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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백 아이언, 초보가 사용해도 될까?

머슬백 vs 캐비티백 아이언을 선택하는 새로운 관점

by 골프치는 한의사 Jan 13. 2025

 골프를 시작하고 제일 설레는 순간은 내 클럽을 갖게 되는 때일 것이다. 나 또한 연습장에 비치되어 있던 6번 아이언 -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첫 레슨 프로는 7번이 아닌 6번 아이언으로 연습을 시켰다. 그것은 내 클럽을 살 때까지 3개월이나 지속되었는데, 처음에는 7번 아이언이 없어서 그런가 했지만 7번 아이언이 많이 비치되어 있었는데도 일부러 6번 아이언으로 연습을 시켰다. 그때는 다들 7번으로 시작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주는 대로 연습을 했는데, 지나고 나니 4번 아이언이 심리적으로 부담되지 않아 그 프로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 으로 연습을 하다가 레슨 프로를 통해 내 클럽을 풀 세트로 샀을 때가 가장 설렜다. 그때 구매했던 차량에서 준 캐디백에 핑 new G 드라이버, 야마하 우드와 유틸리티, V300 4세대 4-p와 50, 56도 웨지, 스카티 카메론 시렉트 스퀘어백 퍼터 - 유일하게 내가 고른 - 의 비닐을 벗겨 순서대로 꽂을 때의 희열이란! 그 뒤로도 클럽과 샤프트를 구매할 때마다 설레는 마음은 다른 어떤 물건을 살 때보다 훨씬 컸다. 지금도 신제품 출시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설레고, 구매 어플을 뒤져 신제품 드라이버 하나를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월매출 신기록을 세울 때 결제할 예정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첫 아이언은 이른바 ‘국민 아이언’인 nspro 950r 샤프트가 꽂힌 V300 4세대였다. 4년 정도를 사용했고, 다른 아이언을 쳐다보지도 않을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2년쯤 지났을 때였나, 새로운 연습장을 등록하고 만난 레슨 프로가 팀 테일러메이드였다. 레슨 프로에게 잘 보일까 싶어 혹시 테일러메이드 아이언으로 바꿀까 물어봤다가 단칼에 잘렸다. 10년은 더 써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V300을 써서 70대를 꾸준히 치는 골프 유튜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였지만, 그때 이후에도 2년 정도를 꾸준하게 사용했으니 만족도는 꽤 높았던 편이다.


 이른바 ‘장비병’이 시작된 것은 아마추어 골프 모임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타이틀리스트에 대해 알게 되면서 ’ 허세‘에 대한 욕망이 커졌고, 당시 신제품으로 출시되었던 TS2 드라이버와 우드, 유틸리티와 함께 T200 아이언과 보키 웨지까지 모든 클럽을 타이틀리스트로 교체했다. 물론 난이도가 어려운 클럽이었고, 그때부터 이것저것 클럽을 바꾸기 시작했다. 718cb, mp4, 일본 피팅 클럽 등을 거쳐 정착한 아이언은 미우라 cb301이다. 리샤프팅을 몇 번 거친 아이언은 5년째 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드라이버와 웨지는 계속 바뀌었다. 핑,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등 메이저 브랜드는 물론 발도 같은 피팅 클럽도 사용했다. 현재는 테일러메이드 스텔스 플러스를 사용 중이고, 내가 장바구니에 담아둔 드라이버는 QI35 LS 드라이버다. 열심히 진료할 원동력이 된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과연 초보가 머슬백 아이언을 사용해도 될까? 초중급자 아이언과 중상급자 아이언의 차이가 있을까? 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머슬백, 중공 구조, 캐비티백 등 모든 형태의 아이언을 소유하고 연습했던 내 경험과 프로, 주변 고수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했을 때, 골프 실력과 아이언의 형태는 큰 차이가 없다. 처음 골프를 접한 골퍼도 머슬백 아이언을 사용할 수 있고, 입문자용 아이언을 사용해 70대 싱글 스코어를 기록하는 골퍼도 있다. 현재 아이언의 평균 수준이 상당히 올라왔기 때문에 누구나 마음에 드는 아이언을 골라 연습하고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렇자면 머슬백 아이언을 초보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무엇에 근거한 것일까?


 아이언의 형태를 머슬백 아이언과 캐비티백 아이언만으로 나누어 보자. 중공 구조 아이언은 캐비티백 아이언의 빈 공간(=캐비티)에 탄성이 있는 물질을 채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중공 구조 아이언은 캐비티백 아이언의 또 다른 형태인 셈이다. 캐비티백 아이언은 머슬백 아이언을 늘리고 속을 비운 아이언이다. 크기가 더 커진 대신 두께가 얇아지고, 속이 비어 있다. 그렇다면 왜 캐비티백 아이언은 머슬백 아이언보다 난이도가 쉽다고 하는 걸까?


 태초에 모든 아이언은 머슬백 아이언이었다. 머슬백 아이언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아이언 헤드를 늘려 헤드 크기를 키우고, 무게 중심을 아래쪽으로 배치했다. 이것이 핵심이다. 헤드 크기가 크면 스윗 스팟이 넓어지고, 관용성이 증대된다. 무게 중심이 낮아지면 채가 잘 떨어지면서 다운블로가 편해지고 공을 띄우기에 유리해진다. 캐비티백 아이언 자체가 머슬백 아이언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의도된 것이고, 그만큼 관용성이 증대된 대신 조작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구질을 구사하는데 조금 불리해졌다는 이야기다.


 PGA 프로들이 머슬백 아이언을 사용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현재 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주형 Tom Kim 프로도 T100 캐비티백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다. 머슬백 아이언의 난이도가 부담스럽다기보다는 캐비티백 아이언의 기술력이 현저히 향상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캐비티백 아이언으로도 최상급 실력을 발휘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뜻이다. LPGA의 대표 골퍼인 고진영 프로와 박현경 프로도 브릿지스톤의 캐비티백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다. 머슬백 아이언은 점점 그 장점을 잃고 퇴출되고 있다.


 그렇다면 머슬백 아이언은 어렵기만 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아마추어도 머슬백 아이언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골퍼가 머슬백 아이언을 사용하면 좋을까? 머슬백 아이언과 캐비티백 아이언은 단지 난이도의 차이일까?


 앞서 캐비티백 아이언은 머슬백 아이언의 무게 중심을 낮춘 구조라고 설명했다. 무게 중심을 낮추었다는 것은 클럽 헤드가 떨어지는 것이 더 편해졌다는 이야기다. 머슬백 아이언으로 스윗 스팟에 공을 맞추려면 캐비티백 아이언보다 클럽이 더 많이 떨어져야 한다. 쉽게 표현하면, 머슬백 아이언의 스윗 스팟이 캐비티백 아이언의 스윗 스팟보다 그루브 하나 정도가 더 높다. 무게 중심이 더 높이 위치한다는 것은, 더 찍어 쳐야 스윗 스팟에 맞출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론이다. 다운 블로를 강하게 찍어 칠 수 있는 골퍼는 머슬백 아이언을 사용하면 스윗 스팟에 공을 맞추는데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공을 쓸어 치는 스윙을 가진 골퍼라면 헤드가 잘 떨어지게 만들어진 캐비티백 아이언이 유리하다. 찍어 치는 스윙과 쓸어 치는 스윙은 골퍼의 유형이며, 꼭 실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윙 이론상 찍어 치는 스윙을 가르치는 프로가 있고 쓸어 치는 스윙을 가르치는 프로도 있다. 어떤 스윙이든 좋은 스윙이며, 난이도의 문제는 아니다. 골프 초보라도 손목 힘이 좋고 디봇을 잘 내는 골퍼라면 머슬백을 사용해 보기를 권한다. 오히려 캐비티백보다 더 편할 수도 있다. 손목 힘이 약하거나 쓸어 치는 스윙이 편한 골퍼라면 고민 없이 캐비티백 아이언을 사용하면 된다. 내가 그렇다.


 내 유일한 머슬백 아이언은 미즈노의 mp4였다. 지인에게 싸게 구매했는데, 헤드 크기가 작은 건 괜찮은데 내가 도저히 찍어 칠 수 있는 스윙이 안 나오더라. 일주일 연습해 보고는 미련 없이 미우라 cb301로 돌아갔다. 그 이후로 머슬백 아이언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다. 스윙의 형태의 문제다. 찍어친다면 머슬백, 쓸어친다면 캐비티백이다. 외워 두고, 다음 아이언을 고를 때 참고하자.


 뭐, 프로들도 안 쓰는 머슬백을 왜 쓰냐고 묻는다면…… 뭐 그렇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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