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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원장 Jun 28. 2024

골프 스윙에서 힘을 뺀다는 것에 대한 오해와 의미(2)

골프 스윙에서 힘을 쓰는 근육은 하나뿐이다

앞선 글에서 골프 스윙에서 힘을 쓰는 패턴이 일반적인 근육의 움직임과 다르다는 말을 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근육학적으로 설명해보려고 한다.


근육학적으로 근육이 힘을 쓴다는 것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단축성 수축과 신장성 수축이 그것이다.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힘을 쓰는 것을 단축성 수축이라고 하고,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힘을 쓰는 것을 신장성 수축이라고 한다. 우리가 힘을 쓰는 대부분의 동작은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힘을 내는 단축성 수축이다. 신장성 수축은 힘을 ‘쓴다’라기보다는 ‘버틴다’라고 하는 의미가 더욱 강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근육을 성장시키기 위해 많이 강조하는 동작이기도 하다.


우리가 힘을 써서 골프공을 강하게 때린다고 하면, 스윙에 익숙하지 않은 골퍼의 몸은 당연하게도 단축성 수축을 위해 움직이기 쉽다. 근육이 짧아지면서 강하게 클럽을 움직여 공을 타격하려고 하는 움직임이다. 골퍼가 힘을 쓰려고 하면 할수록 근육의 길이는 짧아지게 되고, 그 힘이 클럽에 전달되어 공을 강하게 타격하게 된다.


여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골프 스윙은 회전 운동이다. 몸과 팔의 원운동이 클럽에 전달되어 일정한 궤도로 강하게 움직이면서 공을 타격해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골프다. 클럽 헤드를 빠르고 일정하게 휘두르기 위해서는 일정한 스윙 궤도가 필수적인데, 단축성 수축으로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클럽을 휘두르게 되면 필연적으로 스윙의 아크가 작아지게 된다. 그리고 그 스윙 궤도는 대부분 아웃-인의 궤도를 그리게 되며, 아웃-인 스윙 궤도로는 헤드 페이스를 닫기 어렵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공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것이 거의 모든 골퍼가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겪는 아웃-인 궤도와 슬라이스 구질의 원인이다.


PGA 프로의 스윙을 한 번 분석해 보자. 근육학적으로 프로 골퍼의 스윙을 분석해 보면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골프 스윙의 전 단계에서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힘을 쓰는 근육은 단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 근육은 바로 오른쪽 대둔근이다. 오른쪽 대둔근이 백스윙 때 이완되었다가 트랜지션 동작부터 수축으로 시작해 피니시 때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수축을 완성한다. 그 이외에는 모든 근육이 스윙하는 동안 근육의 길이를 유지하거나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게 된다. 이른바 신장성 수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골프 스윙을 할 때 하나의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골프 스윙은 분명 있는 힘을 다해 클럽을 휘둘러야 한다. 하지만 그 동작은 결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클럽을 휘두르는, 흔히 말하는 잡아당기는 스윙이 아니다. 오히려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힘을 쓰는, 밀어내는 스윙이다. 그리고 그것은 본질적으로 클럽 헤드가 일정한 궤도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우리 몸의 축이 강하게 ‘버티는’ 것을 의미한다.


스윙할 때 몸에 힘을 빼라는 레슨 프로의 주문은 근육의 길이를 짧게 하는 단축성 수축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힘을 써서 클럽을 잡아당기는 아웃-인 궤도로 공을 치지 말라는 의미다. 오히려 힘을 써서 클럽 헤드를 내 몸에서 멀리 밀어내면서 휘두르는 신장성 수축을 해야 한다. 우리 팔의 길이가 일정하기 때문에 우리가 클럽을 멀리 밀어내려고 할수록 스윙 아크는 커지고 스윙 궤도는 일정해지게 된다. 클럽 헤드가 빠르게 움직이는 힘을 우리 몸의 축이 버텨낸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해야 한다.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것이다. 힘을 빼는 게 아니라 힘을 강하게 주되 당기는 것이 아니라 밀어내는 것이다. 근육이 짧아지는 것이 아니라 근육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스윙을 해야 한다. 그것이 골프 스윙에서 힘을 빼라고 하는 진정한 의미이다.


필자는 골프 스윙에서 슬라이스 구질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 번째는 힘을 써서 근육의 길이를 짧게 만들면서 당기는 스윙, 두 번째는 클럽 헤드를 닫기 위해 발생하는 움직임이다. 대부분의 레슨 프로들이 초보 골퍼를 가르칠 때 릴리즈와 로테이션을 말하는 이유이다. 로테이션은 전완의 움직임으로 클럽을 닫는 동작이며, 릴리즈는 클럽 헤드를 당기지 않고 밀어내면서 클럽 헤드의 움직임을 통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동작이다. 내가 클럽 헤드를 조작해 닫으려고 할수록 클럽 헤드의 스피드는 느려지고 헤드가 닫히는 타이밍이 늦어지게 된다. 높게 뜨고 거리가 짧은 슬라이스 구질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클럽 헤드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당기지 않고 밀어내는 힘을 이용해 스윙을 하면 클럽 헤드가 자연스럽게 닫히게 되고 그 힘을 이용해 공을 타격함으로써 훨씬 적은 힘으로 효율적으로 공을 강하게 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골프 스윙에서 힘을 빼고 부드럽게 공을 친다는 의미이며, 골프를 치는 모두가 익혀야 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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