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시작점
나는 선천성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안고 태어나, 남들과는 조금 다른 속도로 살아왔다.
한때는 남들과 다른 속도로 그들에게 티끌조차 닿지 못하는 그 속도로 인해 초조해하고 절망하며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다그쳐가며 몸과 마음을 태우기도 했었다.
재가 되어버려 후-하고 불면 날아가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나날들.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관점이 바뀌어 가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점점 이 느림의 속도는 결코 단순한 느림이 아니구나.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을 삶의 한 형태를 더 깊이 들여다보라는 삶의 방식이자 기회였다는 것을 느끼고..
매일 불확실한 내일 앞에서 흔들리고 흔들려 가며 마음을 다져온 날들, 그 안에서 길어 올린 감정의 파편들과 소소한 일상의 파편들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누군가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특별하지도 않고, 쉽지도 않은 매일들이지만 나답게 일상을 살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게 해 줌이 어쩌면 큰 선물로 일상 안에 깃들어 있음을 잊지 않기를.
여전히 매일매일 흔들리고 흔들리는 나이지만, 그럼에도 조용하고 단단하게, 나만의 속도로 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