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쓰리쿠션 중
명절이 다가오는 주에 장돌뱅이처럼 돌아다니는 일이 그저 그렇다. 어딘가 정착을 한다는 것이 주는 익숙함이 좋을 때가 있고, 새로운 미지의 장소를 방문하는 신선함이 좋을 때가 있다. 방문의 간격이 주는 반가움도 그렇다. 무엇보다 내 마음이 어떻게 느끼는가가 어려운 일이다. 머리로는 이해가 착착 잘만되니 더 야속하다.
추운 달라스를 떠나서 LA로 오기전 지인들과 약속을 했다. 오랜 인연으로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다. 공항까지 마중을 나오시겠다고 하시니 말릴 수도 없고 죄송스럽다. 함께 이야기하고 식사하고, 그간의 안부를 묻는 일이 정겹다. 출장에 주말이 끼어 한가할 때엔 만날 사람들이 있는 곳이 좋다. 아니면 무료한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 걷는다. 가끔 갤러리도 구경하지만 정체된 과거의 시간보다는 생동감 있는 현재가 좋다. 이것도 장소탓인지 사람탓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오늘은 놀러가자고 한 날이다. 매번 호텔 사무실만 셔틀하다 바닷가를 가기로 했다. 왠일로 놀러를 다니냐고 하시니 어색하단다. 어느덧 출발부터 행선지는 레고랜드로 향하고 올라오는 길에 허핑톤비치까지 해안가를 돌면서 올라왔다. 일이 잘 안되는 것도 아니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내지 않은 것도 아닌데 참 마음이 편치않다. 잡생각이 많아서인듯...
내일 미팅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가서 오늘 보낸 시간의 정지된 모습을 다시 더듬어 봐야겠다. 시차가 쓰리쿠션이 되서 어디쯤의 시간을 살고 있는지...유럽인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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