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사진 찍듯
작년부터 더욱더 집중하게 된 게 있다.
바로 현재를 살라는 말이다.
읽고, 쓰고, 듣는 여러 매체에서 그 말을 계속 만난다.
새해가 밝았고,
나는 여전히 그 태도를 우선순위로 두고 살아간다.
미래의 나는 지금보다 손톱만큼이라도 더 나아져 있을 거라는 믿음이 강해졌다. 지금의 내가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데이터가 그 사실을 증명해 준다.
신기한 일들이 펼쳐지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현실이 드라마틱하게 변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오늘 하루를 충실히 보내고,
또 다음 날의 아침을 맞이한다.
이제는 미래만 생각하며 불안에 잠식돼 오늘을 버리지 않는다.
지난 연말, 한 해를 보내기 전 꼭 했던 일 중 하나는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보는 것이었다.
영화를 보고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아, 나 잘 지내고 있구나.', '누군가의 하루는 모두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일본에 가고 싶다는 마음.
오늘은 유난히 밖으로 나가기 싫었다.
그 마음을 잠시 미뤄두고, 나가서 생각해 보자며 스스로를 달래 밖으로 나왔다.
그러다 에어팟 배터리가 갑자기 0..
처음으로 아무것도 듣지 못한 채 귀를 열고 달리게 되었다.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달리다 보니,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마치 일본의 작은 동네 어귀처럼 느껴졌다.
시각으로만 느끼던 이곳에
청각을 열어두니 비로소 장면이 완성되었다.
오늘 달린 경로를 달릴 때마다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순간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마치 스냅사진처럼 명확하게.
지금 당장 일본으로 떠나는 나를 상상해 보며..
오늘 남은 하루도 잘 일궈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