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를 준비해 산업을 뛰어넘는 중

중국 전기차가 온다

by khori

한 세대를 준비해 산업을 뛰어넘는 중

25년을 마무리하며 자동차 산업 관련 책을 세 권정도 읽으려고 계획을 세웠다. 대학시절 한 과목을 공부하는데 주 교재, 보조교재를 하더라도 1-3권 정도다. 3권 정도 읽으며 관련분야의 최소한의 교양은 갖게 된다. 사실 대학 졸업하기 위한 과목을 책으로 환산하면 졸업할 때까지 5-60권 정도를 배우는 정도다. 졸업하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사실 도서관에서 아주 중국스럽게 빨간 책을 우연히 만나서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한 우연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동차보다 중국이 공산당 일당 독재라는 장점을 이용하고, 산업정책을 준비고, 각 개별기업과 사람들이 한 분야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보게 된다. 도광양회란 말처럼 거의 한 세대를 준비한 과정이라 사실이 놀랍다. 10년 전쯤 중국 경제학자들이 쓴 책들이 많이 번역되었다. 우리나라는 한국적 관점이라기 부가되기보다, 현세대는 미국 관점에 영향을 많이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중국 책들을 보며 조금 솔직하고, 다른 관점도 있고, 그들은 무엇을 준비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책은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서 중국은 우리가 이런 걸 했지라고 말하는 듯하다.


스스로 우스운 일이라면 먀오웨이가 누군지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 글이란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반영한다. 산업을 말하는 사람이 아주 순수하다는 느낌과 시장과 미래를 고려하는 사려 깊은 부분이 많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자신이 선택한 업에 순수하게 집중하는 사람들은 무섭다. 천재와 같은 사람이라기보다 우공이산처럼 한 땀 한 땀 이어온 과정은 쉽게 주저앉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배워야 할 점이라면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는 시각과 이해한 것을 어떤 방식으로 현실에 구현하는가이다. 이런 화두의 책들도 10-15년 전에 많이 흥행했었다. 다들 그러려니 하며 강산이 변할 시간이 지나고, 현실에 다가온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그렇다. 미래는 준비된 사람의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 비전과 왜 그런지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 그 미래의 잠재적 사건이 내 업과의 연관성을 숙고하는 것은 보면 쉽지만 직접 하려면 엄청난 열정을 태워야 가능하다.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거대한 석유자본을 전기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새로운 세대로 볼 수 있다. 중국이 이런 시대 변화의 조짐을 읽는 시점이 테슬라와 비슷하다. 서구의 개인주의적이고 천재적인 기린아가 국방부 돈 빌려서 세상에 도전을 했다. 중국은 국가주도로 산업패러다임의 변화, 자국의 현실이란 이해관계를 고려하며 같은 방향을 가게 된 셈이다. 국가주도란 하나의 시스템이고, 시스템이란 산업과 인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이런 점을 보면 우리도 어떻게 해야 할지 짚어 볼 부분이 많다. 비슷한 것, 더 잘난 것을 갖고 있으나 꿰지 못하는 것이 우리 산업의 아쉬움이 아닐까?


경제에서 미국식 자유주의에 기반한 방식은 사실 천재나 강자에게 유리한다. 승자독식이란 말이 요즘 좀 수그러들었다. 세상은 연결되고, 산업도 촘촘하게 몰라서 그렇지 연결되어 있다. 당장 희토류만 갖고 만지작 거려고 미국, 일본이 발작을 한다. 전기차처럼 기능은 동일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에너지원으로 인해 변하는 구조는 새롭게 준비를 해야 한다. 애플처럼 폭스콘 족쳐서 해결하기에 자동차 산업은 너무 많은 산업과 연계점을 갖고 있다. 이런 시장구조를 정부가 표준화와 육성정책을 통해 추진하는 방향으로 인적, 물적 자원이 움직이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우리도 유치산업보호, 산업육성 정책들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최근에 삽질하고 벽돌 쌓는 것에 집중되었다고나 할까? 내가 종사했던 산업도 network가 본격적으로 채택되기 시작하니 산업 종사기업들이 보여서 구닥다리 아날로그로도 된다고 하더니 400개나 되던 기업이 이젠 10여 개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한심한 노릇이다. 당시 현실을 보면 자본이 부족하고, 지식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새롭게 무엇을 한다는 미래 비전과 업의 철학이 궁핍한 것이다. 시장은 기대와 반대로 신기술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협력이란 걸 도통 모르는 산업 환경이 자초한 일이다. 가끔 앞선 세대들이 미래보단 오늘만 살자는 것에 매몰된 10-20년이 아닌가 할 때가 있다. 나도 자유롭지 않다. 그런데 중국은 기업이 안되면 정부가 틀을 짠다라는 방식에 가깝고 또 대공항 시절 케인즈의 정책을 평상시에 잘 유도했다고 봐야 할까? 이해관계를 떠나 잘 한건 잘한 일이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면 백성들은 대책을 만든다. 골치 아픈 일이다. 책에서 언급된 보조금 사기 사건이 그런 예이다. 우리나라도 기술개발, 기업지원으로 정책자금 받아서 노트 빽빽이 하며 되지도 않는 걸 하며 허송세월하는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이 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중국은 표준에 앞선 유럽의 표준의 검토, 미국 기술의 검토, 해외 기업의 유치와 개방, 개방을 통한 사람을 통한 지식 축적이 되고 결국 자생산업을 길을 여는 길을 열었다. 국가 표준의 설립을 통해서 신생산업의 규칙을 잘 준비해 온 셈이다. 원래 새로운 산업은 규칙이 없을 때 선빵치고 독식하며, 그걸 보고 국가가 규칙이 만드는 후행적 체제가 보편적이다. 중국은 국가가 주도하고, 운영상 중국체제의 강점을 잘 살린 셈이라고 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조금 불편하지만 공산당 일당이 정신을 제대로 박고 하면 집중력이 무서운 면이 있다. 조금 놀라운 건 완성 전기차와 변형(플러그인, 연료전지차량)과 핵심부품 산업, 기술개발까지 아주 심도 있게 빅 픽쳐를 그리고 지속적인 수정작업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배워야 할 점이다. 우리가 위협적으로 느끼는 현상은 그들의 부단한 계획, 수정, 노력, 개선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맘에 드는 부분은 중국이 부족한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바보거나 그걸 대비한 책략을 함께 준비했기 때문이다. 지피지기가 되어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책을 읽다가 10년 전부터 대륙의 실수라며 배터리, 보조 배터리, 파워뱅크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이제는 캠핑용 대형 배터리까지 쏟아져 나온다. 책을 읽다 보면 그럴만하다고 생각하고 또 이런 작은 부분들이 산업과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요즘은 전혀 상관없는 기업이 충천장치 사업을 하고 난리도 아니다. 비야디는 배터리 만들다가 전기차를 만들고 냉장고 만들다 전기차 만들고 이게 왜 가능한지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만큼 관련 산업, 관련 부품산업, 관련 기술산업이 전체적으로 분야별로 약진한 결과다. 국가 정책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책에서 언급이 적지만 사실 자율주행이란 부분 때문에 책을 선택했다. 중국은 영상분석 관련 산업이 독보적인 수준에 올라왔다. 쉽게 전 세계 길거리 CCTV 태반이 중국제품이다. IT기술은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뒤졌다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미국 제재로 제약이 존재하고, 땅이 넓어 우리나라만큼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대신 무선이 미국처럼 많이 고려되는 것 같다. 요즘 말하는 네트워크 보안은 글쎄? 미국에서 중국제품의 보안을 문제 삼고 1차 미중무역분쟁이 시작됐지만 개인적으로 일반인이 제품 해킹해서 파악하기 힘들다. 이슈를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한다. 다만 그런 위험이 몰고 올 개인정보보호 크게는 국가안보와 이슈가 생기니 다각도로 검토한 것이다. 쉽게 MS가 윈도 정품 확인하듯, 개인사용을 확인한다면 그건 문제가 아닌가? 이런 민감한 문제는 누구 편이냐가 중요한 것일 뿐이다.


그런데 기름 태우며 달리전 자동차가, 전기를 사용하며 달리게 되니 당연히 손쉽게 전기 전자적 제어, 프로그램들이 같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내연기관에 인공지능? 하려면 뭐든 가능하겠지만 자율주행이란 테마는 거대한 스마트시티, 스마트 그리드와 같은 미래방향과 부합하기도 한다. 결국 반도체 연산력이 관건이지만 동시에 그 연산을 통해서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영상분석, 통신, 보안, 인공지능등 소프트웨어의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탈부착이 가능한 MS, IBM계열과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듯하지만 탈부착이 불가능한 구조로 시장의 영역을 장악한 애플은 시장의 표준을 이끌었다고 본다. 어디서 만들던 전 세계를 굴러다는 자동차는 어쩌면 표준화를 이끌기 전까지는 각개전투 적자생존이다. 그렇게 표준이 나올 때까지가 지금의 현재란 생각이다. 표준이 자리 잡으면 표준위에 또 다른 차별화를 얹는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걱정이 앞서지만 미래를 위해서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책하고 상관없는 것이지만 결국 하드웨어적인 약진은 눈에 띄게 시작되었고, 소프트웨어적인 약진은 또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핵심 부품들의 수준에 따라 범위가 결정될 일이다. 그런 현실을 생각해 보면 우리 산업의 협력과 혁신을 되짚어볼 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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