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를 감싸고 휘몰아치던 항구의 칼바람이 매섭습니다. 산책도 접고 저녁 일찌감치 방구석에 돌아왔지만,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겨울바람은 소리마저 매정하니, 공원도 동네 골목도 스산해서 그럴 겁니다. 아마도 이번 맹추위는 하루 이틀 더 머물 거라는 예보가 녹색 창에 가득합니다. 녹색마저 시려 보입니다.
깊은 밤에 책상머리에 앉아 멍 때리다, 혹시나 하고 학교 사이트에 접속해 봅니다. 오늘부터 성적발표 기간이거든요. 두근두근. 두둥두둥.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좋은 성적이 보입니다.
젊고 훌륭한 교수님들이 나이 든 제자, 애쓴다며 경로우대 해 주신 거겠죠.
새벽에서 밤으로
봄에서 겨울로
공장에서 공원으로
방구석에서 사이버캠퍼스로
부단히, 부지런히 달려온 소년이 보입니다.
(애썼다. 수고했어)
성적이라는 점수보다는 올 한 해 살아온 삶의 성적표는 어떠한가,
배우고 쓰는 마음은 어찌 좀 성장했는가 돌아봅니다.
냉장고에 남은 미역국 팔팔 끓여 밥 말아 휘휘 한술 뜹니다.
다시, 마음을 덥힙니다.
매정하고 스산한 바람도 훠이훠이 물러가겠죠.
깊은 겨울밤 속에
새벽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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