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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Jan 24. 2020

창의성, 그 보다 사람

창의성이 없는 게 아니라 꺼내지 못하는 겁니다 - 샘터

 제목에서 말하는 창의성은 인간이 이룬 결과다.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하려고 한 결과가 탁월하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하던 대로 하는 것과 다른다는 것이다. 그 탁월함과 하던 대로 하는 방식과의 격차를 좁혀가야 하는 상황은 사람이 매일 마주하는 머리 아픈 일이다. 그러나 격차를 좁히려는 욕망, 호기심, 목표, 도전의 과정에서 사람은 실패라는 학습 경험을 축적하고, 성공이라는 성취와 새로움을 발굴한다.


 아우름 5권을 갖고 있는데, 벌써 42권이 발간됐다. 이 시리즈는 스스로 차분하게 돌아보기 좋은 주제, 삶의 단백함을 만들어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번에 읽게 된 '창의성이 없는 게 아니라 꺼내지 못하는 것입니다'라는 책도 반나절만에 재미있게 읽었다. 


 인지 심리학, 인지 공학이라는 말은 많이 사용한다. 나는 사람이 어떤 대상을 머리로 해석하는 보편적인 알고리즘, 그 보편적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란 거대한 타이틀 아래 가장 주목받는 영역이다. 세상에 사람이 만든 물건은 사람의 인식, 인식, 행동, 욕망을 반영하기에 인공지능도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의 인지 방식을 기계에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사람을 잘 알아야 기계도 잘 만드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생각이 없는 기계를 사람인척 만드느라 사람들이 고생이 참 많다. 


 시대조류에 맞게 인간과 컴퓨터의 차이, 인식의 구조, 기능적 차이를 아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고, 인간에게 가장 큰 동력이 될 수 있는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5장의 제목과 같이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지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낯선 것과의 조우를 통해서 이성이 동작한다'와 같은 고상한 표현보다 창의성이란 결과가 나오는 상황과 나라는 존재와의 관계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탁월함을 갖은 일부에게 주어진 혜택(?)이 창의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창의성은 학습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나에겐 메타인지가 강해져 옹고집처럼 자리 잡았다. 그래서 글에 공감이 많이 간다.


 이 책은 인간이 인지하는 방식에 어떤 상황과 영향을 주는 것으로 사람의 사고력이 증가하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인간은 크게 하고 싶은 것(욕망)과 피하고 싶은 것(위험) 사이에서 선택한다. 그 선택은 만고불변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변한다. 어쩌면 사람이 변덕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상호작용이 만들어 낸 상황이 변덕스러운 것일지 모르겠다. 특히 내 생각에 욕망과 관련하여 '호기심'은 엄청나게 큰 동력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내가 호기심을 갖고, 그것에 더 가까이 가는 시간의 축적에 따라 결정된다. 시간의 축적은 사고와 사고한 결과를 처리하는 행동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창의성이라는 부분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 몇 가지 생각이 난다. 책에서 언급된 '창의적인 상황'이란 창의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절박한 상황일지 모르겠다. 우리 회사 사장 아들을 러시아에 홀로 출장 보냈더니 일 년 뒤에 "우리 팀장이 나를 러시아에 내다 버렸다"라는 소회를 들은 적이 있다. 일 년을 어떻게 참았나 몰라. 나의 답변은 완전 쿨하지. "불구덩이에 던지고 문 잠그면 사람 대부분 살아서 나온다. 사람 잘 안 죽는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단기적으로 확실하게 일을 배웠잖아" 뒤에서 외치는 "그래도오오!"에는 "됐고!"라는 라임 맞춰주는 완고한 답이 나갈 뿐이다. 물리적인 위험이 아니라 사람 만나고 머리 쓰는 노오오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아님 다른 창의적인 대책을 찾았어야지. 아무렴. 책의 표현대로 낯선 것을 봐야 생각이란 걸 하고, 안 봐도 비디오는 안 봐도 된다. 


 이타적인 사람이 더 지혜롭다는 부분이다. 저자의 생각이 공감하며 내 생각을 덧붙여 본다. 사람은 배우는 방식은 잘 이해한다. 하기 싫을 뿐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모르게 되는지'는 알 수 없다. 더 쉽게 말하면 "왜 몰라?"라는 질문만큼 세상에 쓸데없는 질문이 없다. 그걸 알면 벌써 해결되었겠지. 왜 모르는지를 모르는 사람에 묻는 사람이 더 바보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를(또는 무엇을) 모르는지 질문을 통해서 확인하고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설명할 수 있는 지식, 내 머릿속에 존재하고 내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이 나의 지식이다. 이것은 타인을 돕고, 타인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더 많이 배우게 된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으면 이 방법을 세상을 살면서 아주 쉽고 좋은 방법이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팀원들에게 내가 이해한 바를 책의 내용이 아니라 일상용어와 예로 설명을 자주 해봤다. 주제는 그 또래의 관심사에 관한 것이다. 반응은 아주 재미있다. "오호, 괜찮은 생각인데요"라면 잘 이해하고 결과도 좋은 것이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의 시간이 된 것 같은데..."라면 무조건 내가 잘못이다. 그게 작은 관심이 되고, 도움이 되고 관계가 된다. 무엇보다 내가 제대로 배우는 기회도 된다. 


 마지막으로 이런 분야를 인지 심리학이라고 하여 계량하고 측정하고 증명하는 노력을 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일이관지",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두루뭉술하고 길게 말하면 모르는 것이다"라는 표현을 증명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자님이 "학이지(學而知 공부하면 알게 된다)"라고 말했다. 밑 단계인 곤이불학(困而不學, 개고생을 하고도 배우질 않는다) 하며 창의성은 타고난다는 가짜 뉴스가 판을 핀다. 이런 현실도 인간의 특수성을 반영한다. 그러나 내게 의문은 기원전에도 사람들이 다 이야기한 것이라는 생각을 넘어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생각을 다시 증명할 필요가 있는가? 이런 의문이 든다. 그러다가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현재에 맞게 온고이지신을 과학적으로 할 필요성, 사람은 오감을 사용해서 체득한 것이 아니면 잘 까먹으니까? 이런 생각도 든다.


 아무 생각 없이 세상과 사람을 보는 것, 욕망과 목표를 갖고 바라보는 것, 보이는 대로 내 위치와 입장에서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세에 따라 삶의 결과는 달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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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이 없는 게 아니라 꺼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김경일 저
샘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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