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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Feb 10. 2019

극한 직업

시대를 르와르 장르에 넣은 듯

 아침 일찍 조조영화를 보러 갔다. 조조영화는 평일 날이 제맛이다. 남들 출근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영화관에 간다는 재미가 있다. 사는 재미란 스스로 찾기 나름이다.


 2시간 조금 안 되는 러닝 타임이 빠르게 지나갔다. 요즘 영화는 과거보다 조금씩 길어졌다. 예전엔 video tape 때문인지 90 정도였다면 요즘은 넉넉한 DVD와 streaming service 덕인지 여유가 있다. 그 지나가는 시간이 지겹지 않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가 왜 재미있다고 느껴졌지? 그런데 감독이 이병헌이네? 그 이병헌이 그 이병헌은 아니네. 그런데 왜 재미있다고 느끼지? 천만이 넘는 관객 입소문 때문인가?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스스로 나를 투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려서 한참 재미있게 보던 폴리스 스토리, 폴리스 아카데미와 같은 코믹한 경찰 영화의 추억이 있다. 영화의 한 장면에 흐르는 영웅본색의 주제가 반가운 르와르의 추억도 있다. 영웅본색 1편도 마지막은 부둣가 총격 장면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하균과 류승용의 펀치 교환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패러디처럼 코믹하다. 레슬리 닐슨의 총알탄 사나이처럼 과도하지 않지만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또 지금의 삶도 투영하는 것 같다. 승진한 후배가 소고기를 산다고 제일 먼저 쫒아가는 고 반장을 통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인 것은 아닐까? IMF 시절에 세상에 나와서 잠시 반짝이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힘들지 않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시대가 20년이 다 돼간다. 


 그들도 모두 한 가닥 하는 실력을 갖고 있지만 성과중심의 세상에서 실력 발휘는 고사하고 자꾸 뒤처지는 모습을 살아간다. 그런 연민과 그들의 반전이 주는 즐거움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나는 이 영화는 각본과 각색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어리숙한 행동, 경찰과 어울리지 않는 특기, 그들도 똑같이 세상을 살아가는 직장인이기도. 가끔 영웅을 기대하지만 평범함의 중요성과 균형이 필요하다. 


#극한직업 #르와르 #영화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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