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한 수

by 김호섭


비 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마냥 무겁게 가라앉는
흐린 날의 우울보다는


겨우내 흘려보낸
시간의 아쉬움보다는


어떻게 봄을 맞이할지
못내 머뭇거리는 마음보다는


그런 것들
다 씻어 내리고


그냥
다가오는 새 날을
그냥
날것으로 맞이하라는
신호 같아서요


신의 한 수


얽힌 실타래
툭 풀어헤치는
혼잣말 같은 비


봄의 문턱에서
맑고 절묘한
신호를
봅니다


그대
젖은 흙냄새

스미는 봄날
맞이하소서



#비 #봄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