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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섭 Aug 21. 2024

조신에서 경쾌로


(방문 열고)
헛둘셋넷
(백스텝으로)
둘둘셋넷
(방문 닫고)

합이 여덟 걸음이다

기어이 36도를 돌파한 어느 일요일.
내 걸음 수도 역대 최저 기록을 돌파했다.

밖으로 나서면 숨을 쉴 수 없으니 열사병, 방구석에 돌아 누우면 냉방병, TV를 틀면 울화병에 나의 여름은 병중이다.
한 줄 문장도 읽고 쓰지 못한 채, 정신 차려보니 올림픽은 끝나있고, 광복절은 지나갔으며 똑똑똑 또다시 무기력이 찾아온다.
여름아. 어지간히 좀 하자.

가위도 지쳐 녹슬었나? 지치고 녹슬고 나이든 가위를 집어 든다. 무릎 밑 7부 능선까지 흐르던 여름 파자마를 반으로 자른다.누가 보는 사람이 있다고 이 한 여름에 저 홀로 조신인가. 조선시대 여염집 아낙네 인가.

조신을 자르고 나니 경쾌가 웃으며 말한다.
"그래. 소년아. 가볍게 가자. 무거운 마음도 좀 덜어내고."


#인천 #방구석 #역대급 #폭염 #조신 #경쾌 #걷기 #쓰기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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