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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히사이시 조가 말하는 창조성의 비밀

by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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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블리 스튜디오하면 미야자키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라는 멋진 콤비가 떠오른다. 멋진 두 어르신들이 아이와 어른을 넘나들면 좋아하는 순수한 작품을 만들어 낸다. 그 신박한 창의성은 정말 대단하다. 스토리, 영상, 음악 하나 떨어지는 것이 없다. 이웃집 토토로처럼 오래 기억이 남는 음악처럼 말이다.


샘터의 '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를 읽고, 뒷표지에 나와 있는 시리즈를 찬찬히 보았다. 그중에 히사이시 조의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라는 작가와 제목에 끌림이 있었다. '새로운 생각은 받아들이는 힘에서 온다'라는 김용택 시인의 책과 '노력은 외롭지 않아'라는 이름 모를 일본 작가의 책도 함께 구매했다.


요즘 pixlr와 picarts로 조금씩 만지작 거리며 자투리 시간을 쓰는 재미가 생겼다. 이런 재미가 다시 내가 정리하며 좋은 기억을 되새김하는 즐거움을 준다. 첫 페이지부터 히사이시 조가 작곡가로서 말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하루하루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그의 말처럼 나는 직장인이 나의 꿈도 아니고 직장을 다니려고 태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작곡가로서 곡을 쓰고, 좋은 곡을 만들어가는 것처럼, 나는 내가 종사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하나의 목표다. 삶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전문성과 별개로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찾는 중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전문성이란 이성적 세상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내 마음에 큰 기쁨을 주는 동시에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분명 목표와 성과중심의 세상에서 사는 삶과 달리 감성적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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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에서 큰 성취와 족적을 남긴 사람들이 꼭 큰 감동과 깊은 깨달음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깊은 깨달음을 갖고 큰 성취를 이룬 분들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말과 지혜, 깨달음이란 그 분야에서 얻은 것이지만,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깊이가 있다. 누가 보아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간결함과 본질에 직접적으로 다가서는 움직임은 읽는 이에게 큰 즐거움이다.


작곡가임에도 중간중간 사업에 대해서, 직장인에 대한 그의 비교분석은 그래서 더 확 와 닿는다. 위의 사진에서 작곡가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고, 악보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반 직장인들에게 제기되는 문제점은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전략과 전략을 수행하는 프로세스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똑같은 충고가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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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으로 시작해서 미니멀 음악에 심취했다 이를 닫고 엔터테인먼트 음악이란 영화음악을 했다. 그 속에서 사업적인 마인드도 담았다. 다시 클래식이란 근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다양한 음악활동을 한다. 그가 아수라장이라고 한 표현이 젊어서 사서 고생을 한다는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힘들고 고단함이란 말할 수 없을 정도겠지만, 그것을 넘어설 열정과 노력, 실행과 성취가 있어야 그 과정을 추억과 같이 웃으면 아수라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히사이시 조의 이야기를 통해서 시대의 음악을 공부하고, 나만의 음악에 도전하며 시대의 흐름을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다시 그 처음의 시작으로 돌아가 익숙했다고 생각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며 다시 새로운 음악을 시작한다고 믿는다. 그 속에서 그의 성취와 깊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 사진의 앞과 뒤에 소개된 이야기를 통해서 주어진 목표를 수행하는 그 순간은 고역이다. 시간이 흘러 돌아보는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는 삶, 그런 살아야 하는 이유란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많은 감동을 타인에게 줄수수 있다. 수행단계를 넘어서면 목표를 만들어서 수행하는 단계에 진입한다. 수행단계를 넘어서는 과정이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아수라장이라는 생각을 한다. 현실에서 정말 아수라장으로 직행하는 부족한 준비와 노력, 열정이 경계해야 할 일이다. 준비가 더 높은 수준의 지식, 성품을 함양하기 때문이다. 준비란 하루하루의 성실함이 쌓여서 이루어 지는 것이지, 한번의 묘수와 요행으로 이루어지는 임기응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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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웰컴 투 동막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한국인에 대한 그의 평가는 격렬하다는 감성적인 표현이다.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성취를 이뤄내는 문화적 차이를 간결하게 설명했다. 그의 입장에서 한국인들이 프로세스의 허술한 관리와 뛰어난 임기응변 능력이 크게 보일지 모른다. 우리에겐 아직 선진화된 시스템에 익숙한 사람들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열정을 불사르는 우리는 아마도 혼(魂)을 불태운다고 생각한다. 그 차이가 한국인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말처럼 우리도 곧 선진화된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 혼만갖고 할 수 있는 수준을 우리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것을 흡수하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나와 더 좋은 곡을 쓰려는 그 의지가 나이 듦을 더욱 멋지게 보여주는 관록과 지혜라는 생각을 한다. 그처럼 멋지게 늙어가는 것을 동경한다는 것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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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김용택 시인의 책을 이어서 조금 보았다. 비슷한 연배로부터 새로운 지혜를 배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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