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중록 3
책을 읽을수록 전형적인 중국 드라마를 본다는 상상을 한다. 절묘하고 재미있다. 무협지와는 다른 맛이다. 추리, 멜로, 점잖은 코믹, 아주 세밀한 설정과 배경, 한시도 중간중간 맛나게 배치된 고품격 소설이라고 할까? 피곤함 속에서도 계속 붙잡고 본다. 사람은 참 묘하다.
황재하, 양숭고의 소망은 살인자의 누명을 벗는 것이다. 기왕 이서백도 자신의 내력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가고 있다. 그에게 한 가지 주어진 해설서라 말하기도 음습한 종이 하나다. 좋은 글자 하나 없는 종이에 빨간 동그라미가 생겼다 없어졌다 한다. 그것이 저주인지 그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경고인지 알 수 없다. 그들이 사건을 풀어가는 것은 탁월한 분석력의 황재하, 지금으로 보면 스마트 폰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이서백, 이들의 풀이를 실험으로 확인하고 증명하는 주자진이 핵심이다.
황재하가 사모했던 우선, 황재하의 미래가 될 뻔한 온양, 황재하의 곁에서 B형 못된 상전에서 점차 따뜻한 애정을 발산하는 이서백, 황재하를 숭상하는 주자진이 있다. 1, 2편이 황재하가 세상을 놀라게 할 사건 해결로 위치를 잡아가고, 더 복잡한 사건 해결 능력을 보여주었다면 3편에서는 정말로 자신의 마음속에 사무친 한을 풀어낸다.
세상은 참 얽히고설킨 일이 많다. 누군가의 은혜로운 행동이 꼭 보답을 받는 것도 아니며, 누군가 무심코 행한 행동이 타인의 재앙이 되기도 한다.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그렇게 서로 연결되면 우연과 기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설과 슬픔의 이야기는 그런 과정 속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담게 된다. 우선과 재하는 전쟁의 원수가 이생에 와서도 그런 인연을 이어가는 것일까?
섬세한 스토리 전개와 전개에 앞서 하나씩 배치한 소도구들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책이다. 자세하게 읽게 된다. 몇 가지는 예측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읽을수록 작가가 배치한 구조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아주 절묘하다. 추리소설처럼 한 번에 그 내막을 풀어가는 방식의 아쉬움은 있지만 천재적인 스토리 구성이다.
이웃집 드림님이 소설책도 보냐고 물어보시던데... 재미가 점입가경이다. 이젠 이서백의 소원만 풀어내면 해피엔딩이려나? 시대적 배경으로 봐도 권선징악을 벗어나진 안을 듯한데. 출장 다녀와서 마무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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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3국내도서저자 : 처처칭한 / 서미영역출판 : 아르테(arte) 2019.05.24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