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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쿙가 Jun 04. 2023

비건 타파스 레스토랑과 츄러스

스페인 # 10

스페인 여행 첫날, 저녁 / 바리 고딕


호스텔에 들려서 샤워하고 바르셀로나 구 시가지인 바리 고딕으로 갔다. 마침 우리 셋 다 채식주의자들이어서 평점 좋은 비건 타파스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M과 E는 내일 일찍 비행기를 타고 독일로 돌아가야 해서 이번 저녁이 여행 마지막 식사였다. 그래서 이 날을 기념할 수 있을만한 맛있는 저녁을, 나는 아름다운 바르셀로나의 첫 저녁을 기념하고 싶었다. 


호스텔에서 바리 고딕까지 멀지 않아 산책 겸 걸어갔다.


독일은 대부분의 상점가가 저녁 8시 전에 문을 닫는다. 게다가 일요일은 아예 문을 안 열어서 사람들이 다 어디로 사라지는지 거리가 텅 빈다. 특히 요즘은 비도 오고 어두워지고 점점 추워지기 시작해서 저녁만 되면 사람 찾아보기가 힘든데 바르셀로나의 저녁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저녁 8시가 넘었는데 문 연 가게도 많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아 신기했다. 역시 날씨의 힘인가 보다 했다.




스페인 여행 첫날, 저녁 / 비건 레스토랑 Velada


드디어 타파스를 먹어본다는 생각에 신나서 들어갔다. 여기 맛있으면 M과 E가 가고 나서도 혼자 계속 와서 메뉴들 다 시도해 볼 거라고 먹어보기도 전에 들떠서 이야기했다.


https://goo.gl/maps/GgiBPG1oxRhJErDo7


아쉽게도 일요일 저녁이라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이 제한적이었다. 타파스에서 Chimichurri Skewers와 Traditional Mini Buns를 주문하고 케사디야(Quesadillas)에서 Minorcan을 주문해서 나눠 먹기로 했다.


물도 따로 주문하고 음식 나오기 전에 애피타이저로 올리브랑 말린 야채를 줬는데 진짜 너무 맛있었다. 감자칩 같은 식감에 야채 맛도 솔솔 나고 건강하고. 


Chimichurri Skewers는 맛있는데 그냥 평범한 야채 꼬치구이였고


왼쪽의 Traditional Mini Buns은 맛도 별로인데 양도 적었다. 오른쪽은 Minorcan인데 비건 치즈가 너무 맛있었다. 먹다가 점원에게 여기 비건 레스토랑 맞아요? 하고 굳이 확인해 봤을 정도로 비건 치즈 특유의 묘하고 어색한 맛이 없었다.


셋이서 조금씩 다 시도해 보고 먹어보고 나서 음식 맛은 나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런데 양이 너무 적었다. 한 접시 당 가격이 있어서 나름 푸짐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옆 테이블에 혼자 와서 먹는 남자를 보니 Vradas Velada(감자 타파스)를 하나 주문해서 먹고 있었다. 우리도 고민했던 메뉴인데 감자나라 독일에서 스페인까지 왔는데 굳이 감자를 먹기는 아쉬워서 주문하지 않은 메뉴였다. 저거 맛있을까 하고 셋이서 슬쩍 쳐다보다가 다른 큼지막한 타파스가 두 개 더 줄줄이 나오는 걸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는 셋이서 세 개 시켰는데 저쪽 테이블은 혼자서 세 개를 다 먹는구나! 저렇게 주문해야 되는구나!


결제를 하고 레스토랑을 나와 츄러스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스페인 여행 첫날, 밤 10시 / 츄러스


일요일 밤 열 시에도 문을 연 츄러스 가게가 있어서 신기했다. 구글에 검색해서 평점 좋은 곳으로 찾아갔다. 츄러스 한 박스에 6유로였는데 안에 종이컵 안에 넣어준 다크 초콜릿과 갓 튀긴 츄러스를 먹어보니 왜 6유로인지 알 것 같았다. 


밀크초콜릿, 다크초콜릿 이렇게 두 개를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진짜 깊은 맛 초콜릿 퐁듀였다. 츄러스 자체는 별로 달지 않았는데도 그 자체로 너무 맛있어서 초콜릿에 안 찍어먹고 그냥 생으로 먹었다. 


목이 말라서 초콜릿까지 다 먹지는 못 했다. 나중에 바르셀로나에 가게 되면 빈 속에 츄러스부터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밤 열 한시가 되도록 여전히 길거리에 사람이 많았다.


혼자 다녔으면 해 지고 나서는 호스텔 안에서만 있었을 텐데 좋은 사람들 만나서 괜찮은 해변가도 발견하고 저녁에 디저트까지 먹어서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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