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n in the game -- 타골 선생, 나심 탈레브
'수염이 검은색일 때는 원인에 집중하고, 결과는 무시하라. 수염이 회색일 때는 원인과 결과 모두를 따져보라. 수염이 흰색일 때는 원인은 건너뛰고 결과에 집중하라'
나심 탈레브가 책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타골 선생처럼 글을 이어간다. 그런데 그의 말이 비과학적이거나 생존에 부적합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동양적 사고에서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언행일치(言行一致)', '역할과 책임(R&R)'과 같은 근본적인 윤리에 대해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 말에 발을 착 붙이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이런 원칙 속에서 집기양단(執其兩端)하는 모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고 있다. 너무 세밀한 사실과 진실이 불편하지만 그것이 생존의 문제라면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것이 감정적 대응보다 합리적인 결과를 이끈다.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직무에 있어 전략을 세울 때 나름의 원칙이 있다. 최악을 가정해보는 것이다. 일이 잘 되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일이 원하는 방향과 달라졌을 때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것이 출구전략이고, 이를 컨틴전시 플랜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에 가능한 전략을 build-up 형식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너무 욕망의 소리에 매달려 이상적인 것만을 찾지 않는다. 그러면 사람들은 부정적이라고 한다. 더 좋은 계획이 아니라면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일을 할 때는 일이 대장이다. 직급과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럴 가능성을 추정하는 것이지 반드시 그렇다고 주장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목숨이 걸렸다면 이런 일은 없다. 목숨을 걸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 그래서 나심 탈레브라는 타골 선생이 강조하는 현실과 생존은 임팩트가 있다.
적을 친구보다 가까이에서 관찰해야 하는 이유는 적의 강점에 나의 약점에 대응하고, 적이 노리는 곳이 나의 약점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도, 일에서도 준비가 필요한 부분은 넘쳐난다. 우선순위를 잡자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방해가 되는 부분,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현실에서 살아있는 경험을 인생의 시간을 통해서 축적해야 한다. 학습은 중요하다. 하지만 학습만 하는 책상머리 지식은 현실과 다르다. 며칠 전 레이 달리오의 책을 읽으며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을 제목으로 정했다. 세상은 책대로 되지 않는다. 책은 벌써 얼마 전 과거를 정리해서 분석한 결과다. 지나간 시간만큼 세상은 또 변화한다. 이 변화에 대응하는 몫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변화를 마주 선 나의 몫이다. 인생에 대타는 없다. 그렇지만 책은 지나간 시간을 함축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그 정보를 참고 삼아 나는 더 긴 시간을 붙여서 관찰할 수 있다. 동시에 인간의 오차만큼 행운과 불운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실력, 안목, 격이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나는 수학자도 아니고 수학을 손 뗀 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가끔 세상을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쉬울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 날 중의 하나다. 엑셀을 통해서 간단한 수식을 입력해서 내 판단을 수치화하고, 수치화를 측정해서 글씨와 색상이 나타나도로 정리했다. 그런데 데이터의 결과가 바뀌지 않지만 나의 생각과 판단이 계속 변한다. 왜 그럴까? 시간이 흐르며 변화한다. 문득 사람은 X, Y축의 차트는 쉽게 이해하지만 Z 축이 하나만 추가해도 계산이 어렵다. 여기에 시간의 흐름이 반영되면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예측을 해야 하는 인간의 굴레가 인생과 같은 말이고, 왜 인내와 준비를 그토록 이야기하는지 다시 생각해보며 아침을 보냈다.
책을 읽을수록 '테일 리스크'라고 말하는 그의 말이 나의 사고와 어울려 생각을 갖게 된다. =과 ≒은 다르다. 편의상 같다고 가정할 뿐이다. 통계에서 99%(3σ) 확률도 100%는 아니다. 그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전의 중요성에 대한 나심 탈레브의 말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책에서 작은 오차는 무시할 수 있다. 현실에서 작은 오차는 행운과 불운, 성공과 실패를 만든다. 사회 구조적으로 그 작은 숫자가 갖는 속도, 힘, 시간의 차이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1등과 2등이 소수점 네 자리까지 계산하는 운동경기에서 그 차이는 극복하지 못하는 넘사벽이 될 수도 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책임감, 내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을 인생에서 감안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다양한 예를 만이 들고 있다. 상당 부분은 내가 읽던 동양 고전의 관념에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현실의 예를 통해서 관념을 현실을 불러오는 느낌이 든다. 실제의 현실로 불러오는 것은 또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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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김원호 역
비즈니스북스 | 2019년 0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