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병법
최근 손장병법을 다시 읽을 기회가 됐다. 덤으로 따라온 오자병법도 함께 읽어보는 기회가 되었다. 두 책모두사례를 많이 담아두고 있어 이해하기가 쉽고 재미있다.
비록 비참한 최후를 맞은 오기를 보면 불현듯 아쉬움이 있다. 사견이지만 제갈량이 왕이 될 수 없는 이유라고 할 수 있고 다르게 표현하면 누구도 제갈량이 왕이 되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있다. 너무 뛰어난 그릇은 모두가 사용하고 싶을 뿐이다. 그릇에 갇힐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순신도 마찬가지 아닐까?
책의 시작부터 손오병법이라고 해서 무경칠서 중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을 최고로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 두 권을 읽으며 일정 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생긴다.
손자병법은 개론과 같이 본질적인 원칙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 마치 교과서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세상을 살며 '교과서처럼 되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이 말을 하는 사람은 교과서와 같은 기본을 마스터한 사람이거나 교과서도 제대로 모르는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는 말할 필요가 없지만, 후자는 현실의 오만 변화에 대응하려는데 원칙만 갖고 나온다는 푸념처럼 들린다. 다르게 보면 실력이 부족한 것이다. 원칙 위에 변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면 사후에 문제 정리를 반드시 요구하는 임시방편도 아닌 임시땜빵이 되기 때문이다.
오자병법은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의 case study 같은 느낌을 준다. 무후가 묻고 답하는 오기의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그가 현장에 집중하고, 현장에서 문제와 해결책을 찾고, 대책을 만들어 실행하는 실전형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다르게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에서 완전무결은 없다는 전제는 필요하지만.. 손자병법은 하나의 큰 기본 원칙이고 전략 수립을 위해 효과적이다. 오자의 실전 대응은 전술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전략과 전술은 같은 방향이란 전제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전략과 전술의 사이에 시간의 흐름과 변화가 존재한다. 당연히 불이 나면 불을 끄거나 피해야 하고, 물난리가 나면 뚝을 쌓거나 높은 곳으로 피해야 한다. 현장은 예측한 것과 비슷할 수 있지만 똑같지 않다. 오히려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원칙에서 표준편차처럼 움직이는 범위, 효과적인 범위관리라는 측면으로 보면 오자병법을 좀 더 쉽게 읽어 볼 수 있다. 그렇게 목표, 전략이란 틀과 현장의 변화와 대응이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이 전략과 목표에 효과적이라는 범위 오차를 감안하고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전략이란 틀과 전술이란 틀을 공감적 개념을 갖고 멀리서 넓게 본 후 다시 좁고 깊게 들어가는 것이 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문제를 접하며 너무 몰입하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한다. 뒤로 잠시 물러서서 전체에서 내 상황을 보고 생각해 보면 훨씬 도움이 된다.
결국 리더는 결단력보다 판단력, 판단력을 위해서는 상황파악, 문제의 핵심 파악, 현재 자원에서 가능한 문제 해결법과 범위 예측 그리고 실행 다시 반복의 과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꼭 전쟁이 아니라도 내가 마주하는 세상의 변화를 대처하는 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차피 태어날 때 부터 깨달은 자는 없고, 공부해서 깨달으면 현명한 것이고, 개고생을 접하고 공부해도 우수한 것이다. 다만 개고생을 하고도 배움이 부족한 것이 항상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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