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by 김호섭

#라라크루​ #혜윰 #작가님의 <주말은 십(詩)니다>
주말마다 배달되는 시~! (고맙습니다.@혜윰 작가님)


#이번주 #시
<사과 없어요> - 김이듬 시인

아 어쩐다, 다른 게 나왔으니, 주문한 음식보다 비싼 게 나왔으니, 아 어쩐다, 짜장면 시켰는데 삼선짜장면이 나왔으니, 이봐요, 그냥 짜장면 시켰는데요, 아뇨, 손님이 삼선짜장면이라고 말했잖아요, 아 어쩐다, 주인을 불러 바꿔달라고 할까, 아 어쩐다, 그러면 이 종업원이 꾸지람 듣겠지, 어쩌면 급료에서 삼선짜장면 값만큼 깎이겠지, 급기야 쫓겨날지도 몰라, 아아 어쩐다, 미안하다고 하면 이대로 먹을 텐데, 단무지도 갖다 주지 않고, 아아 사과하면 괜찮다고 할 텐데, 아아 미안하다 말해서 용서받기는커녕 몽땅 뒤집어쓴 적 있는 나로서는, 아아, 아아, 싸우기 귀찮아서 잘못했다고 말하고는 제거되고 추방된 나로서는, 아아 어쩐다, 쟤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고, 그래 내가 잘못 발음했을지 몰라, 아아 어쩐다, 전복도 다진 야채도 싫은데




〈개학〉 - 문학소년

나무 위에 고양이 하나

이를 어쩌나
못 본 척 지나갈 걸

본다는 것은
선을 긋는 일일까
선을 넘는 일일까

겨울도 피곤하고
가르기도 어지러운 일
그냥 지나갈 걸

이를 어쩌나
고양이는 나를 보네
내 뒤의 겨울을 보네

겨울에는
봄을 재촉하고
선듯 봄이 오면
막상 당황하니
이를 어쩌나

고양이는
그 자리에서 고요하고
나는 제멋대로
내 자리에서 분주하니
이를 어쩌나

갇힌 건 저쪽이라고 우기지만
이를 어쩌나
고양이는 나무같이 앉아있고
산새처럼 노래 부르네

갇힌 건 나인가
이를 어쩌나
창살 쥔
날카로운 내 손가락

이를 어쩌나
고양이는 여전히 보고 있는데
나 홀로 오도 가도 못하네

이를 어쩐다
3월이네

방학 숙제
하나도 못 했는데




#겨울 #봄 #리라크루

#내가틀릴수있어요

#생각의 #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