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춘도 (★★★★)
아주 우연히 만난 영화가 꽤 재미있을 때만큼 기분좋은 일이 없다. SF, 스릴러, 액션, 판타지 이런 영화를 자주 보는 것 같다. 멜로, 드라마와는 거리가 있다. 사람은 일상에서 만나며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상상의 세계는 영화로 보는게 좋은 것 같다.
동양에서는 뿌리깊게 장유유서, 의리, 신의, 권선징악과 같은 문화체계가 강하다. 서양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표현방식이 더 드라마틱하다. 검성, 심련, 일천이라는 세 명의 남자는 의형제로 추정된다.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살아온 삶이지만 황실 근위대와 같은 금위의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살아간다.
보잘것 없는 직책의 사람들도 각자의 소중한 삶을 살아낸다. 그러나 불안한 정권속에서 권력자들에게 그들은 하나의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는 연민의 정을 느낀다. 어머니를 보시고 세상구경을 시켜주고 싶은 노검성, 의원 딸을 사모하는 막내 일천, 관기의 묘동과 소주로 떠나는 꿈을 꾸는 심련의 꿈은 참 소박하다.
권력의 수단이 되어 위험을 무릅쓰고 일신의 영달을 구하지만 매력적인 댓가가 오는 일에는 항상 위험이 넘쳐난다. 형제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간택된 일을 처리하며 도박을 하게된다. 그 도박이 다시 한번 권력자의 손을 닦아주는 일과 비밀을 아는 죄로 제거되야하는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위험의 댓가로 얻은 금전을 얻은 심련은 노심검의 승진과 일천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게 뜻대로 굴러가지만 안듯 인생의 격한 시련은 또 피해가는 법이 없다. 도둑이 금위의가 된 일천은 매일 갈취를 일삼는 사형의 늪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우직한 노심검은 형제들을 생각하며 우직하게 숙명을 받아들인다. 한껏 일을 벌린 심련도 사모하는 묘동과의 악연이 남아있다. 심련의 등에서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인생이 바뀌었을까요?"라는 질문만큼 우문이 없다. 하지만 그 우문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사람이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사람을 마음을 얻었는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잘 될것이라는 기대와 연민의 정이 묻어나는 영화다.
권력자와 권력의 하수인, 그리고 로검신, 심련, 일천과 같은 수족들이 권력의 구조에서는 아랫사람을 벌레처럼 볼 수 있지만, 그들도 모두 소중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일천의 사형이 일천의 빚을 갚기 위해서 노력하고, 심련은 자신에서 시작한 일련의 일들을 마무리해 나간다. 평온한 삶을 기대하지만 또 다르리라.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짜임새있게 구성되어있고, 영상이 아주 깔끔하고 이쁘다. 젊은 시절 유덕화를 빼닯은 듯한 심련, 스타일리쉬한 주정을 보면 중국드라마인데 일본 애니메이션을 참고한듯한 느낌도 있다. 재미있게 볼만 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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