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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Jan 08. 2017

영업, 아무나 한다. 그러나 잘하는 건 아무나 못한다.

또라이와 성인을 셔틀 하는 종합예술인, 그곳에 道가 있다

 영업은 자존심이 강하고 멋져 보인다. 그러나 "장사나 하지"라는 넋두리 속에 아무나 해도 된다는 편견을 만들어 내는 조직도 드물다. 방식에 제한이 없고, 영업이 갖고 있는 팔색조 같은 모습 때문이다. 피상적으로 술 마시고 노닥거리며 하는 일이 없는 조직처럼 보이는 면도 있다. 다들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의 말이다.


 읽고 있는 책을 통해서 내가 고민하는 문제가 보인다. 열심히 보고는 있는데, 도통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제는 '왜 영업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고찰이 부족한가?'에 관한 것이다. 기업의 목표, 목표에 따른 전략, 전략을 수행하는 영업의 실행이 통합적으로 일렬화(alignment)되지 않는 문제다.  영업을 하면서 전략과 실행의 궤리는 당연하다. 변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변화와의 간격을 어떻게 줄여갈지에 대한 끊임없는 작업이 영업의 과정이다. 영업에서 새로움과 신선함이 떨어지면 생동감이 떨어진다. 삶, 연애, 인생도 마찬가지다. 자발적 신선함은 스스로 유지해야 한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며, 그 노력이 나를 조직,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다.


 쉽게 전투에 들어선 병사는 오로지 내가 마주하는 적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경영학적 조직구조에서 바라보는 영업조직에 대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투를 지위하는 영업수장은 전세의 형세를 판단하고 의사 결정한다. 단위 고객의 전술적 부분을 통제하기 어렵다. 단지 그들의 목표를 통제할 뿐이다. 마케팅은 전체적인 목표를 수행하는 입장에서 단발적으로 형성된 지형지세를 이해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진형과 전략을 만드는 조직이다.


 영업과 마케팅은 동류이지만 역할이 다르다. 그들은 대립하고 경쟁하는 조직 관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한다. 마케팅은 영업 조직이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전술적 수행능력이 부족하면, 만병통치약인 '무조건 싸게 팔기', '우리의 단점을 통한 불평불만'만 제기한다고 토로한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 반면 영업조직은 현실적 상황 인식이 부족한 주제에, 책상머리에 앉아 교과서 같은 철없는 소리에 좌절한다. '감 놔라, 대추 놔라'하며 손님까지 쫒으면, 큰 분열이 난다. 조직의 사일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의 맥락이 뒤틀린 결과다. 모든 조직이 alignment와 agile과 같은 점진적, 점증적 통합을 추구하는 방향 속에서 협동과 신뢰를 연료로 사용한다.


 최신 기술과 고객들이 요청하는 것을 반복해서 지원 조직에 이야기한다. 그래야 목표와 당연만 나의 문제,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문제가 해결됨으로 자연스럽게 우리의 문제가 해결된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solution, 해결책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 이야기하면 어깨 위에 달린 물건을 열심히 사용해서 만들어 볼 생각은 안 하고, 이 분야도 책상머리에 앉아서 하던 것만 한다. 남의 제품은 한 번 안 쳐다보고 하던 대로만 하는 그의 영역과 세상의 변화가 점차 멀어지기 시작한다. 일정한 임계점을 지나면 발로 만들었는지, 뭘 만들려고 했는지 알 수 없는 제품과 solution이 나온다. 개발 조직의 유치 찬란한 행태를 바라보는 영업의 시각이다. 개발 조직은 오늘은 이것, 내일은 저것이 필요하다는 잔소리만 하는 영업조직이 귀찮다. 만들어 주면 팔지도 못하는 조직이 시끄럽기만 하다고 생각은 개발 조직이 바라보는 영업의 부정적 단면이다. 제조업체의 개발, 영업, 마케팅의 소란은 대부분이 이런 일들이 커진 경우다. 그 외 소란이란 권한을 벗어난 행동, 조직의 프로세스를 지키지 않는 것이 묵시적으로 허용되는 월권처럼 규칙에 대한 문제가 커진 경우다.


 개발 전략과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연구소와 마케팅은 실행하는 영업 조직을 이기기 힘든 이유가 있다. 그들은 고객과 시장의 가면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뒷감당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영업은 영원한 출구전략이 존재한다. 싸움에 나선 장수는 승리를 위해서 군주의 말도 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연구 조직과 마케팅 조직이 시장과 고객을 대하면 같잖은 논리 승부에 대한 호승심으로 대패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야생의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게임 규칙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객을 이겨,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가? 고객과 시장은 안사면 그만인 일이다. 그 균형을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은 영업의 일이고, 그 기준은 상황에 따라 매번 다르다. 사람을 대하는 모든 직업은 인문이란 인간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 그런데 논리 중심의 조직이 될수록, 좁고 작은 개념에서 변덕스럽다고 한다. 스스로도 논리적이지 않은데 그런 가정은 너무 나이브하다.


 재미있는 현상을 본 경험이 있다.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을 도모할 때다. 개발 인력에게 만들었으니 팔아보라며 시장으로 내모는 경우가 있다. 영업은 병사가 늘면 전투력이 늘어난다는 초등학생과 같은 가정이다. '한 번 잡숴봐?'도 아니고 이는 영업조직의 전문성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다. 영업은 고도의 전문직이다. 상행위를 비롯하여, 그 산업과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 처리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파트너를 만들어 내는 협상과 외교도 해야 한다. 그런 일이 한 두 개 분야의 전문적 지식만 갖고 할 수 있을까? 왜 해외영업조직에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는가? 그건 언어 때문만은 아니다. 얄팍한 말재주로만 영업을 선택하면 재난과 사고가 끊이지 않을 수 있다.


 영업은 관련된 업종의 제품, 시장, 고객이란 세 가지 요소를 조합하는 조율자이며, 이 조율에 따라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의사 결정자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전략으로 고객과 시장에 다가가더라도, 고객이 사줄 마음이 없으면 그림 속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성공한 전략은 좋은 선택에서 시작한다. 실패한 전략은 실패할만한 선택에서 시작된다.


 제조업을 기준으로 좋은 제품은 스스로 팔린다. 최근 가성비(price performance ratio)를 논하는 것은 그 가격에 적합한 가치를 포함한 만족도에 관한 것이다. 표준화가 높은 제품은 시장이 크며, 마케팅을 주축으로 사업한다. B2B, 비표준 비중이 높은 산업, 맞춤형 제품과 solution은 장점에 기반한 영업이 주류를 이룬다.


  제품 전략이 시장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제품의 완성도가 곧 기업의 실력이다. 실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다. 구매할 의사를 떨어뜨리는 다른 이유는 기업의 추구하는 전략과 기업이 추구하는 비전과 차이가 있을 때 그렇다. 이 부분은 기업전략, 마케팅과 관련된 부분이다. 보증기간과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그렇다. 한 가지 영업외에 모르는 점이라면 고객은 그 영업 담당 녀석이 꼴 보기 싫으면 안 산다. 업계에서 사기꾼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또 그렇다. 이 문제가 어려운 것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대단히 힘들고, 알기도 힘들다. 사람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업과 개인의 실력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 역량(relationship, leadership에 따라 영업의 성과는 크게 달라진다. 태도, 언행, 행동, 인품과 같은 인문학적 소양과 배려와 같은 마음 씀씀이에 관한 것이다. 가격이 싸고, 좋으면 물건은 팔린다. 이런 배려와 태도는 감동과 신뢰를 증가한다. 더 큰 기회가 존재하는 이유고, 그래서 영업이 거기서 그 일을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 없이 개선하기 힘들다. 논리를 넘어, 사람에 대한 감성 부분까지 조화를 이뤄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란 지식의 딥러닝에 가깝다. 해외영업도 인력 평가를 받는다. 조직평가는 실적과 성과 중심으로 그려지는 한계가 아쉽다. 왜냐하면 그들은 분명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 계량화되지 못하는 항목에 대한 기여가 존재하고, 존재시켜야 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자동으로 처리되는 온라인 판매와 경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회계적으로 단품 손해를 감수하고도 더 큰 사업을 위해서 때론 더 큰 시간 단위의 사업규모를 만들기 위해서 일한다. 사고의 틀이 월, 년, 수익률에만 국한된 사람들은 이들을 또라이처럼 본다.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하지만 생각의 크기와 논리가 자신의 안목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월, 분기, 년 단위로 이해하는 사람은, 고객과 10년 이상의 사업과 관계를 그리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장자에 나오는 붕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말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지만 영업은 나를 지원하는 조직의 시간 단위를 고려해 줄 수 있어야 아니 그런 사람이 되어야 영업을 잘할 수 있는 소양이 있는 것이다.


 영업을 잘하는 소양이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1) 사람과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Think Why then ask, Don't stay 8 hours at your chair in a day)

      이것이 없으면 관찰력이 부족하고, 관찰력이 부족하면 배움 적어진다.

      배움이 적어지면  생각이 좁아지고, 생각이 좁아지면 행동이 편협해진다.

       Window(모니터)를 통해서만 세상을 보면 세상은 네모일 뿐이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


  2) 나를 판매할 줄 아는 사람이 돼라. (Sell yourself beofre Sales)

      이걸 잘못 이해하고 사용하면 사기꾼이 된다.

      차이는 타인의 마음을 얻어 상생하느냐, 나를 위해 이용하느냐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타인의 마음속에서 신뢰를 사서 마음의 빚을 적립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3) 연애를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Understand & Listen other's heart)

      바람둥이가 아니라 연애할 때처럼 경청하라.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소중한 마음가짐, 그러면 지위가 아니라 같은 눈높이에서 소통할 수 있다.

       이 태도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을 기다리게 된다. 사람은 시간을 투입한 만큼의 애정의 크기도 크다.


 3년을 하면 내가 하는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7년을 하면 시장의 움직임과 조직이 돌아가는 시스템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업을 꾸려가며 발전하는지를 이해하지 않는다면 그에게는 의미 없는 시간일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나의 역할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0년이면 자신의 신념을 품은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쌓여서 경력이 되었다고 실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력을 만든 재료가 경험일 뿐이다. 실력이 있어야 경력이 돋보이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경력은 조롱거리가 된다. 그렇게 시간이 더 지나면 내가 쌓은 것들을 이어갈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그들이 좋은 성과를 내도록 스스로가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순리다.


 자신만의 틀을 갖추지 못하면 어떤 분야에서도 성공하기 힘들다. 지식은 틀을 만들어 가는 기초다. 지식기반 사회는 피터 드러커가 발명한 것이 아니다. 기원전에도 인류 문명은 지식기반 사회였다. 제품, 언어, 지식은 3년만 스스로 공부하면 일정 수준 배울 수 있다. 대학 때 한 학기 7과목식 7권이라고 하며, 4년이란 시간에 배우는 책이 60권 내외다. 일 년에 30권 정도의 독서만 해도, 지식은 쉽게 채울 수 있다.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럴 의지, 마음 가짐이 부족한 것이다. 노력을 통해서 내가 선택하고 평생 가야 할 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경건함을 쌓아야 한다. 이 마음가짐과 마음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만화처럼 타인의 머리 위에 떠오른 전구가 나에게 copy & paste 되지 않는다. 깨달음은 오롯이 스스로의 몫이다. 뛰어난 사람보다 참된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삶에서 중요하다. 스스로 그렇지 못하면 볼 수가 없다. 아는 만큼 깨달은 만큼 볼 수 있는 것이다. 영업이란 그런 삶의 한 부분이다. 이런 자세는 영업을 넘어서도 유효하다.


 장사꾼이 천당에 가기 힘든 것은 유혹이 많아 주화입마(사기, 바가지, 욕심)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신뢰와 사랑, 소신을 지켜간다면 종교인과 다름없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일하게 商道라고 거창하게 道가 붙는 분야다. 어떤 학문에 道가 붙는가?  세상이 나로 인해서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돌아가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세상의 순리와 도를 위해서 노력하는 분야가 영업이고,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분야가 해외영업이다.


 내가 전공한 무역(貿易)이란 분야가 학문보다는 실무적인 분야로 학계의 폄하 속에 사라져 가지만(법률, 물류, 외교, 통상과 관련된 부분으로 분화), 경영학이란 논리와 전략, 전술로 무장한다고 전투를 더 잘한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해외영업에서 괜찮은 인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조직은 언제나 사람이 부족하다. 필요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주역보다 무역이 더 어렵다는 농담을 하지만 그 이유는 변화를 지속적으로 대응하는 공통점이 있다. 젊은 청춘들이 더 많이 해외영업이란 분야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해외영업 #영업 #소양 #해외영업분투기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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