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모든 것이 광고다

언론에서 장래가 유망한 40세 이하 변호사로 선정된 배경

by 윤반장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때였다. 수임 사건이 없는 관계로 여느 때처럼 사무실에 앉아 각종 법률 뉴스와 공고 등을 살펴보고 있는데, 사무실 전화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평소 거의 울리지 않는 전화이기 때문에 약간의 설렘을 가지고 전화를 받았는데, 건너편에서 젊은 남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여기 OO 매체인데요. 변호사님이 장래가 유망한 40세 이하 변호사 10인으로 선정되어서 인터뷰를 요청하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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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이후 사건이 없어 한가한 시간을 보내면서, 지원한 고문변호사 모집 공고 등에서 매번 낙방하였던 나는 오랜만에 들려온 좋은 소식에 기쁘면서도 다소 얼떨떨한 생각이 들었다. "정말인가요? 저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그러자 상대방은 적절한 스킬로 나의 마음을 띄우면서도 조심스럽게 자신의 진짜 목적을 밝히기 시작했다. "아닙니다. 홈페이지에서 프로필도 다 확인했는데요. 훌륭한 이력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인터뷰를 하시는 분에게는 소정의 협찬비를 받고 있는데요." 나는 '협찬비(?) 협찬비가 뭐지?'라는 생각에 되물었다. 그러자 상대방은 "저희가 수상자로 선정된 분들께 행사를 위한 소정의 비용을 요청드리고 있는데요..."라면서 '협찬비'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요컨대, '협찬비'는 언론사가 '10인의 우수 변호사'로 소개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광고비'였다. 상대방은 협찬비를 지급하는 것이 의무가 아니고 이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하여 '10인의 우수 변호사' 선정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지만, 에둘러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해 본 결과 '10인의 우수 변호사'로 선정된 것처럼 기사를 실어 줄 테니 그에 대한 광고비를 '협찬비' 명목으로 지급하라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상대방의 제안을 거절했다. 상대방이 속한 언론 매체가 그다지 유명한 매체도 아니고 그다지 광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후에도 비슷한 전화를 수없이 많이 받았다. "숨겨진 고수들이 속한 작지만 강한 법무법인 발굴!"이라는 콘셉트로 우리 법무법인을 촬영하여 정보 프로그램에서 방송하겠다거나, '소비자 만족도 브랜드'로 선정되었다거나, 페이지에 올린 내가 수행한 사건에 대하여 취재하고 싶다는 등 명분은 다양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모두 하나같이 '협찬비'를 요구했다. 또한 언론 기사 또는 방송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 문제가 되는지(나중에서야 '기자협회 윤리강령'에 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두 하나같이 기사 또는 방송 프로그램 작성의 대가가 아니라 내가 '자발적으로' 내는 '협찬비'임을 강조하였다.


나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소비자 만족도 대상', '강소 로펌 탐방', '의뢰인만을 생각하는 OOO 변호사' 등의 기사가 모두 실질적인 '광고'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나중에 보니 이미 인터넷 등에서는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된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의 나를 비롯하여 상당수의 대중이 이러한 '모종의 기사 거래'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소위 '광고형 기사'의 대상은 대부분 개업 전문직(의사, 변호사 등) 또는 스타트업 등인데, 오히려 대중은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변호사, 의사 등을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이러한 '광고형 기사'가 기사인지 광고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교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광고형 기사'는 종국적으로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간다. '광고형 기사'는 객관적인 사실을 보도하는 '기사'의 형식을 가진 실질적 '광고'이기 때문에, 그 내용은 통상의 '광고'만큼 노골적인데도 '기사'라는 외형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과도한 신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광고형 기사'는 법적인 제재를 받지 않는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및 제3항은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여 이를 위반하더라도 특별한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언론사들 또는 기자 협회 등이 심의 규정 또는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어 '자율 규제'를 진행하고 있으나 당연히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그런데 이는 사실 매우 의아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인터넷 블로거가 '광고비'를 받아 작성한 블로그 게시물을 게시하면서 '소정의 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경우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부당한 표시 광고'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심사하기 위하여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이라는 구체적인 지침도 마련하였다. 이처럼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한낱 블로거의 게시물을 심사하면서도 소비자에게 더욱 큰 신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언론사의 '광고형 기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헌법상의 중요한 권리라고 하더라도 언제까지 위와 같은 사태를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쯤 적절한 조치가 내려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니, 결국 소비자들이 알아서 조심할 수밖에 없겠다. 그러니 기사를 살펴볼 때에는 그것이 진정한 '보도 기사'인지, 아니면 '광고형 기사'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참고로, 천편일률적인 칭찬만 있는 경우에는 '보도 기사'일 가능성이 크고, '소비자 만족도 대상', '브랜드 대상'과 같은 구체적인 심사기준을 알 수 없는 시상은 대부분 '광고'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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