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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희류한의원 Aug 16. 2021

만성복통 체질과 양상에 따라 치료법 달라지는 것이 중요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약 15%는 자주 복부의 통증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이 증상은 매우 흔한 편에 속합니다. 이는 질병의 경과에 따라 급성 또는 만성으로 구분하며 통상적으로 6개월 이상 반복적으로 아플 경우 만성복통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만약 여러 검사를 진행해봐도 별다른 구조적인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 채 증상이 지속된다면 기능성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를 떠나 반복적인 통증이라면 일상생활에 있어 큰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죠. 실제로 이 증상을 앓고 있는 성인의 경우 일반적인 사람보다 삶의 질이 훨씬 더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능성 복부 통증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잘못된 식습관과 과한 스트레스가 초래하는 통증


대개 특정 부위가 아픈 것이 아니라 복부 전체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흉통이나 골반통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또 얼굴이 창백해지기도 하고, 오심과 구토, 두통 또는 관절통이 동반되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부위의 통증도 함께 겪을 수 있죠. 기능성으로 인한 질환의 예를 말씀드리자면 대표적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으며 과민성대장증후군, 기능성 복통 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경우에는 상복부에서 아픔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으며 속이 쓰리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을 함께 보입니다. 무엇보다 음식물을 섭취하였을 때 소화가 잘 되는 일이 잦으며 식사를 끝내기도 전부터 더부룩한 증상이 생겨 불편을 겪기도 하죠. 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경우는 배가 아파도 배변 활동을 하면 즉각적으로 불편감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기능성 복통 증후군은 통증의 자극을 조절하는 뇌 조절 기능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것인데요. 스트레스나 우울 또는 불안 등 사회적·정신적 요인의 관여도가 높아 사회 활동이나 생활 방식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이러한 기능성 만성복통인 경우 보편적으로 항우울제나 진경제, 진통제 등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뚜렷한 개선의 효과를 얻지 못해 뒤늦게 한방 치료를 위해 내원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방에서는 어떤 관점으로 치료를 돕는지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만성복통


대개 배가 아픈 증상은 장기가 병들 거나 조직을 중심으로 아픈 것인데 때로는 전혀 다른 부위의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례로 충수는 배의 우측 아래에 있으나 충수염일 경우 초기 단계에서는 윗배가 아프다가 서서히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 배가 아픈 분들의 양상을 살펴보면 갑자기 쥐어짜듯이 아프다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매번 은근히 아프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특히 윗배가 아플 때는 위염 또는 십이지장 궤양 등과 같은 위장병이나 간염, 담낭염, 담석증과 같은 담도 질병, 그리고 취장병과 회충증 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꼽 주변으로 아플 때는 만성 소·대장염이나 결핵성 복막염 등을 의심해볼 수 있고, 하복부가 아플 때는 심한 설사, 적리, 신석증, 방광염, 자궁 외 임신 등의 영향일 수 있죠. 그러나 오른쪽 아랫배에서 집중적으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충수염을 의심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배가 아프더라도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의 방법도 다르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의로 대처한 경우 오히려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죠. 



출처: 만화 허준 동의보감 / 감수: 류봉하 명예원장님



동의보감으로 알아보는 다양한 치료 요법


1) 식이요법

만일 갑자기 배가 아플 때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특히 메스껍거나 구토할 때는 증상이 멎을 때까지 금식을 해주는 것이 좋죠. 이후 상태가 호전되면 미음이나 죽, 과일즙으로 시작해 점차 소화되기 쉬운 음식으로 섭취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것은 위장을 자극해 소화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위와 십이지장이 천공일 때는 절대 아무것도 섭취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2) 약물요법

목향을 가루내어 1회당 6~8g씩 1일 3회 식후에 드셔주시면 좋습니다. 이는 온갖 배 아픈 데 쓰이며 체기로 인해 헛배라 부르면서 배가 아플 때 더 효과적입니다. 또 회향을 가루내어 1회당 6~8g씩 따뜻한 소금물에 풀어 1일 2~3회 드셔주시면 위나 배가 아플 때 또는 담석증이나 신성증으로 아플 때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황경피는 물 200ml에 20g씩 달여서 하루 3회 나누어 드셔주시면 급성 위염이나 위경련으로 오는 통증이나 여러 배 아픔을 완화할 때도 도움이 되고, 대장염이나 적리에도 좋습니다. 황경피에는 베르베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대장균과 적리균을 억제하는 작용과 진정 및 진통 작용 등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배가 살살 아플 때는 마늘을 짓찧어서 설탕과 물을 넣어 약한 불에 끓인 후 마개가 있는 병에 넣어두고, 1일 3회 식후마다 마셔주시면 좋습니다. 특히 설사나 식체로 인한 복부의 통증일 경우에는 매화 열매인 매실즙을 먹으면 상태를 호전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출처: 만화 허준 동의보감 / 감수: 류봉하 명예원장님
출처: 만화 허준 동의보감 / 감수: 류봉하 명예원장님



3) 찜질 요법

겨울철 냉기로 인해 배가 아플 때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금 300g을 볶은 후 주머니 같은 곳에 담아 배꼽 부위를 중심으로 찜질을 해주면 좋습니다. 또 돌을 불에 달구어서 천으로 된 보자기에 감싼 상태로 가장 아픈 부위에 대고 찜질을 해주면 설사를 하거나 소화가 안 돼서 배가 아플 때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파흰밑 7~10개를 넣고, 소금 약간 넣어 달인 물에 수건을 적셔 복부 찜질을 해줘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안마/지압 요법

위경련으로 만성복통을 겪을 때는 다리 쪽에 있는 양구혈과 명치 아래서부터 배꼽까지 손가락으로 힘있게 눌러주면 좋습니다. 15초씩 3회 적용해주시면 되는데요. 명치와 배꼽을 누를 때는 손가락을 떼지 않는 상태에서 연속적으로 눌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 심하게 아플 때는 지압을 피하시길 바랍니다. 





올바른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갖는 것도 중요해요!


자주 반복되는 아픔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식사 습관과 생활 패턴을 교정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첫 번째로 음식과 기거를 조심해야 하는데요. 과하게 짜거나 매운 음식 또는 자극적인 음식은 위와 식도를 자극하므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기름에 튀기거나 구운 음식, 커피, 술 등도 마찬가지인데요. 더불어 항상 정상 범위의 체온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통증의 유형, 양상, 체질 등에 따라 음식의 종류와 조리법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만성복통은 삶의 질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여러 검사를 받아봐도 명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아픔을 겪는다면 답답하다 보니 우울감도 함께 겪을 수 있죠. 이때 한방에서는 동일한 부위의 통증일지라도 다양하게 분류하여 치료 방향을 제시합니다. 즉 개인의 체질과 양상에 따라 처방도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질환은 쉽게 완화되지 않으며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고, 방심하면 언제든 재발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심한 원인 팔별 후 적절한 치료의 방향을 설정하여 꾸준한 치료를 해주시는 것이 좋죠. 그러니 반복적인 복부의 통증으로부터 고통받아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더는 원치 않으신다면 한방 치료를 통해 개선의 노력을 시작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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