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은 이유

과거의 나를 간직하는 과정

by 김청

나는 꽤 많은 글을 읽었고, 꽤 많이 써왔다는 생각을 해왔다. 적어도 내가 어린 시절을 떠올렸을 때 기억이 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의 어린 시절 가정주부였던 엄마는 너무 이른 나이에 아이를 낳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책을 읽어주셨다고 한다. 책은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니 아이에게도 책을 많이 읽어주면 분명히 좋으리라 판단하여 틈만 나면 동화책을 가져다가 읽어주신 것이다.


그런 엄마의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글을 빨리 익혀서 읽고 쓰는 것을 만 2세가 되어서 모두 끝마쳤다고 한다. 그 시절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나의 글쓰기의 활동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라 생각한다.


'글자 쓰기'를 시작으로 '글쓰기'까지의 과정을 거쳐 일찍부터 수많은 글을 종이 위에 적었다. 글쓰기라고 불릴 만한 글을 쓰기 시작한 지가 얼마나 된 것인지 정확한 시기를 말할 수 없지만, 글자 쓰기를 시작하고부터는 하루를 정리하며 돌아보는 일기 쓰기, 책 읽고 독후감 쓰기 등의 당시 나이에 걸맞은 글쓰기를 하면서 지내왔고 지금까지도 그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루하다는 생각이 드는 날들이 이따금 찾아오면 이전에 써왔던 글들을 하나씩 들춰보며 '이땐 이랬었지, 저땐 저랬었지.' 하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그러다가 문득, '그때 그 당시에 느낀 감정이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에서 느꼈었던 그 당시의 감정을 꺼내어 볼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테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의구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글을 한번 쓰고 나면 다시 읽고 퇴고를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당시의 내 마음 상태를 정말 제대로 파악하고 묘사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 것. 제대로 퇴고를 하는 글쓰기를 했다면 나 스스로 이러한 의심을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글쓰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글과 마주하며 퇴고를 하고 다듬어서 10년 후에 읽어도 그 당시의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해 줄 수 있는 그런 글들을 쓰고 싶었기 때문. 결국,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이유는 '과거의 나를 간직하기 위해서'이다. 언제 들추어보아도 그 당시의 나를 제대로 만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긴 여정이 오늘부터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