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나를 볼 수 없을까?

인생 최악의 날 부처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by khori

책을 읽으며 읽고 나면 뭐라고 정리를 해볼까 여러 가지 생각이 있었다. 막상 컴퓨터 앞 모니터를 마주하니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며칠 이런저런 고민도 있고, 작은 이익도 있고, 오늘처럼 대형 프로젝트 견적을 내는 푸닥거리를 하고 나면 정신이 없다. 과거에도 그 자체가 재미있고 하는 일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자 이런 생각이 읎다. 그렇게 살다 보면 좋은 점이 있고 또 세상의 시류에 걱정이 생기기도 하는 나날이다.


개인적으로 종교라는 것에 관심도 없고, 종교를 갖고 있지도 않다.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종교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대부분 종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떨 땐 나약한 사람이 의지할 곳을 찾는다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제정신이 아닌 분들도 있고. 그런데 사진처럼 불교에 관한 책들이 여러 권 있다. 노자를 읽다 슬쩍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양자역학에 관한 책을 읽다 보면 이에 의외로 이런 분야와 두루 통하는 부분이 있다. 어떤 면에서 조금은 철학이란 관점, 어떨 땐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보기에 괜찮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최진석의 '건너가는 자'는 저자 보고 골랐는데 불교에 관한 책이라 의외기도 했다.


그런 인연인가? 제목이 재미있다는 생각으로 바라보다 우연이 되어 손에 책을 잡고 읽게 되었다. 저자는 하필 왜 최악이 날에 부처를 만났을까? 책을 읽다 보면 그 최악이 우리가 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다양한 사회시스템에서 접하는 최악이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스스로 나약해지는 시점에 우연히 만난 인연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고등학교 시절 나오던 일체유심조란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내 주변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내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어떻게 인식하려고 노력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탐, 진, 치를 설명하면 결핍, 결핍이 만들어 낸 욕망, 그 욕망에 대한 갈구가 마치 샴쌍둥이처럼 연결된 느낌을 갖게 된다. 얼마 전 오자병법에서도 가장 큰 장점이 곧 가장 큰 약점을 잉태한다는 의미를 보면 인간에게 완벽은 요원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변화 속에 유지하는 것이 말은 쉽지 어려운 일이다. 다들 평범하다고 주장하지만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드물다. 심리학자의 말을 빌면 현대사회 대부분이 제정신인 사람이 드물다. 우리가 성인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아마 주어진 다양한 상황에서도 지극히 평범함을 유지하기에 성인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인간의 외형적 구조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의 오감, 눈, 코, 귀는 모두 밖으로 열려있다. 만화의 외계인처럼 인간의 눈이 자신을 스스로 볼 수 있다면 거짓말을 하기 힘들 것이란 말은 그런 점에서 일리가 있다. 밖으로만 펼쳐진 감각기관에 따라 밖의 변화에 휘둘리면 나 자신을 쉽게 잊는다. 제정신이 아니니 당연한 말이다. 그런 점에서 제목은 내 안에 존재하는 부처를 찾는 시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밖으로 펼쳐진 감각은 마음속 심연의 나를 찾아보는 것, 꼭 명상이 아니라도 좋은 일이다. 꼭 부처가 아니라도 명상, 걷기를 통해 내 안의 감각을 찾아보고 스스로를 깊이 이리 저리 느껴보는 과정을 통해 왜 그래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세상의 흐름과 나의 흐름과의 균형을 매일 잡아가는 것 그것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갑자기 하던 일이 짜증이 날 때도 있던 때도 있다. 최근 며칠이 그렇기도 했는데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고 있는가? 그러다 나를 빼고 하고 있는 것들을 좀 생각해 보게 된다. 다시 또 나와 연결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정답은 없다.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좋은 생각으로 방향을 잡고, 좋은 행동을 이끌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함으로 내 여집합이 나를 정의하지 않을까? 여러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업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다음 생엔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행동은 지금 필요하니까.


책의 한 구절 중에 실망은 바라던 것을 얻지 못할 때와 그것을 얻었을 때란 구절이 인상적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