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북부 초원..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모습을 드러낸 어느 오후 날이었습니다. 어린 치타 한 마리가 첫 사냥을 나왔습니다. 항상 어미가 사냥해온 먹이를 먹고 멀리서 사냥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이제 제법 몸집이 커진 치타는 자신도 사냥을 해보겠다고 자신 있게 초원으로 나왔습니다. 마침 새끼 얼룩말 한 마리가 치타의 시선에 들어왔습니다. 첫 사냥감으로 적당하다 생각한 치타가 얼룩말 근처로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어미 얼룩말은 위험을 인지하고 몰래 다가오는 치타를 주시하며 노려봅니다.
새끼 얼룩말은 치타가 무서워 어미 뒤로 살짝 물러납니다. 눈이 마주친 치타는 모른 척 눈을 피하고 딴청을 피웁니다. 소문을 듣고 얼룩말 무리들이 하나둘씩 치타 근처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모여든 얼룩말이 많아지자 초보 사냥꾼은 겁이 났습니다. 경직된 상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먼 곳만 바라봅니다. 점점 모여든 얼룩말들은 소곤대기 시작했습니다. '저 놈 저기서 안 가고 왜 몇 시간째 저러고 있는 거야?'
세상살이에 쉬운 게 없습니다. 처음엔 모든 게 낯설고 어렵습니다. 준비된 자도 살아가기 힘든 치열한 삶입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