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책과 이어진다

투자습관

by khori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책은 나랑 인연이 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겐 종종 자주 이런 느낌이 되는 일이 있다. 하나의 책을 읽고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를 맴돌다 우연히 잡은 책들이 그런 머릿속 생각에 좋은 영감을 주는 책들을 만나는 경우다. 이런 일이 있으면 혼자 감사한 마음과 무엇인가 좀 좋아지려나 하는 어설픈 마음이 생긴다. 그보단 생각의 후련함이 좋을 때가 많다.


오래전 절판된 소로스의 '금융의 연금술'을 구해달라는 지인 덕에 12만 원인가 주고 책을 산 적이 있다. 그 책을 읽다가 내가 머리가 참 나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글씨를 읽어도 이해가 안 되니 말이다. 그리고 책을 전달하고 잘 이해되냐고 물어봤다 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2-3년 전에 소로스의 책을 통해서 읽고 난 뒤 이렇게 쉬운걸 그렇게 어렵게 글로 쓰냐라는 마음 깊은 곳에서 나왔다. 최근 이 책이 재발매가 되어 주문을 하긴 했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을 기다리다 들른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찾았다. 2006년에 나온 책이다.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를 비교하며 기초적인 투자습과, 투자원칙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다. 본질의 구조를 잘 들여다보면 노자와 유교가 반목함으로 상호 보호적일 수 있다. 그 본질의 공통점이 존재하고 구현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즈가 시장을 대하는 자세는 다른 듯 보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의 본질적 원칙의 유사성을 또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레이 달리오가 '원칙'이란 책을 낸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워런 버핏의 1원칙과 2원칙을 자본보호라는 말로 설명하는 대목이 아주 맘에 든다. 동시에 그들처럼 따라 해도 잘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한 가지는 그들의 지식, 경험만큼 스스로 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따라 하는 입장에서는 리스크다. 이 보이지 않는 시간의 간격은 한 번에 극복되지 않는다. 스스로 주식투자인지 투기인지를 하는 관점에서 보면 워런 버핏처럼 안전마진, 미래현금할인을 통한 현재 가치의 재평가를 스스로 하기는 어렵다. 재무제표를 인공지능에 넣어 계산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그 데이터도 최소한 5-6개월 전의 사실에 가깝다. 시장은 실시간으로 변하고 이 변화가 수익과 손실을 만든다. 내부정보가 아니라도 시장의 다양한 정보를 통해서 가늠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 방법은 내겐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어렵다.


소로스의 방법은 내겐 보다 현실적이고 이해하기 쉽다. 마치 노자처럼. 인간은 불완전하고, 이성적이라는 전제는 정말 동의하기 어렵다. 가끔 이성적이라면 몰라도. 지금 세상을 봐도 그렇다. 이 인간 활동의 결과인 시장이 완벽하다는 전제는 이론과 이론 모델의 수학적 검증을 위해서라는 가정에 불과하다. 전제조건이 바뀌면 산식이 계속 바뀔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데 사람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표준편차를 키우듯, 오를 땐 분석보다 더 오르고, 내릴 때 분석보다 더 내리는 현상이 불가피하는 점이고 이런 큰 변동의 폭이 큰 수익과 손실을 동반한다고 봐야 한다. 가끔 주가를 보다 보면 공감하기 쉽다.


결국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갖는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책에서 예를 든 보험계리사처럼 수익 0% 처분, 손실 0% 손절과 같은 기계적인 원칙을 세우더라도 그 원칙을 실행하는 것이 인공지능이 아니고선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나도 이 정도면 저점에 가깝다고 생각했어도 내려오지 않거나 더 내려가거나 그걸 알기 어렵다. 대신 일정한 주기의 저점 수준에 한 주 정도는 사서 관찰을 하게 된다. 더 내려가면 한 주 더 사보기도 하고, 오르면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더 살까, 팔까에 대한 자기 훈련을 하기도 한다.


그보다 내가 하고 있는 직업적 일의 수익 효과가 가장 크다. 최근 폭락에도 빨간색 계좌를 보며 내가 최근에 바꾼 생각은 큰 욕심보다 하루 담배값정도 수익이 나면 즐겁지 아니한가로 태도를 바꾸고 나서 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정확한 투자 원칙을 세웠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투자가 대세라고들 하지만 내겐 아직 직업이 대세긴 하다. 그래도 소일 삼아 작게 하는 투자를 통해서 마음가짐이 조금은 전보다 좋아진 듯하다. 이 책을 통해서 내 마음가짐과 책이 설명하는 조언, 이해가 되나 실행력이 부족한 것을 되짚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기회가 되면 일독을 권해도 괜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