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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Mar 17. 2019

재즈처럼 혁신하라

오케스트라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 필요성은 존재한다

 책을 산지 2년이나 묵혀서 읽으면 깊은 맛이 날 줄 알았다. 한 챕터씩 읽던 경영의 실제가 시간이 된다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예전에 재미있게 읽고 드러커 관련 서적은 그럭저럭 많이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가 경영을 인문학이라고 정의했듯, 그의 책을 통해서 인간이 운영하는 조직운영과 그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아주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잘 이해했다는 것은 그가 직접 체험하고 관찰하며 기록한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도 그런 드러커를 잘 이해하고 이야기한다. 대학시절 국제경영학 관련 조동성 교수의 추천도 있고, 화려하다. 하지만 내가 자주 실전을 하는 사람과 그 실전 속에서 관찰하는 사람과 제삼자로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저자의 정리를 통해서 나아갈 방향을 찾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해도 잘 안 되는 것이 현장과 기업가들의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그 간격 속에 살아있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다비드상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려는데 이 부분이 남아야 하는지 떼어내야 하는지 그 결정을 지금 내가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간격만큼 관찰자와 실행자는 차이를 갖게 된다.


 얼마나 바이어랑 술 한잔을 하면서 노래를 신청할 수 있기에 Take Five를 신청했다가 안된다고 해서 아쉬웠다. 사실 드러커보다 그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실수다"라는 말 참 많이 쓰는데.. 몇 년 전 LIFE전시회에서 본 "재즈에서 틀린 음이라는 건 없다. 음들이 틀린 장소에 있을 뿐이지 연주하는 그 음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에 오는 음이 그게 옳았나, 그르나를 결정하는 것이다 - Miles Davis"의 문구를 보면서 참 유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만큼 일정한 수준을 넘어 거장이 된 것이다. 피터 드러커도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인간만이 input보다 많은 output이 나오는 존재라는 깨달음은 경영학이란 협소한 범위에서 관찰하기 힘들다.


 그들의 말처럼 오케스트라와 같은 현재의 경영이 Jazz와 같은 즉흥성, 내 이해로는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가능성을 보는 것은 이상적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말처럼 하나가 우월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마블의 Avengers를 모으면 큰 일을 만들 수 있다. 그러한 영웅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공동의 목표에 책임과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큰 성과가 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엔 영웅이 부족하고, 수준 이하의 사람들도 공존해야만 한다. 그들을 위해서 오케스트라라는 것은 대단히 효과적인 경영과 생존 수단이기 때문이다. 즉, Jazz의 변주를 감당한 수준에서 가능하다. 주어진 악보와 지시에 익숙한 한계는 또 스스로 넘어야 자율적인 변주가 가능하다. 그 벽을 또 아무나 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것을 왜 넘어야 하는지, 어떻게 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살아있는 이야기가 들었다면 더 좋은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것이 나는 자기 계발서의 한 가지 한계라고도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가 이런 책을 읽는 것은 망각의 능력이 펼쳐져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한 번씩 되짚어 보기 위해서다. 


 무지에서 배움을 터득해서 모두들 specialist를 지향하게 된다. 전문성은 자기만족과 성취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specialist를 모아서 공동의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리더는 specialist의 역량도 갖고 있어야 하지만 generalist의 확장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언급된 지식의 실패를 나는 독학으로 "논리의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올바른 방향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하지만 실패한다.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면 논리적, 지적 판단이 아니라 감성정 좋고 나쁨의 판단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같은 테두리 안에 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된다.


 드러커의 이야기와 마일스 데이비스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 한 편의 재즈를 틀어놓고 보기에도 좋다. 하지만 Doubt before Believe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 세상을 현명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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