Кафе, Галерея искусства стран

우연히 들른 카페 갤러리

by khori

이번 출장에는 토요일에도 미팅이 잡혔다. 주말이 겹친 출장은 반갑지 않다. 이국만리에서 쉰다는 점보다는 무료한 주말을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가는 출장은 더욱 그렇다. 금요일 12시간이 넘는 미팅, 토요일 오전과 점심시간을 모두 고객과 상담을 하는데 시간을 쓰고 난 뒤에는 참 무료하다. 월요일 미팅까지는 시간이 남으니 도시를 활보해 보기로 했다. 멍떼리고 시간을 보내는 대신 얼마전부터 취미를 붙인 박물관 미술관을 다녀보기로 했다.


첫 행선지는 The Pushkin State of Museum in Fine Art라는 곳이다. 55루불이면 끝에서 끝까지 갈 수 있는 지하철을 타고 조금 걷기로 했다. 러시아의 지하철 역사는 곳곳이 유적이다. 대리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플랫폼, 조명 그리고 2분이면 쉴세없이 새로운 열차가 들어와 밀리는 일도 없다.


IMG_8076.JPG

길 건너 그리스도 대성당이 보인다. 미술관도 여기도 있고, 초록색의 멋진 건물에도 있다. 파란 하늘이 마음을 더욱 시원하게 해준다. 사실 저런 모양의 성당은 도시 곳곳에 있다. 이슬람 모스크처럼 생겼다. 이슬람, 그리스정교가 마치 혼합된 듯 러시아의 문화는 알려지지 않은만큼 신비로운 구석이 있다. 낯설기 때문이다.


IMG_8082.JPG

푸쉬킨 박물관에 도착하기 전, 오른쪽으로 조금 보이는 보이는 곳이 그곳이다. 조그마한 갤러리(Галерея)가 보인다. 킬릴어로 된 글자가 영어로 읽히기 시작할 때가 되면 집에 가야할 시간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쪽은 모두 우측통행이다. 왼쪽문은 Staff only이고 오른쪽으로 들어갔다. 입장료 400루불이면 지금 환율로 7천원 남짓한다. 코트를 맡기고 contemporary art를 구경해 보기로 했다.

IMG_8083.JPG
IMG_8091.JPG
IMG_8087.JPG
IMG_8088.JPG


예술적 감각이 없는 문외한에게는 이해하는 깊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종종 알 수 없는 점, 선, 면, 공간을 차지하는 그림과 조형물들이 낯설기도 하다. 또 이런 것은 아닐까? 상상해보고 그 상상히 작품의 제목과 일치할 때에는 또 즐거음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의 정신세계가 대단히 오묘하기도 하고, 또 엉뚱하다고 생각된다. 중세시대의 그림처럼 척 보고 아는 그림이 더 쉽고 이해하기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IMG_8100.JPG
IMG_8101.JPG
IMG_8099.JPG
IMG_8098.JPG

상설 전시관 쪽으로 걸어가다보니 어째 낯익은 그림들이 보인다. contemporary art전시회에서의 소외감과 달리 친숙하다. 자세보니 고흐의 그림이 맞다. 예전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본 기억이 있다. 책으로도 본 기억이 있는데 그런 그림을 직접 대면하는 것은 좋은 감동을 준다. 상설전시관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다음에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IMG_8115.JPG

어제는 고객이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방문을 환영한다며 애국가를 틀어주는 일도 있었다. 남북한은 화해의 분위기를 넘어 종전을 통한 시대의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그런날 이런 미술관에 들러서 토요일 오후를 보내는 것도 혼자 온 출장의 즐거움이다.


IMG_8130.JPG

5월 1일 노동절이 구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큰 휴일인가보다. 도시 곳곳이 휴가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따뜻한 날씨가 봄을 알리듯 모두들 분주하다. 미술관도 예외가 아니다. 가끔 중국인 관광객을 싣어나르는 대형 버스들의 무리가 과거 내가 어린 시절 보던 한국의 기억과 흡사하다.


IMG_8117.JPG
IMG_8121.JPG
IMG_8122.JPG


IMG_8116.JPG
IMG_8120.JPG
IMG_8118.JPG
IMG_8123.JPG

그림을 보며 아무생각없이 걷다보니 그림이 조금 묘하다. 처음엔 조금 어색한 모습에 자세히 가서 보니 피카소의 작품들이다. 추상화라는 편견과 달리 일반적인 피카소의 그림을 보다니 참 행운이다. 볼라드의 초상은 그림으로 보면 눈에 윤곽이 잘 안잡히던데 카메라로 보면 훨씬 잘 눈에 들어온다. 후레쉬를 쓰지 않으면 사진찍는 것을 대부분 허용한다. 그렇지 않은 곳에는 금지 표시가 별도로 있다. 가끔 눈과 카메라로 보는 그림이 참 다르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카메라로 보고 눈으로 보면 카메라가 더 잘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아날로그를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하는 상실된 부분에 익숙해 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IMG_8131.JPG
IMG_8133.JPG

그렇게 또 한 코너를 지나치는 칸딘스키 그림도 있다. 눈이 한참 호강을 한 셈이다. 그것도 목적지를 벗어나 샛길로 벗어났는데 말이다.


IMG_8112.JPG

그림 제목이 토요일이다. 아낙네들의 표정이 뾰루퉁하다. 주말엔 쉬지도 못하고 애들부터 남편까지 집에서 뒷바라지를 해야하는 고단함을 나타내는 듯 하다.


IMG_8134.JPG

대주교인지 추기경인지 깜직하다. 실제로 보면 엄숙하고 고리타분할 수 있지만..


IMG_8136.JPG

파리지엔느의 일요일은 더 웃음이 난다. 그 시대에도 일요일에는 다림질이군요. 나는 내일 뭐하지 하는 생각에 자꾸 웃음이 난다. 나도 뭐 할일은 없지만, 다림질을 할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IMG_8137.JPG

아마도 도시를 걷는 이름 없는 남자의 그림이 현재의 나에게 딱 맞는것 같다. 머리가 저렇게 번쩍거리지는 않지만, 저렇게 도시를 걷고 있는 셈이다.


IMG_8126.JPG

얻어걸린 미술관에서 피카고, 고흐, 칸딘스키까지 볼 수 있다니 참 행운이다. 세상은 내가 바라는 방향만으로 움직이지 않지만, 그래도 그 방향을 잃지않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그러다보면 얻어걸리기도 하는 행운이 생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