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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Mar 03. 2019

못된 상사(上司)를 갈구는 발칙한 상상 9

못된 상사가 강조하는 것이  실마리다

 조회수가 늘어나면 나도 부담이 된다. 10개만 써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글이 천 명이 넘는 조회수가 두어 번 나오니 내가 더 신기방기 하다. 나도 보통 사람과 같이 직장인이다. FM을 제일 먼저 제거하려는 못된 상사가 있는가 하면, 실력을 쌓아가며 목표에 도전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만나며 직장생활을 통해 세상을 살아간다.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목표를 향해가는데 시간이란 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하지만 거창하게 일을 벌이지 않아도 세상의 곳곳에서 조금씩 올바른 접근을 시도하는 용기를 갖는다면 세상은 훨씬 살만하다. 내가 걸어가는 세상의 방향이 올바르다면 조금 더딘 것도 감수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질문을 통해서 상대를 간파하고, 파악된 정보를 기록하고, 내가 소속된 곳에서 내게 주어진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동시에 사람이 갖고 있어야 할 예의도 중요하다. 거창한 예의보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죄송해요 또는 미안합니다'와 같은 작은 일상의 대사는 세상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사회초년생이라면 이 세 가지만 꾸준히 잘해도 훨씬 괜찮은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런데 못된 상사가 직원을 하루 종일 갈구는 방법은 "그래서?", "그런데?"를 서너 번만 물어보는 것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다. 깊은 빡침이 용솟음친 부하직원의 눈빛에서 야생의 기운이 뻗치며 삐뚤어진다. 그러면 다시 업무가 아니라 "태도가 왜 그래", "어디서 배운 말버릇이야?"로 시작되는 기획된 행패를 한참 더 받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그래서?", "그런데?"의 업무 취조로 돌아가면 정말 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이 된다. 여기서 한숨 쉬면 본격적으로 만신창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부하직원은 이런 것을 '갈군다'라고 말한다.


 상사도 가끔 상사의 상사한테 이런 꼴을 당하고 공자님이 하지 말라는 '화를 타인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할 때도 있다. 어쨌든 하라고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럴 땐 잘 참아야 하는 정신력과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 태도가 중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호흡을 천천히 길게 하고 가슴을 쭉 펴고 천천히 이야기하면 머리를 써야 할 타임이다. 배짱도 훈련되면 늘어난다. 넋두리, 화풀이는 그때를 피해서 해도 된다. 왜냐하면 지는 싸움을 해야 할 때는 아주 아주 소중한 것이 걸려있을 때 하는 것이다. 논쟁, 승부를 간다는 것은 이길 확신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전략이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른 목표 추진과 관련해서 최악의 상황을 contingency plan으로 두고, 어떻게 할지의 계획과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며 base line(기준선)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급박할수록 숨 쉬면서 나쁜 지시와 유혹이 올 때에는 머리를 써서 시간을 벌어야 한다.


 오늘은 못된 행동을 하는 상사를 대처하기 위해서 좀 더 파악해 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들의 목표를 위해서 주장, 지시를 많이 하고 지적질도 많기 때문이다. 옳은 주장은 받아들여야 한다. 가끔 못된 행동을 하는 놈도 가뭄에 콩 나듯 옳은 일을 할 때가 있는 법이다. 부적절하고 부당한 주장,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는 일을 현명하게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자주 생각이 바뀌는 것은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잘 아는 사람은 '딱 보면 몰라, 00잖아!", "아이고 아서라 내가 하지"라는 말을 더 잘한다. 종종 어디서 보고 왔는지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뜬구름을 잡으며 "내 말이 맞지, 이해가 돼?"라는 소리는 동의나 반대가 아니라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라는 유연성이 필요한 이유다.


 의사결정을 못하는 이유는 무지하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은 결정할 수 없다. 찍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이후에 실력을 키우지 않는 다면, 찍는 것은 잘 찍으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되고, 잘못 찍은 것은 당장의 문제가 된다. 게다가 그들은 책임이란 단어를 대단히 두려워한다. '책임지고 사퇴'라는 말밖에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입으로는 책임을 내가 진다고 하지만, 어떻게 하면 책임을 지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모략꾼의 모습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활력은 대단하다. 그 사람이 조직의 역할을 수행하는 생각의 모습일 수 있고, 살아가는 전략일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의 행동에 집중해서 봐야지 사람 자체가 나쁘다는 부정적인 시각은 갖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네 인생을 내가 책임진다"는 말은 100% 사기꾼의 전형적인 형태다. 부모도 내 인생을 100% 책임지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를 슬로건을 통해서 해보려고 한다. 광고를 보거나 캠페인을 보면 간단하게 주장을 펼친다. 기업들의 기업 캠페인 광고를 기억해보자. 전자업종의 기업 슬로건 중 기억나는 '또 하나의 가족', 'Life is good', 'Make.Believe', 'ideas for Life' 같은 슬로건이 있다.  멋있어 보인다. 이 회사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면 그렇게 될 것 같은 화려한 영상과 자막이 흐른다.


 하지만 '또 하나의 가족?', 'Life is good?', 'Make.Believe?', 'ideas for Life?'이라고 하면 '풉'하고 웃음이 날 수 있다. 해당 기업에 종사자에게 물어보면 굉장히 적대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대부분의 슬로건에 물음표를 붙이는 순간 우스꽝스러워진다. 슬로건은 지향점이다. 현재의 결핍을 채우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조직에서 어떤 것을 하자고 하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그 말는 현재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이 fact다. 최근 LGway 같은 슬로건이 훨씬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나라의 정책을 봐도 그렇다. 정의사회구현이라고 힘차게 부르짖던 정부는 정의와는 거리가 멀고, 법치와 준법을 주장하던 정부는 위법으로 감빵행 인사가 속출한다. 재미있는 사실 아닌가?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도둑질을 많이 하는 사람은 누가 내 것을 훔쳐갈까에 예민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타인이 나처럼 법을 지키지 않을까 걱정한다. 업무 농땡이를 자주 쳐 본 사람이 농땡이치는 사람에게 가혹하다. 내 경험에서는 기업의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자리가 올라갈수록 규칙 준수, 신상필벌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실력도 없으면 '왕년에 내가 말이지'만 외치게 된다. 나이가 많아서 상사가 된 것이 아니다. 실력과 경험이 있어서 그 소임을 시키기 위해서 직책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실력은 경험보다 훨씬 강력한 무기이며, 지속적인 학습은 인간에게 주어진 만능열쇠다. 역지사지라는 말을 모두 잘 안다. 못된 상사의 압박이 다가오면 내 입장에서 생각만 하지 말고, 못된 상사로 빙의해서 '재는 왜 지랄이지?'라는 질문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를 알지 못하는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부적절하거나 부당한 지시로 압박하는 못된 상사가 강조하는 부분을 다시 돌아보자. 그것이 곧 치명적인 약점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일 때가 많다. 결국 그 내용이 그들을 옥죄는 원인이 된다. 내가 달리 제대로 물어보고, 사실을 잘 정리하며, 규칙을 지키며 올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때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사람이 빈틈이 없고 빡빡하다'라고 할 수 있지만, 스스로 동료에게 인사 잘하고, 싹싹하며 사람의 향기를 펼친다면 큰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회사 비용을 낭비적으로 쓰는 사람은 나 없이 타인이 쓰는 비용에 깐깐하다. 자기가 있으면 별 문제가 아닌 듯 행동한다. 업무보다 회식비, 출장비에 민감하고 성과는 대충대충이며 경비 10원 20원에 직원들을 닦달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동료에게 물적으로 심정적으로 인색한 사람들은 품격이 낮은 경향이 있다. 조금 비굴하면 이익과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못된 상사는 비굴함이 아니라 자리를 활용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들이 비용과 관련된 결재를 반드시 하도록 한다. 모든 조직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될 때는 돈 문제가 제일 많다. 그리고 비용과 관련된 기록은 주장한 대로 아주 꼼꼼하게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정리해 준다. 결제에 대한 결재를 받는 것이 성가실 수 있지만, 일하지 않는 사람은 비용 쓸 일이 없다. 비용을 쓰고 더 큰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못된 상사란 하는 일 없이 비용을 쓰거나, 되는 일도 없이 비용을 쓰는 경우에 해당된다. 실력이 없으니 한풀이라도 해야 하고 놀기도 해야 하니 못된 상사일수록 스트레스로 인한 낭비적 비용이 많다. 문서 결재도 마찬가지다. 싸인과 도장을 찍는 것은 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이렇게 쉽게 면죄부를 줄 필요가 없다.


 두 번째로 내용을 알지 못하는 일에는 내용을 파악할 때까지 서명하지 않는다. 보험만 모르고 찍는 것이 아니다. 결재서류에 기안자로, 중간 검토자로 결재하는 것은 그 일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잘못된 일이라면 반드시 그 사유를 명확하게 적고 반려, 보류도 진행해야 한다. 그러면 부적절한 일의 원흉을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조직구조상 하위 직급이 상위직급의 보류와 반려를 하면 난리가 난다고 생각한다. 옳은 일이라면 내 경험에서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되려 지시받은 사람에게 이 결과로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를 반려사유와 보류 사유에 적어주는 것이 더 크게 베푸는 것이다. 종종 이러면 결재 루트를 바꿔서라도 진행하는데 잘못된 일을 추진해서 제대로 되는 경우를 보기는 힘들다. 편법은 결국 징계를 부르는 지름길이다. 경험으로 보면 못된 행동을 한 사람들끼리 자중지란이 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물론 더 큰 닥달이 오면 “아휴 그런 뜻이었어요”하고 웃으면 그의 뜻을 꼼꼼하게 적어서 결제해준다.


 사례로 만들자면 온갖 잡다한 것을 쓸 수도 있다. 그런데 다양한 상황의 응용은 앞에서 말한 기초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재미있지만 잡다한 기술적인 대응을 기록하는 목적이 아니다.


 나는 질문, 정리, 기록, 규칙을 스스로 잘 지킨다면 업무적 지식 외에 더 많은 기술을 붙이려는 것보다 내가 종사하는 조직 속에서 올바르게 확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심플한 것이 강하다. 이를 위해서는 동료들의 지지와 응원을 얻어내야 하고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바른 행동, 생각과 인간미 있는 품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못된 상사를 골로 보낸다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부적절하고, 부당한 지시를 하며 실력도 없는 그런 사람도 동료의 틀속에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가능성을 안고 살아간다. 그들이 함께 협력하고 합의된 목표를 함께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리더가 되고 좋은 상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뿐이다. 실력이 경험보다 중요하다. 젊은 청춘들이 좀 더 용기 내어 잘한 것에 칭찬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 솔선수범해서 고쳐갈 수 있도록 좀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이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는 안 될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직장생활을 현명하고 슬기롭게 또 단호하고 똑부러지게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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