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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Oct 20. 2019

동양화에서 서양화로...

One eyed Jack (★★★+1/2)

 허영만의 타짜는 정말 재미있다. 현실감 있는 대사, 통찰력 있는 대사까지 장르의 특성으로 저평가되는 경향이 많았다. 화면을 통해서 생동감이 들어가지 시작하고 그는 훨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평경장, 짝귀, 아귀, 고니의 1편은 전체 판을 구성하는 아이디어와 타짜들의 화려한 기술이 눈에 돋보였다. 일상의 평범함과 밤의 비범함의 경계를 살아가는 타짜들의 대조적이다. 고니가 마음을 품은 화란과 이대 나온 정마담도 대조적이다. 고광렬을 통해서 고수와 하수의 비교도 할 수 있어 더욱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1편의 마지막 장면이 다시 3편과 그럭저럭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타짜, 신의 손은 1편보다 더 자극적이다. 아직 순수함이 남아 있었다면 이젠 가차 없이 탄을 쏘면 돈을 챙기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도박의 소용돌이에 휩쓸려간다. 그 긴장감이 1편보다 높다. 이 1, 2편을 통해서 평경장, 아귀, 짝귀의 경쟁과 복수는 잔잔하게 흐른다. 이런 맛이 또 시리즈를 보는 재미다. 신세경의 당찬 모습이 정마담과 다르게 인상적이다.


 시대가 다시 변했다. 원 아이드 잭은 전편보다 시대가 뒤로 흘러간 기분을 준다. 그런데 동양화가 서양화로 변했다. 시대는 반대로 흘렀는데.. 도박판을 짜는 기술은 3편 모두 유사하다. 사람에게 잡을 수 있다는 허상을 심어 욕망을 폭발시킨다. 마지막까지 나만 바라보게 할 뿐이다. 애꾸가 '상대방만 빼고 모두 나를 도와야 한다'는 말이 고수와 하수의 시야, 설계의 수준 차이를 가늠하게 한다.


 각 캐릭터를 이어가면 다시 전체로 판을 짜는 영화 구성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애꾸는 결국 도일출의 조연이다. 1편의 고광렬과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히피와 같은 시선을 끄는 매력이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주연을 압도해 버렸다. 내 생각에 류승범에게는 멋진 역할이지만 차라리 레옹 같은 영화의 주인공이 더 어울릴 법만 모습이다. 그 바람에 최종적으로 모든 것을 걸고 승리한 도일출이 좀 옹색해졌다.


 고니는 정마담을 압도하고, 대길이는 순수하게 미나를 챙기고, 일출이는 마돈나에게 호구 아닌가? 차라리 물 영감이 보여준 다양한 모습이 일출에게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탈 좋게 나온 마귀는 그 강력한 힘이 표출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절제되어 있고,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그런 느낌. 아귀보다 좋은 탈을 갖고 아귀보다 높은 실력을 그려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점이 아쉽다.


 One eye Jack, 나도 이 말을 허영만의 만화에서 처음 봤던 것 같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Two eyed Jack은 눈을 통해서 조금의 정보라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one eyed jack은 다른 한쪽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타짜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굳이 진검승부를 할 필요는 없다. 계속 이기고, 이기는 것에 심취하면 전장에서 죽는다. 애꾸도 결국 복수라는 명분과 한 번 넘어보고자 하는 과욕으로 삶을 잃었다.


 구성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면, 동양화에서 서양화로의 변화관리, 리스크 관리도 성공적이었을 텐데 아쉽다. 전작이 워낙 흥미를 많이 주어서 그렇지 완전 망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벨제붑의 노래가 마지막인데 이 부분이 신의 손에서 차용되어 더 나올지 모르겠다. 홍콩의 코믹 도박영화보다는 훨씬 스릴 있게 만들어진 시리즈인데.


#타짜 #원아이드잭 #허영만 #영화 #만화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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