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 팀장의 일 센스 - 상사와 후배 사이에서 일 잘하는 리더가 되는 기술
케인즈의 말인 "경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하면 우리 본부 구성원들이 미쳐버리려고 한다. 이러다 보니 타골 선생이란 좋은지 나쁜지 애매한 소리를 듣는다. 오늘은 ISO 심사결과에서 지적사항이 하나 있었는데 컨설턴트 어르신이 하도 시끄럽게 우리 막내를 닦달하시길래 가서 대신 warp-up을 해줘야 하나 생각했었다. 고생한 우리 막둥이가 "내가 본부장님보다 더 한 사람 처음 봤어요!!"란다. 하긴 요즘 우리 내가 제일 많이 나를 혼내는 편이다. 팀장들에겐 "우리 마누라도 나한테 이렇게 잔소리를 안 한다고!"라고 항변이라도 하지만 90년대 막내들은 어째던 매우 신기방기한 존재들이다.
원래 책을 읽어 보려는 목적은 80년대 생, 30대, 40대 초반의 중간 관리자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바라보는 90년대 사회 신제품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람은 경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도 기억을 더듬어 50년대 완전 나때, 60년대 하이브리드 나때, 70년대 세상에서 X표 작렬한 세대라는 생각이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봤을 땐 나도 나때라고 생각한다. 문화와 문명은 변하지만 사람의 세대 간 사고의 본질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으면 작가를 상상해봤다.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서 자신의 분야에 대한 지식의 습득, 그 지식을 활용하여 사무실의 다양한 이벤트를 읽어 내는 것은 관심(호기심?)과 관찰력이다. 상당히 디테일하다는 것은 꼼꼼하다는 것이다. 나도 블로그에 직장생활 이야기를 나의 역사라고 기록하고 있지만 꼼꼼하다는 것, 지식적으로 올바른 방향의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 반드시 현실에서 다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다양한 범위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 스스로가 체험(일명 개고생)을 많이 해 봤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지식과 시간 속에 축적된 경험이 함축되어 좋은 insight를 갖은 현명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해봤다.
작가의 말처럼 직장 생활을 하는 대부분은 조금의 초짜 시절을 빼면 중간 관리자의 생활이 대부분이다. 창업을 제외하면 주인정신 가질 기회가 적다. 많은 직장인들은 아등바등 더 좋은 지위와 권력, 더 좋은 금전적 이익을 얻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운영되면 개판 난 정치판과 사무실이 다르지 않다.
상투적인 기업의 목표와 비전에 부합하는 행동을 통한 근로 행위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구글이 좋은지 몰라서가 아니다. 문제는 구글에 들어갈 자격이 안 된다는 사실이 가장 치명적인 문제다. 하지만 어느 조직에서나 파레토의 법칙(난 이 법칙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함)을 따지지 않더라도 자기 분수에 맞게 조직을 이끌어 나가려는 건전한 사고를 갖은 소수들이 존재한다. 결국 그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리더가 된다. 그러나 오랫동안 자리를 유지하고 타인으로부터 좋은 평을 듣는 사람들 또한 소수다.
"동료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리더는 신뢰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책 속에서 후배, 상사들의 다양한 이야기 속에 내가 더 하고 싶은 말이다. 또 한 가지 유머성으로 더 하자면 뛰어난 사람 밑에서는 과로의 천리마 행군이 있고, 현명한 사람 밑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천리마를 알아볼 종자기처럼 수준이 올라가야 하는 부담 또는 행운이 필요하다. 그 보다 자신의 분야와 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함께 해야 한다. 하기 싫은 일은 절대 오래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상사에 대한 4MAT 유형을 보면 나는 "그때 그때 달라요" 같다는 생각이 있다. IF, Why는 강한 것 같고, How는 그럭저럭, What은 좀 약한 것 같다. 한 길로 가야 상대방이 편한데 왜 애들이 나보고 지랄 맞다고 하는지 조금 이해가 될라고 한다. 그래서 막둥이가 매일 혼내나?
또 한 가지를 보면 세대 간 레트로라고도 부르던데 10년 차이에서는 차별성이 많이 강조되는 것 같다. 다른 사고의 격전장은 불꽃이 튄다. 그러나 20년 차이가 넘어가면 아주 애매해진다. 상사와 아버님 연배가 비슷하면 엉뚱하게 문화적 교차점이 생긴다. 아빠 애창곡을 부르는 아저씨가 사무실에도 나타나는 느낌이랄까? 여기에 쓸 말은 아니지만 원교근공이라고나 할까? 아마 이분도 사기를 읽다 보면 그 재현 드라마 현장이 사무실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언제나 중간을 찾지만 중간 관리자는 힘들다. 집기 양단처럼 손 많이 가는 나이 많은 선배와 상사, 손 많이 가는 젊은 후배이지 동료를 붙잡고 협력을 하기 때문이다. 중간 관리자라면 좀 더 좋은 사회생활을 위해서, 나처럼 상사라면 내가 중간에서 고생하던 시절을 떠올리면 더 좋은 환경과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서, 신삥들은 곧 다가올 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읽어보면 좋겠다. 글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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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아 저
다른 | 2020년 0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