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답게 살아가기(1)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 사람이 태어나 기어 다니고, 걸음마하던 아이가 성장해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며 성인이 된다.
성인이 되면 대학을 다니거나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사회 구성원이 되고, 사랑하는 이를 만나 한 가정을 이루어 부모가 되고. 또 한 사람이 태어나 그를 기르고 나면, 어느덧 머리가 센 노인이 되어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삶.
대부분의 사람이 살아가는 익숙한 모습이자, 어쩌면 가장 무난한 형태의 삶으로 지향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를 모습.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가장 무난하다 여기던 이러한 삶의 양상도 어느새 상당히 달라지고 있는 중이다.
결혼보다 비혼을 선택하고, 결혼한 부부조차 아이를 낳지 않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아 가진 것을 버리기도 한다. 배가 불렀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말이다.
의학이 발달되어 나이가 들어서 질병이 생겨도 어느 정도 고비로 진행이 되지 않도록 생명을 유지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는 만성적인 질환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의료에서도 이전에는 치료 위주의 진료였다면, 점점 예방 중심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이는 대학 병원에서 난치성 환자를 치료할 때도 환자의 증상에 대한 조절을 적극적으로 하면 도움이 된다-는 의학 논문이 늘어가 이전보다는 조금 더 환자의 '삶의 질'에 더 집중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몇 년이고 장기간 병원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런 환자들도 안정기가 찾아오고 나면 집에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퇴원시킨다.
이후 외래로 의료진이 정기적인 환자 상태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 관리를 하는 시스템으로 전환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이렇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느새 '당연하다' 여기던 것들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반대로 변하지 않는 것들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데,
나의 질환이다 이런 경우로 발전이 거의 없다.
이는 질환이 특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기도, 그만큼 어렵고 까다롭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그 분야를 깊고 전문적으로 파고 들만큼의 전문 인력이 없기 때문이며, 의료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인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변해가는 세상 덕분에 거의 10여 년간 내내 머물렀던 병원 생활을 하던 때보다 지금은 적어도 사람처럼 보이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나의 삶은 보잘것없다.
수분, 영양 섭취가 어려워 집에서 영양 수액을 맞으며 수분과 적절한 영양분을 보충해야 한다. 남들에 비해 밖에서의 사회생활과 여가 시간은 현저히 더 짧지만, 집에서 재택근무와 병행하고 때때로 좋아하는 책을 보고 OTT로 취향의 드라마도 마음껏 본다.
그러다 문득 가보고 싶은 카페가 생기면 노트북을 넣은 가방을 메고, 나만의 작은 여행을 떠난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밖을 나가기 어려운 날은 수액과 한 몸인 상태로 쉬는 시간을 맞이한다. 대부분은 내 방의 모니터 앞에 앉아 드립백으로 내린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며 꼭 에너지를 써야 할 때를 위해 힘을 비축한다.
이 비축은 나의 활동을 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주 1회 있는 정기 회의를 위한 출근이라던지, 병원의 정기 외래를 다녀오기 위해서 라던지, 누군가와 약속으로 나들이를 갈 때와 같은 것들을 위해 말이다.
평범한 일상을 소화하고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작은 노력을 기울여인다. 시소를 타듯 오르락내리락 하듯이.
이렇듯 나의 일상은 평범하나 평범하지 않고, 일정하지 않지만 나다운 속도로 하루를 나아가는 것으로 채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