보는 모습 속에 기대감을 갖는데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장면이다. 왠지 아쉬움이 여러 모로 남게 된다.
비행기에서 할 일이 없어서 찍어보긴 했는데.. 다시 옛날 영화인 잭 리처를 보긴 했는데, 글쎄 심각하긴 한데 너무 좀 작위적이란 생각을 한다. 어려울 때 나타나는 히어로를 기대하지만 현실에선 자기 일 충실히 하고, 조금이라도 미래를 위해 준비하며 가끔씩 멍 때리고 놀아제끼기도 바쁘다. 차라리 이퀄라이저 2가 재미있다. 덴젤워싱턴의 모습도 괜찮고. 말콤 X에서 처음 본 배우인데.. 한국영화인 3일간의 휴가는 보다가 잠들어버렸다. 별봉이 휴가 나오면 보려고 범죄도시 4는 아직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다음 주에 오는구나.
이와 별개로 싸돌아 다니며 주워듣게 되는 말을 보며 세상을 이리저리 생각해 보게 된다. 2018년 미중무역전쟁의 개시를 트선생이 개시했을 때 미국 전시회에 출품 계획으로 온갖 쌍욕을 들었던 시절이 생각난다. 2월 말까지 대표이사는 대표이사대로 잔소리를 하고, 미국 파트너도 매일 지랄을 해대고. 3월 20일 경인가 USTR Tariff list가 나오고 난리가 났었다. 사실 나는 미중이 2008~2012년 경의 미중 석학들의 열띤 논쟁에 대한 책을 보며 2016년이나 2017년에 한바탕 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출장 중 중국사람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는 2004년에 나온 미국의 Innovate Amercia와 비슷하다.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강화 위원회 같은 전략방향이랄까? 하여튼 시선생은 의도를 너무 빨리 밝혔고, 놀라 자빠진 늙어가는 미국은 Free & Fair라는 교역정책과 상관없이 only my profit이란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 대한민국이 벌이는 호구짓은 구한말이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최근 미팅에서 듣는 사실을 보면, 미국이 시작한 China-Ban이 조금씩 형태를 달리하고 있다. 2018년은 원산지, 중국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특정 기업을 외형적으로 제재했다. 지금 아저씨들이 20대 때 듣던 슈퍼 301조처럼. 우리나라처럼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나라들은 관련 품목의 경우 원산지 비율에 따라 협정관세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처럼 EU, US, China, Asean등과 다양한 협정을 맺은 나라는 원산지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그럼에도 일본하고는 이런 게 없지. 미국의 입장에서는 우방의 틀이고, 좋은 일본 사람들도 많지만 동양 3국에서 일본은 그냥 왜(倭)놈 들일뿐이다.
그런데 한국 대기업, 해외 대기업 일부에서는 아예 중국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같은 산업인데 관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블록경제처럼 나뉜다. 그 내용을 보면 쉽게 제조 2025에서 중국이 집중하는 분야는 아예 빼버리고 싶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문제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이젠 잘하는 분야를 생각하면 아주 두통거리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전혀 경제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이고, 패권의 존립입장에서는 당연한 부분이다.
내가 듣고 보게 된 부분은 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 또는 커넥티드 솔루션등에서 제외한다. 그런데 아날로그 부품까지 제한하려는 과한 의도를 보일 때가 있다. 갑자기 TSMC가 일본에 공장 짓고 최소한 30%는 가격이 오른다고 TSCM경영자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국민이 호구도 아니고 공장에서 30% 오르면 최종소비자에겐 100%가 오른다. 세금도 아니고.. 글로벌리제이션이란 신자유주의 모토에 따라 20세기말에 더 경쟁력 있는 생산여건을 찾아 떠나더니, 이젠 더 비싼 생산여건에도 저 자식만 망하면 된다고 하는 이런 망할 정책들이 오가니 애덤 스미스가 본다면 기가막할 시대다. 사실 부려먹고 싸게 사다 쓰겠다고 자신들이 판 무덤이지.
세계 최대 밀농사 국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러시아와 전쟁 중이다. 사람이 죽고, 전쟁이 나는 일은 어떤 말로도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역사,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개발 역사를 보면 러시아가 미국처럼 뚜껑이 열린만한 일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중요한 건 식량값이 문제가 되는 일이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가 또 전쟁으로 식량시장에 영향을 주고 손을 잡는 것 같다는 내용을 듣게 된다. 그래 적이라고 규정된 놈을 맛보내기 위해선 온갖 다양한 방법과 기상천외한 전략을 쓰는 게 사람이라지만 다들 세상 사람들이 덩달아 맛이 간다는 건 고려 대상이 아닌 것 같다. 그 외에도 2차 전지로 통칭되는 배터리도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고품질의 제품과 이런 경제여건에 저렴한 품질의 중국산과 난리다. 국가는 인위적으로 시장을 나누고 있지만 세상이 그런 의도대로 될까? GVC라고 불리는 세상의 공급망은 4-50년 동안 미국의 신자유주의 물결아래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중국은 금을 어마어마하게 사고 있고, 미국은 어마어마하게 윤전기 돌려서 찍어낸 달러로 인플레이션으로 시달리지만 현재 그래도 가장 경제 상황이 좋은 편이다. 여전히 미국은 현재 1등이란 사실이다. 그런데 역사를 돌아보면 제국의 역사가 150-250년 정도고 미국이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의 금융권력을 얻고, 참전한 시점을 보면 시간이 많이 흘렀다. 나 죽을 때까지 1등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태어나서 지금처럼 미국이 떠들고 미국말을 이렇게 안 듣는 시대를 본 적이 없다. 어째 대한민국이 100년 만에 호구짓을 다시 하는 것을 보면 일종의 경고 아닐까? 세상이 조금씩 흐름을 만들며 변화하는 듯하다. 개판이 한 번 또 나지 않을까? 하여튼 인간들 쉬지를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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