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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Jan 16. 2021

지름신 강림하사, 잔소리 신을 대면하시나 모르겠도다 ㅋ

풍악을 울려보자

 스피커는 왜 샀냐고 주인님 잔소리가 많으시다. 내가 뭘 사냐고 이야기하다... 생각해 보니 사는 게 없는 것은 아니네. 내가 요즘 사는 것의 대부분은 책이거나 간식이나 기호품이다. 간식은 주머니에 갖고 다니며 회사에서 애들 보면 사탕, 과자, 젤리 주는 용도다. 아저씨가 그렇지 뭐.


 친구가 개발하고 판매하는 Hi-Fi오디오 제품인데 IO(interface, 연결선 방식)가 다양하고 내 수준에는 괜찮다.  온갖 케이블을 컴퓨터 뒤로 후딱 넘기고, 연결해서 앞은 깔끔하게 위장해두었다. 주식은 연초 수익을 대부분 세상의 발전을 위해서 반납하고... 내 입장에서는 배당금을 모아서 이 스피커와 바꿨다고 생각하고 ㅎㅎ 공급자는 자기 정상 판매가는 모르는 일이라는 진상 고객이 나타나서 제조원가 이하로 달라는 불상사를 직면한 것이지만.. 내 입장에서는 일 년 책 사보는 예산이고, 본인은 임가공비도 안 주는 나쁜 고객을 만난 거다. 대신 술은 조립할 녀석 사줬지.. 내가. 일부 자재는 품질 경계선의 부품을 좀 다듬어 쓰고, 고장 나면 일단 들고 가는 것으로..ㅋㅋ 소리는 만족할 수준이다.


 처음 오피스텔에서 스피커를 만들어서 들어보라고 할 때의 소리가 벌써 오래됐다. 화통한 소리에 귀에 거슬리는 고음의 프로토타입 제품이었는데 이젠 시장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나 보다. 굴곡만큼 한 분야에서 이름값을 하고 다시 다른 분야를 해보는 녀석을 보면 대단하다. 비디오 하다 오디오 해서 AV냐고 가끔 놀리기는 하는데. 내가 발명가와 개발자는 유사한 듯 하지만 전혀 다른 종자라고 하는 이유다. 사업가와 영업사원이 다른 것처럼..


 그만큼 소리도 풍성해졌다. 사실 나이를 먹으면 가청주파수가 줄어든다. (테스트해보면 압니다) 들린다고 착각하는 사실을 짚어주는 과학적 접근과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인간의 감성을 이야기한다. 그게 중요해? 나도 안 들리는 소리가 많은 나인데 놀러 가면 꼭 들어보라고 한다. 어차피 막귀에게 들려주는 이유란 이런 애도 좋으면 일단 패스라는 생각이란 의심이 많긴 하다. 꼭 이렇게 부려먹긴 한다.ㅎㅎ 가끔 마니아들 성질을 부린다. ㅋㅋㅋㅋ(예민함)


 전화기를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한 번 들어봤다. 컴퓨터로 연결해서 멜로 스트리밍을 들어보고, 책상 밑에 잠자던 시디도 연결해서 한 번 들어봤다. 집에 All-in-One touch monitor형태의 컴퓨터를 산 이유도 하나는 공감이고, 하나는 여기에 B&O 스피커 4개가 장착되서였다. 그렇다고 오디오에 환장했다기 보단 내 컴퓨터 폴더처럼 "인생 음악이지"라고 생각한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래는 무엇으로 들을까? 귀로 듣긴 한다. 들으면 머릿속엔 이런저런 생각이 흐른다. 예전처럼 가사가 들어오지 않는 것은 내가 다른 것에 관심을 갖기 때문일 거다. 가사가 없는 노래를 듣기 시작하면 나이가 먹는 것일지 모른다. 조금 더 나은 장비로 들을 때의 느낌은 다르다. 무엇보다 귀에서만 소곤거리거나 쿵쾅거리는 느낌이 아니다. 노래가 내 가슴에 노크하는듯한 그런 느낌이 좋긴 하다. 콘서트만 한 것이 없지만. 직장 선배가 싸이 콘서트를 가볼까 했더니 그거 좋은 생각이란다. 코로나 풀리면 버킷리스트다. ㅋㅋ


 잔소리는 볼륨업으로 해결해보고.. 아싸 아.. 뭘 해볼까? 어려서 삼성 mymy는 모르겠고 Sony walkman 생겼을 때 같은 느낌. Aerospeaker 소리를 듣고 읍내에 나가면 항상 구경하던 그때의 느낌처럼 기분 좋은 날이다. 


#HiFi #Audio #음악생활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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