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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에서 경쾌로

by 김호섭


눈가의 주름은 웃고
입가는 미소 짓지만
눈동자는 샘물처럼 울고 있다

기괴하다


거하게 우니 거울이겠지

수억의

채무
대출
모두
제로가 되는 날

나의 오십대
십년을 영혼을 통째로 갈아
폭염처럼 폭풍처럼 뜨겁게 마셔버린 날
오늘

오늘은 나와 한잔한다
애썼다
소년아
고생했어요
아저씨
잘가라
나의 오십대여

이 술 한잔
사주려고
어디 먼데서
나즈막히 기다려준
인생아

속은 다 썩어 문드러졌어도
괜찮다 고맙다
그런데 좀 얄밉긴하다
나의 인생아

거울아 거울아
이젠 좀 경쾌하게

울어보자
걸어보자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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